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부터 상무부까지 '환영 성명' 발표...'반도체는 곧 국가 자산' 뜻 내비쳐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열린 삼성전자 투자 발표 기자회견 현장.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왼쪽)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에 두 번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는다는 소식에 미국 조야에 화색이 돌고 있다.

유치에 성공한 텍사스주는 수차례 "땡큐(고맙다) 삼성"을 외쳤고,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은 미국 내 투자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이 이처럼 삼성의 새 파운드리에 관심을 쏟는 배경에는 공급망 강화에 대한 의지가 깔려있다. 글로벌 공급망 대란과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구원투수 역할을 한 셈이다.

23일(현지시간) 브라이언 디스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공동 성명을 통해 "삼성의 투자 발표를 환영한다"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5월 정상회담을 포함한 양국의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신규 파운드리 공장의 위치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낙점한 것에 환영 입장을 밝힌 것. 이날 삼성은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공장을 통해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명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미국의 공급망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테일러시 공장은) 우리의 공급망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생산기지를 부활시키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말이 강조됐다.

그동안 미국은 세계를 강타한 공급망 대란과 중국과의 신경전 속에서 반도체 현지 생산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에 대한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신규 반도체 제조공장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반도체생산촉진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현재 하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의 투자 결단은 이러한 미국의 계획에 힘을 실어줬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생산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내 삼성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것은 분명 호재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별도 성명을 통해 "삼성의 투자 결정에 매우 기쁘다"라며 "반도체 생산 시설 확충은 경제 안보를 위해 절대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도체는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존재이고, 반도체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미국은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제조와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삼성은 이 프로젝트에 많은 선택지가 있었다"라며, 그중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택한 것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땡큐 삼성"을 외쳤다.

브라이언 디스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의 공동 성명. [사진=백악관 홈페이지 갈무리]

한편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착공에 돌입한 뒤 2024년 하반기부터 테일러시 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5G와 인공지능, 고성능컴퓨팅(HPC) 등 첨단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 측은 이 사업장이 당사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시스템반도체 1위)을 달성하기 위한 요충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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