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BMW, 전고체 배터리 만드는 스타트업에 1억3000만달러 투자
전기차 시장 인기에 '배터리 내재화' 경쟁 본격화...2018년 삼성·현대차도 투자 참여

[사진=솔리드파워(SolidPower)]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포드자동차와 BMW가 미국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파워'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인기가 뜨거워지자, 완성차 기업들이 차세대 먹거리인 전고체 제품을 통해 '배터리 내재화' 로드맵을 완성하는 모습이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솔리드파워는 전고체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시리즈B 투자 라운드를 진행, 포드와 BMW 등으로부터 1억3000만달러(약1456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추가로 유치했다.

포드가 솔리드파워에 적극적인 투자 공세를 펼친 것은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투자에는 벤처 캐피털인 '볼타 에너지 테크놀로지'도 참여했다.

더그 캠밸 솔리드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제공되는 자본은 (전고체 배터리) 사업을 진행하는 데 좋은 발판이 될 것"이라며 "내년 초 시험용 생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솔리드파워는 지난 2018년 2600만달러(약 291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해당 투자에는 국내 기업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참여했다.

이처럼 수년 전부터 글로벌 업계가 전고체 기술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나날이 치열해지는 전기차 경쟁 때문이다.

완성체 기업들은 내구성이 강한 전고체 배터리로 현재 양산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 문제를 보완해 더 튼튼한 전기차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고체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기술로, 리튬이온 배터리의 폭발 우려와 크기·수명 등의 단점을 해결할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전고체 배터리 내재화를 통해 전기차 시장 선점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잇따라 표하고 있따.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는 전기차 배터리를 직접 만들겠다며 관련 투자에 나선 상태다.

국내 기업 중에서 현대차는 지난 22일 콘퍼런스 콜을 통해 배터리 기술 내재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고, 삼성SDI도 2027년을 기점으로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포드자동차의 하우 타이 탱 최고 생산플랫폼·운영책임자(COO)는 "향후 10년 내 자동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리튬 이온에서 전고체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우리가 직접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진=솔리드파워 홈페이지/연합뉴스]

다만 업계에서는 전고체 기술이 가격 경쟁력 등 여러 과제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FT에 따르면 전고체 기술은 리튬이온보다 비싸기 때문에 현재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단가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실제 차량 운행 과정에서 전고체 배터리가 원활하게 작동하고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공급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포드와 BMW는 이번 투자에 따라 솔리드파워에 대한 지분을 확보해 내년부터 시험용 전고체 배터리를 인도받을 예정이다.

BMW의 경우에는 2025년 이전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시제용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그 캠벨 CEO는 업계에서 나오는 솔리드파워 SPAC(기업인수목적회사)를 통한 상장 여부와 관련해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길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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