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만족도, 총 인건비 관리, 노사관계 등에서 만점 획득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전력공사도 2위, 3위에 오르며 우수 성과 보여
토지주택공사, 도로공사는 하위권 머물러…한국철도공사 ‘꼴찌’ 불명예

공공기관의 경영활동은 국민들의 실생활 뿐 아니라 산업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추진하는 사업이 ‘공익성’을 전제로 하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민간기업보다 더 투명한 경영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전 세계적인 추세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ESG는 공공기관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와 연관된 내용을 살펴보면 해당 기관의 운영 실태와 성과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뉴스퀘스트와 ESG연구소(소장 안치용)는 공기업I(10곳), 공기업 II(25곳), 준정부기관-위탁집행형(44곳) 등 총 79곳 기관을 대상으로 ESG 평가를 실시했다. 공신력 있는 기준을 통해 평가 결과의 객관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편집자주>

한국수자원공사가 2022 공기업I ESG 평가에서 총점 719.15점으로 1위에 올랐다. 사진 오른쪽은 한국수자원공사 박재현 사장. [사진=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자원공사가 2022 공기업I ESG 평가에서 총점 719.15점으로 1위에 올랐다. 사진 오른쪽은 한국수자원공사 박재현 사장. [사진=한국수자원공사]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 한국수자원공사가 사회 부문의 뛰어난 성적을 바탕으로 공기업I(10곳) 중 ESG 성과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하위권인 한국철도공사보다 총점이 무려 300점 가까이 높은 한국수자원공사는 사회·거버넌스&이해관계자·환경 부문에서 모두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다.

5일 뉴스퀘스트와 ESG연구소(구 한국CSR연구소)는 사회 기반 시설에 대한 계획과 건설, 관리를 주요 업무로 하는 공기업I(10곳)에 대한 ESG 지수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총점 1000점 만점 기준의 이번 공기업 ESG 평가는 △사회(400점) △거버넌스&이해관계자(300점) △환경(300점) 3가지 부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세부 내용을 보면 한국수자원공사는 총점 719.15점으로 여유있게 1위에 올랐다. 이번 조사대상에 포함된 공기업 중 700점을 넘긴 곳은 한국수자원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단 두 곳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사회 부문에서 고객 만족도, 법규위반 내용·공정거래법위반, 보수 및 복리후생, 총 인건비 관리, 노사관계, 공공기관 채용실태 등에서 만점을 기록하며 압도적으로 점수 차이를 벌렸다.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서도 3위에 오른 한국수자원공사는 환경 부문에서만 폐기물 저감 및 재활용, 환경 분야 내부 규정 및 법규 준수 등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만약 한국수자원공사가 ESG 관련 환경 부문 지표의 점수를 더 높인다면 만점에 더 가까운 총점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공기업Ⅰ ESG 총점 순위표(1~5위) [표=김민수 기자]
2022년 공기업Ⅰ ESG 총점 순위표(1~5위) [표=김민수 기자]

2위는 인천국제공항공사(708점)가 차지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환경 부문에서 한국수자원공사보다 오히려 점수가 더 높았지만, 사회 부문과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서 조금 낮은 점수를 받아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매출, 총 고용인원, 소통 등의 지표가 개선돼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서 전체 1위를 기록한 한국전력공사는 총점 670.33점으로 3위에 올랐다.

한국전력공사는 매출, 총 고용인원, 1인당 복리후생비, 리더십, 혁신, 사회보고 발간 여부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었지만, 폐기물 저감 및 재활용, 환경 분야 내부 규정 및 법규 준수  등에서 아쉬운 점수를 받았다.

중위권인 4~7위에는 한국가스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가 포진했다.

한국가스공사(4위·669.24점)는 사회 부문과 환경 부문은 상위권과 어깨를 나란히 한 반면에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서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었다.

법인세, 1인당 복리후생비, 주요사업 등극, 혁신 등에서 취약한 면모를 보인 한국가스공사는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요구된다.

5위에 오른 한국공항공사(647.70점)도 한국가스공사와 마찬가지로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의 낮은 점수가 상위권 진입에 실패하게 만들었다.

한국공항공사는 매출, 매출 대비 총인원, 기부금, 1인당 급여, 혁신 등에서 아쉬운 점수를 받았는데 해당 지표를 보강한다면 충분히 상위권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총점 600점을 넘긴 마지막 공기업은 한국석유공사(6위·621.37점)이었다. 한국석유공사는 환경 부문에서 한국가스공사, 한국공항공사와 공동 2위에 올랐지만,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서 전체 8위에 그쳤다.

한국석유공사의 경우 매출, 기부금, 총 고용인원, 혁신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중위권에 머무르게 됐다.

한국지역난방공사(7위·595.54점)는 거버넌스&이해관계자·환경 부문에서 각각 전체 9위, 8위로 낮은 평가를 받았지만, 사회 부문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으면 간신히 중위권을 지켰다.

폐기물 저감 및 재활용, 에너지 절감 및 개선 정도, 직원 대상 환경교육 실시, 환경 분야 내부 규정 및 법규 준수 등에서 저조한 점수를 기록했다.

2022년 공기업Ⅰ ESG 총점 순위표(6~10위) [표=김민수 기자]
2022년 공기업Ⅰ ESG 총점 순위표(6~10위) [표=김민수 기자]

이번 조사에서 하위권인 8~10위는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가 머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토지주택공사(8위·577.48점)는 사회 부문에서 전체 9위를 기록하면서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고객만족도, 법규위반 내용·공정거래법위반, 비정규직 비율, 공공기관 청렴도 등급에서 다른 공기업들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

환경 부문 전체 10위로 최하위를 기록한 한국도로공사(9위·469.11점)는 해결해야 할 지표가 한국토지주택공사보다 더 많았다.

한국도로공사는 환경방침 제정 및 이행 여부, 환경담당 임원 및 전담조직 유무, 폐기물 저감 및 재활용, 에너지 절감 및 개선 정도 등에서 취약한 면모를 드러냈다.

이번 공기업Ⅰ ESG 평가에서 가장 안 좋은 성적표를 받은 곳은 한국철도공사(10위·441.85점)이었다.

한국철도공사는 고객만족도, 보수 및 복리후생, 이직률, 총 인건비 관리, 노동조합 조직률, 1인당 연평균 교육시간, 1인당 교육 훈련비, 여성 고용 비율 등에서 크게 뒤쳐졌다.

1위 한국수자원공사와 10위 한국철도공사의 총점 차이(277.3점)에서 알 수 있듯이 공기업마다 천차만별의 ESG 성과를 내고 있었다.

국민들의 신뢰를 얻고, 더 좋은 사업 결과를 내기 위해 이번에 낮은 평가를 받은 공기업들은 ESG 관련 부족한 분야를 보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 2022 공기업ⅠESG 지수 총점 및 순위표

[표=ESG연구소]
[표=ESG연구소]

◇ 2022 공기업Ⅰ ESG 지수 사회 부문 하위 평가결과

[표=ESG연구소]
[표=ESG연구소]

◇ 2022 공기업Ⅰ ESG 지수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 하위 평가결과

[표=ESG연구소]
[표=ESG연구소]

◇ 2022 공기업Ⅰ ESG 지수 환경 부문 하위 평가결과

[표=ESG연구소]
[표=ESG연구소]

◇ 2022 대한민국 공공기관 ESG 지수 연구방법론

뉴스퀘스트와 ESG연구소(구 한국CSR연구소·소장 안치용)이 5일 공동으로 발표한 ‘2022 대한민국 공공기관 ESG 지수’는 정부가 소유권이나 통제권을 갖는 기업이나 기관의 지속가능성 수준을 측정한 평가다.

공공기관은 공공재 성격의 서비스와 재화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운영되므로 본질적으로 사회에 대한 책임에 근거한다. 

대한민국 공공기관 ESG 지수는 우리 사회 전체의 복지 향상과 공공재의 효율적 분배를 담당하는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국제적인 경영 패러다임인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측정해 사회에 보여주는 점에 의의가 있다. 

평가는 △사회 △거버넌스&이해관계자 △환경 부문으로 나눠 진행했다. 평가지표는 세계의 많은 기업이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할 때 기준으로 삼는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체계에 따라 구성됐다.

GRI는 경제·사회·환경 성과(TBL·Triple Bottom Line)를 진술하는 객관적이고 공인된 형식이다.

평가지표에는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사회적 책임(SR)에 관한 가이드라인’(ISO 26000) 또한 반영됐다. 특히 공공기관이 지속가능사회에 기여하는 ‘공공성’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조사 대상은 기획재정부가 매년 실시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포함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으로 했다. 이들은 법률에 따라 5개 유형으로 나뉜다.

사회 기반 시설에 대한 계획과 건설, 관리를 주요 업무로 하는 공기업I, 그보다 작은 규모로 특정 분야 산업에 대한 진흥을 주요 업무로 하는 공기업II로 공기업이 크게 두 영역으로 구분된다. 준정부기관은 기금관리형, 위탁집행형, 강소형으로 분류된다.

공공기관 지속지수는 공기업I(10곳), 공기업Ⅱ(25곳), 위탁집행형(44곳) 등 공기업 총 79곳과 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했다.

공기업I과 공기업II는 전체를, 준정부기관은 전체 준정부기관 중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포함된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만 조사 대상으로 했다. 위탁집행형 중 한국광해광업공단은 2021년에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한국광물자원공사의 합병으로 제외하였다.

준정부기관 중 일률 비교가 어렵고 평가방법론이 상이한 기금관리형(13곳)과 경제적·사회적 규모가 작아 일률 비교가 어려운 강소형 준정부기관(41곳)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2022 대한민국 공공기관 ESG 지수’는 사회, 거버넌스&이해관계자, 환경 3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사회 400점, 거버넌스&이해관계자 300점, 환경 300점으로 1000점 만점이다. 평가지표 전체는 49개이다. 

사회 부문(400점)은 제품책임, 컴플라이언스, 노동, 인권, 사회적 가치 등 5개 하위 부문으로 나뉘며, 지표 수는 20개이다. 

‘고객만족도’와 ‘법규위반’ 등의 지표가 ‘제품책임’과 ‘컴플라이언스’에 포함됐으며, ‘노동’에는 ‘비정규직비율’, ‘이직률’, ‘임원 임금대비 직원 임금’, ‘보수 및 복리후생’ 지표뿐 아니라 ‘노동조합조직률’, ‘노사관계’ 등 노사관계 관련 지표가 들어갔다.

‘인권’에는 차별금지와 다양성을 위한 ‘고용평등대상 수상실적’과 ‘장애인·여성 고용비율’이 포함됐다.

이밖에 공공기관의 공정성과 사회적 가치 평가 지표인 ‘공공기관 채용실태’, ‘공공기관 청렴도 등급’, ‘삶의 질 제고’, ‘사회적 가치구현’, ‘지적사항’ 등의 지표가 사회 부문에 들어갔다.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300점)은 크게 가치생산, 종업원, 정부, 사회공헌, 지배구조, 공공성, ESG보고(사회보고) 등 7개 하위 부문으로 나위며, 지표 수 15개이다. 

거버넌스 & 이해관계자의 ‘종업원’에는 ‘총 고용인원’, ‘1인당 급여’, ‘1인당 복리후생비’ 등이, ‘사회공헌’에는 ‘기부금’ 등이 포함됐고, ‘지배구조’에는 ‘경영평가결과(종합)’, ‘리더십’이 ‘공공성’에는 ‘주요사업등급’, ‘혁신’, ‘소통’ 지표가 들어갔다.

‘사회가치 창출’엔 매출 및 1인당 매출 등이, ‘ESG보고’(사회보고)에는 사회보고발간, 사회보고발간시 적정프로세스 적용, 검증 등이 지표로 반영됐다.

환경 부문(300점)은 크게 환경경영체계, 온실가스배출과 국제협력 등 3개 하위 부문으로 나뉘며, 지표 수는 14개이다. 

환경 부문에는 환경경영체제를 평가할 수 있는 환경방침 제정 및 이행, 환경담당 임원 및 전담 조직 구성, 폐기물 저감 및 재활용,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온실가스 저감 계획, 에너지 절감 및 개선, 녹색구매 방침 제정 및 이행, 직원 대상 환경교육 실시, 투자 및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환경요소 반영, 환경 분야 내부 규정 및 법규 준수 등의 지표가 포함됐다. 

온실가스 배출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 매출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량 등의 지표가 반영됐다. 

또 공공기관의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알 수 있는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가입 여부와 2050년까지 전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국제 캠페인인 RE100 가입 여부도 보았다.

평가의 기준연도는 2021년이며 직전 3년치 자료를 반영했다. 기획재정부가 2021년 하반기에 발표한 ‘2020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상당 부분 활용했다.

자료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재부 등 다양한 기관에서 공개한 자료와 해당 공공기관의 경영공시자료 및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ALIO)에 나온 자료, 그리고 지속가능보고서에서 공시된 정보를 바탕으로 수집했다.

환경 부문의 온실가스 정보는 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NGMS)에서 2018년 이후 공개한 공공부문 배출량 통계를 바탕으로 했다. 조사는 2022년 5월까지 약 4개월에 걸쳐 시행됐다.

이윤진 ESG연구소 연구위원

◇ 2022 공기업I ESG 지수 평가지표

[표=ESG연구소]
[표=ESG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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