[트루스토리] 양미열 기자 = 요즘 문득 그 양반이 떠오른다. 아니 그 양반이 다시 부활한 것 같다. 그 자리에서 먹어도 먹어도 배고파 하던 그 양반이 도시 도처에서 깔깔깔깔 웃으며 입을 쩝쩝거리고 눈을 부라리고 또 다른 먹을 것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골목길에서 싸우고 뺏다가 급기야 내 호주머니까기 빼앗아가던 그 양반이 더욱 세력을 넓히고 광폭해져서 한국사회를 휘젓고 있다. 아 공룡 같아! 부탁이야, 제발 쉿!
[트루스토리] 양미열 기자 = 뜨거운 어느 날, 거리에서 만나는 우리의 젊은이들을 바라보면 마치 방금 막 파리에 도착한 것 같다. 베레와 미디스커트, 하이트 블라우스 등의 서정적인 프렌치 룩이 트레이드 마크가 돼 버린 2013년 여름. 모두가 가느다랗고 긴 바디 실루앳을 갖고 있다. 발레니라처럼 우아한 허공을 바라보는 스무살 여성들의 눈빛은 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따뜻하고 섬세하게 바뀐다. 뜨겁고 건조한 사막의 기운을 매일 같이 느끼고 있을 때, ‘둘이서’ 끈끈한 우정을 자외선처럼 발산하며 다니는 우리의 젊은이들처럼, 연인처럼, 커플처럼 또 완벽한 모델이 어디 있을까?
[트루스토리] 양미열 기자 = 청교도적 혹은 계몽적 시선에서 접근하자면, 노동의 가치는 ‘돈을 버는 행위’다. 이에 따라 ‘많이 벌면’ 가치가 있는 노동이 됐고, ‘적게 벌면’ 사회적 약자의 취급을 받는다. 삼성그룹에 다니면 ‘아름다운 노동’이 되고, 아니 ‘노동’이라는 단어조차 어울리지 않는 ‘갑’이 된다. 반면 흙과 도구와 공구를 만지면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 숨기고 싶은 직업군이 되고, 조롱이 대상이 되고, 간혹 희화화되고, 신분의 차별을 받는다. ‘을’이 돼 모멸을 받고 무시를 받고 싶지 않아 한국인들은 ‘신분의 벽’을 뛰어 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한다. 그리고 펜을 쥐는 손이 되기 위해 20년에서 30년의 청춘을 바친다. 즉, ‘당나귀의 노동’에서 탈피하는 게 ‘진짜 노동’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게 바로 전근대적인 시대관이 남겨준 가장 ‘위대하고 가치있는’ 그러나 ‘유치하기 짝이 없는’ 노동관이다. 영국 경제학자 에른스트 슈마허는 그래서 이런 주장에 대해 손
[트루스토리] 양미열 기자 = 5일은 어린이날이다. 어린 시절 어린이날은 생일과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무척이나 흥분되었던 것 같다. 그날을 다시금 떠올리면 어딘가에 맛있는 음식이 있었고, 크고 작은 선물이 있었고, 가족과 함께 하는 나들이 시간이 있었다. 그날 하루만큼은 ‘공부’에서 해방돼 ‘자유’를 만끽했고 아빠의 웃음과 엄마의 미소 속에서 손을 꼭 잡고 사람들이 붐비는 극장과 놀이동산으로 떠났던 기억이 생각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아이들에게 어린이날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영어학원 안 가도 되는 날? 최신 스마트폰을 받는 날?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피자를 먹는 날? 정답은 없지만 확실한 것은 지난 20∼30년 동안 우리들이 느끼고 있는 가족관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아빠의 존재도, 엄마의 존재도, 우리는 더욱 더 ‘개인주의’ 사회에서 살게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가족끼리 모여 입으로 대화를 하는 시대가 아니라 페이스북으로, 트위터로, 문자메시지(SMS)로 우리는 대화
[트루스토리] 양미열 기자 = 끝이 보이지 않는 하늘과 외로운 느낌을 주는 한 그루의 나무가 조화롭다. 모든 생명은 이렇게 태어나고 이렇게 사라지게 되는 것일까. 사진을 보면 ‘생명의 이야기’가 들려오는 듯 하다. 창조와 죽음이 반복되면서도 그 ‘순수함’을 잃지 않는 정신력과 인간의 조화, 부러움, 애정, 신념 등이 골격으로 삼는다. 파란 하늘 속에는 내가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일까. 나를 보는 것 같지만 정말 그런 것인지 의문이 든다. 그 하늘을 바라보며 손을 뻗는 외로운 나무가 보여주는 대위법이 여운을 계속 남게 한다. 그림의 넓은 부분이 왠지 성스러운 느낌도 가져다 준다.
[트루스토리] 양미열 기자 = 20~40대 직장인들이 고개를 숙인 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은 여의도 뿐 아니라 대한민국 곳곳,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풍경 그 자체다. 아니다. 휴식을 취한 게 아니라 깊은 절망에 빠져 있을 수도 있고, 가정의 불화에 따른 스트레스의 표출일 수도 있고, 직장 상사로부터 꾸짖음을 당해서, 아니면 해고를 당해서 일수도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외 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 10명 중 7명 이상이 평소에는 활기찬 상태이지만, 회사에 출근만 하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는 ‘회사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회사 우울증’을 앓고 있는 원인으로 ‘내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비전’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다음으로 회사에 대한 불확실한 비전을, 또하 과도한 업무량을 꼽았다. 이 때문에 일부 직장인들은 ‘자살’까지도 생각했다고 답했다. 탄력있게 움직이는 세상의 한켠에서, 한 남성이 똑같은 모습으로 몇 분 째 부동의 자세를 취하고
[트루스토리] 양미열 기자 = 상쾌한 4월의 봄. 시원한 바람이 봄을 질투하기 시작한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산도 뜨거운 여름을 예고하고 있어 영락없는 ‘한국의 풍경’이다. 봄에 만나는 바다는 그렇게 여행객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매서웠던 겨울이 만들어 놓은 차가운 바다의 풍경은 이제 온데간데 없다. 그것도 아마 ‘찰나’였나보다. 보령에 도착하기도 전에 ‘겨울의 모습’은 산에 눈자국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따사로운 햇볕에 나른해져가는 몸을 추스리기 위해서 대천항으로 향했다. 항상 항구는 살아있음이 느껴지는 현장이다. 바다에서 갓잡아 올린 생선들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뱃사람들의 모습, 금방이라도 커다란 대야에서 뛰쳐나올 태세로 펄떡이는 싱싱한 생선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몸에 활기가 전해진다.
[트루스토리] 양미열 기자 = 전국 곳곳에 봄을 알리는 촉촉한 봄비가 내린 12일 오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이 우산을 쓴 채 집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