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대기업 '서·연·고' 출신 대표이사 비율 조사...올해 비중 28.4%로 감소
서울대 출신 가장 많지만 최근 감소세 보여...'19년 15.2%→'21년 14.1%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대기업의  '스카이캐슬'이 무너지고 있다.

국내 1000대 기업 중 명문대학으로 칭해지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이하 스카이) 출신 최고경영자(CEO) 비율이 10년 만에 약 13%p 줄어든 것이다.

특히 CEO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는 서울대 출신 비중은 해를 거듭할수록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2021년 국내 1000대 기업 CEO 출신대 및 전공 현황 분석'을 발표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상장사 매출액 기준으로 선정, CEO는 반기보고서 기준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하고 있는 등기임원(사내이사)으로 한정했다.

한 회사에 대표이사가 2명 이상 복수인 곳도 있어, 총 조사 대상자는 1439명으로 집계됐다.

조사 결과, 국내 1000대 기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카이 출신 CEO 비중은 28.4%(409명)으로 확인됐다.

지난해(29.3%)보다 0.9%포인트(p) 낮아졌고, 지난 2011년(41.7%)과 비교해도 10년 새 13.3%p 줄어들었다. 2007년(59.7%)과 비교해 보면 31.3%p 넘게 감소했다.

과거 재계에서 10명 중 6명꼴로 스카이 출신 CEO가 많았다면, 지금은 3명 채 되지 않는 셈이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과거에는 인재를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많지 않아 출신 학교 등을 중요한 기준으로 여겼다"라며 "하지만 최근 산업계에서 '융합'이 대세로 자리매김하면서 단순히 어느 학교 출신인지를 보는 1차원적인 기준보다는 '무엇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자 1439명 중 서울대 출신은 203명(14.1%)으로 가장 많이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고려대(110명·7.6%), 연세대(96명·6.7%)가 뒤를 따랐다.

다만 통상적으로 서울대 출신 CEO가 고려대와 연세대를 합친 숫자보다 많다는 공식은 깨졌다.

실제 1000대 기업 내 서울대 출신 CEO 비중은 2019년 15.2%에서 지난해 14.9%로 낮아졌다. 올해도 14.1%로 지난해보다 0.8%p 더 하락했다.

[자료=유니코써치]

올해 서울대 출신 경영자 중에서 1964년생은 22명으로 최다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승환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대표이사 사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강호성 CJ ENM 대표이사, 류경표 한진 대표이사, 정경문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 박길연 하림 대표이사 등이 있다.

고려대 출신 중에서는 1963년생이 11명으로 가장 많이 활약 중이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정성권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부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연세대도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1964년생 CEO가 10명으로 최다였다.

이중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정항기 대우건설 대표이사,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 사장, 윤춘성 LX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부사장,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등이 동갑내기 동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올해 조사에서 1000대 기업 CEO 대학별 전공 현황 중 이공계 출신 비율은 지난해(46.4%)와 비슷한 46.5%로 나타났다.

연도별 이공계 출신 비율은 2011년 43.9%, 2012년 44.4%, 2013년 45.3%, 2019년 51.6%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지난해와 올해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배경에는 여전히 국내 경영자 중에서 경영 및 경제학 등 상경계열 전공자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조사 대상자 중 학부 전공까지 파악 가능한 CEO(919명) 중 경영학도는 22.3%, 경제학도는 7.4% 순으로 높았다. 두 전공자 규모만 합쳐도 30%를 육박한다.

이 가운데 스카이 출신 경영학과를 나온 CEO는 모두 98명(6.8%)으로 집계됐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 36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와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은 각 31명이었다.

전자·화학·기계공학 출신도 총 20%를 넘어섰다. 전자공학 출신의 비율은 6.2%, 화학공학은 6.5%, 기계공학은 7.4%를 차지했다.

[자료=유니코써치]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