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그룹 중 유일하게 총점 640점 넘겨…사회 부문 개선하면 B그룹 진입 가능
쌍용씨앤이, 롯데쇼핑, 넷마블, HMM, 한화, 대우조선해양 600점대 기록
셀트리온제약, 한올바이오파마, 제넥신, 에이치엘비 등 바이오·제약 성적 ‘저조’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은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중요한 원동력이다. 주력 분야는 기업별로 다르지만, 최근 100대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경영 방식은 바로 ‘ESG’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3가지 비재무적인 요소를 활용해 기업의 현 주소와 미래가치를 진단하는 ESG는 전 세계적 기업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뉴스퀘스트는 ESG연구소(소장 안치용)와 공동으로 최근 3년 간 자료를 바탕으로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ESG 경영활동을 평가했다. 분석은 총점을 기준으로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순위를 차례로 부여한 후 A그룹, B그룹, C그룹으로 나눠 진행했다. /편집자 주

한국조선해양이 2022년 100대 기업 ESG 평가에서 C그룹 1위에 올랐다. 사진은 17만 입방미터급 LNG FSRU 선박과 한국조선해양 가삼현 대표이사(오른쪽 하단) [사진=한국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이 2022년 100대 기업 ESG 평가에서 C그룹 1위에 올랐다. 사진은 17만 입방미터급 LNG FSRU 선박과 한국조선해양 가삼현 대표이사(왼쪽 하단) [사진=한국조선해양]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한국조선해양이 ‘2022 100대 그룹 ESG 평가’에서 전체 61위를 기록하며 C그룹 내 1위에 올랐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조사에 포함된 전체 기업 중 아쉽게도 하위그룹에 머물렀지만, 그래도 C그룹에서 유일하게 640점을 넘기면서 체면을 살렸다.

28일 뉴스퀘스트와 ESG연구소(구 한국CSR연구소)는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ESG 성과를 각종 지표로 분석한 ‘2022 100대 기업 ESG 지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21년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순수 지주사와 금융기업은 제외됐다. 뉴스퀘스트는 이미 지난달 국내 주요 은행·증권·생명보험·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2 금융산업 ESG 평가’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이번 100대 기업 평가는 △사회(350점 만점) △거버넌스&이해관계자(400점 만점) △환경(250점 만점) 등 3가지 부문을 기준(총 1000점 만점)으로 이뤄졌다.

C그룹 1위를 차지한 한국조선해양은 사회 부문 207.13점,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 283.52점, 환경 부문 150점으로 총점 640.65점을 획득했다.

거버넌스&이해관계자와 환경 부문에서 모두 53위를 기록한 한국조선해양은 사회 부문에서 87위에 머무르며 총점 순위가 더 오르지 못했다.

보다 세부적인 항목을 보면 한국조선해양은 사회 부문 중 탄소 및 환경 인증 제품, 공정거래법 위반 건수, 비정규직 비율, 장애인 고용율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향후 이러한 항목만 개선한다면 한국조선해양은 충분히 상위권 그룹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00대 기업 ESG 총점 순위표(61~70위). [표=김민수 기자]
2022년 100대 기업 ESG 총점 순위표(61~70위). [표=김민수 기자]

62~70위에는 쌍용씨앤이, 롯데쇼핑, 넷마블, HMM, 한화, 대우조선해양, 강원랜드, 두산밥캣, 신세계가 차례로 순위에 올랐다.

쌍용씨앤이(62위·총점 637.76점)는 한국조선해양과의 총점이 불과 3점 차이였는데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의 차이가 순위에 영향을 끼쳤다.

롯데쇼핑(63위·636.39점)은 한국조선해양보다 사회 부문에서는 오히려 19점 앞섰지만,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서 22점 부족하면서 두 단계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넷마블(64위·629.31점)의 경우 환경 부문이 발목을 잡았다. 넷마블은 사회 부문 241.36점, 거버넌스&이해관계자 293.95점으로 꽤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환경 부문이 94점으로 100점을 채 넘기지 못했다.

한국조선해양(150점), 쌍용씨앤이(156점), 롯데쇼핑(148점)의 환경 부문 점수와 비교했을 때 넷마블의 환경 부문 점수는 상대적으로 크게 낮은 편이었다.

65위와 66위를 기록한 HMM(624.13점)과 한화(612.48점)는 각각 사회 부문에서 아쉬운 면모를 보였다. 특히 한화는 산업재해, 재해율, 고용평등대상, 장애인고용율 등에서 낮은 점수를 보이며 사회 부문만 따로 놓고 봤을 때 100대 기업 중 100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받았다.

대우조선해양(67위·총점 608.35점), 강원랜드(68위·604.35점)는 총점 600점은 넘겼으나, 각각 사회 부문과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서 총점이 다른 기업들보다 낮았다.

두산밥캣(69위·594.07점)과 신세계(70위·585.94점)는 환경 부문에서 취약한 면모를 드러내며 C그룹에 포함됐다.

2022년 100대 기업 ESG 총점 순위표(71~80위). [표=김민수 기자]
2022년 100대 기업 ESG 총점 순위표(71~80위). [표=김민수 기자]

71~80위를 차지한 기업은 호텔신라, 녹십자, 펄어비스, 현대엘리베이터, 에스원, 씨젠, 셀트리온헬스케어, 제일기획, 오리온, 농심이었다.

먼저 호텔신라(71위·580.94점)는 환경 부문(134점)의 낮은 점수가 아쉬웠고, 녹십자(72위·558.75점)는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189.58점)이 순위 상승에 발목을 잡았다.

70위대에서 중위권을 형성한 펄어비스(73위·556.46점), 현대엘리베이터(74위·555.45점), 에스원(75위·548.30점), 씨젠(76위·544.52점)은 공교롭게도 모두 환경 부문 점수가 100점조차 도달하지 못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77위·541.82점), 제일기획(78위·541.32점), 오리온(79위·538.79점), 농심(80위·531.07점) 사회 부문에서는 나름 선방했으나,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 점수가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2022년 100대 기업 ESG 총점 순위표 (81~90위). [표=김민수 기자]
2022년 100대 기업 ESG 총점 순위표 (81~90위). [표=김민수 기자]

81~90위는 셀트리온(525.20점), 에코프로비엠(511.08점), 팬오션(510.95점), 한국항공우주산업(499.34점), 한미사이언스(496.86점), 원익IPS(487.02점), 스튜디오드래곤(484.58점), 두산퓨얼셀(483.33점), 케이엠더블유(468.60점), 동서(466.76점)의 몫이었다.

이어 91~100위는 부광약품(462.44점), 신풍제약(460.93점), 더존비즈온(452.32점), 알테오젠(447.60점), 에이치엘비(446.91점), 리노공업(446.41점), 제넥신(440.55점), 일진머티리얼즈(424.15점), 한올바이오파마(418.78점), 셀트리온제약(409.55점)이었다.

2022년 100대 기업 ESG 총점 순위표 (91~100위). [표=김민수 기자]
2022년 100대 기업 ESG 총점 순위표 (91~100위). [표=김민수 기자]

81~100위권으로 이번 조사에서 하위권에 포진된 기업들을 보면 제약·바이오 기업이 꽤 많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다른 산업 분야와 비교했을 때 환경 부분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이번 ESG 평가 조사에서 낮은 순위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 포함된 환경 부문의 세부 항목은 △환경경영체제 △온실가스배출 △환경등급 △국제협력 등이었는데 하위권에 머문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환경경영체제와 온실가스배출 분야에서 다른 기업들보다 점수가 크게 뒤쳐졌다.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에 포함된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ESG 경영과 관련해 앞으로 사회·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보다 환경 부분 개선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 2022년 100대 기업 ESG 총점 순위표 (61~100위)

[표=ESG연구소]
[표=ESG연구소]

◇ 2022 대한민국 100대 상장기업 ESG 지수 연구방법론

뉴스퀘스트와 ESG연구소(구 한국CSR연구소 소장 안치용)이 28일 공동으로 발표한 ‘2022 대한민국 100대 상장기업 ESG 지수’는 한마디로 기업의 ESG 경영 수준 평가를 통해 기업이 대한민국을 지속가능한 사회로 만드는 데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구체적으로는 ESG 성과를 측정해 사회에 전달한다. 

‘대한민국 100대 상장기업 ESG지수’는 제대로 된 기업의 사회책임 수준을 ESG 성과로 측정해 산업계와 사회에 공개함으로써 한편으론 우리 경제·산업계의 ESG 경영 수준을 제고하고 다른 한편으론 지속가능사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보다 ESG 경영은 비용이 아니라 기회이며, 사회적 자본의 축적과 리스크의 사전 회피 기능을 수행함을 기업들이 자각할 필요가 있다.

유럽연합(EU)이 종업원 250인 이상 기업의 사회보고를 의무화하는 등 국제사회가 이미 ‘지속가능성 라운드’에 돌입한 상황을 한국 사회는 특별히 주목해야 한다.

평가는 사회, 거버넌스&이해관계자, 환경 부문으로 나눠 진행했다. 평가지표는 세계의 많은 기업이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할 때 기준으로 삼는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체계에 따라 구성됐다.

GRI는 경제·사회·환경 성과(TBL·Triple Bottom Line)를 진술하는 객관적이고 공인된 형식이다. 평가지표에는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사회적 책임(SR)에 관한 가이드라인’(ISO 26000) 또한 반영됐다. 

조사 대상인 100대 상장기업은 2021년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이며, 순수지주사와 금융기업은 제외됐다.

‘2022 대한민국 100대 상장기업 ESG 지수’는 사회, 거버넌스&이해관계자, 환경 3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사회 350점, 거버넌스ㆍ이해관계자 400점, 환경 250점으로 1000점 만점이다. 평가지표 전체는 46개이다.

ESG라는 기업철학에 입각한 만큼 재무성과는 평가에서 제외했다. 비록 재무성과를 직접 평가하지는 않지만, 시가총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간접적으로 재무성과를 측정했다고 볼 수 있다.

시가총액에는 기업의 재무성과가 반영됐다고 간주되기 때문이다. 평가 기준 시점은 2021년 12월 31일이며, 이 시점을 기준으로 직전 3년치 자료에 근거하여 평가했다. 여러 해의 자료를 쓸 때는 최근 연도에 가중치를 두었다.

사회 부문(350점)은 제품책임, 컴플라이언스, 노동, 안전, 교육, 인권, 사회영향 등 7개 하위 부문으로 나뉘며, 지표 수는 17개이다.

‘고객만족지수’와 ‘탄소 및 환경인증 제품’ 등 지표가 ‘제품책임’에 포함됐으며, ‘공정거래법위반’이 ‘컴플라이언스’에 들어갔다. ‘노동’에는 ‘비정규직비율’, ‘급여비율(임원 대비 직원)’이, ‘안전’에는 ‘산업재해’와 ‘재해율’이 포함됐다.

‘교육’에는 ‘1인당 교육훈련시간’과 ‘1인당 교육훈련비용’이, ‘인권’에는 ‘차별금지’와 ‘다양성 및 평등한 기회’를 위한 ‘여성구성비(직원)’과 ‘여성 임원 비율’, ‘장애인 고용률’ 등이 포함됐다.

‘사회영향’에서는 키워드 검색으로 2021년에 언론 보도에 부정적으로 노출된 빈도를 측정해 점수화했다.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400점)은 크게 가치생산, 종업원, 정부, 사회공헌, 주주, 지배구조,  사회보고 등 7개 하위 부문으로 나위며, 지표 수 14개이다.

‘종업원’에는 ‘총 고용인원’, ‘총급여’ 등이, ‘사회공헌’에는 ‘기부금’ 등이 포함됐고, ‘주주’에는 ‘주가’, ‘시총’, ‘배당’ 등 지표가 들어갔다.

‘지배구조’에는 ‘CGS 지배구조 등급’이 채택됐고, ‘ESG 보고’(사회보고)에는 사회보고발간, 사회보고 발간 시 적정프로세스 적용, 검증 등이 지표로 반영됐다.

환경 부문(250점)은 크게 ‘환경경영체계, 온실가스배출, 환경등급, 국제협력’ 등 4개 하위 부문으로 나뉘며 지표 수는 15개이다.

환경경영체제를 평가할 수 있는 ‘환경방침 제정 및 이행, 환경담당 임원 및 전담 조직 구성, 폐기물 저감 및 재활용,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온실가스 저감 계획, 에너지 절감 및 개선, 유해화학물질 배출과 관리, 녹색구매 방침 제정 및 이행, 친환경 제품 인증 획등 정도’ 등의 지표가 ‘환경경영체제’에 포함됐다.

‘온실가스 배출’에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매출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지표가 들어갔으며 ‘CGS 환경등급’이 환경등급에 포함됐다.

또한 기업의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알 수 있는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가입 여부와 2050년까지 전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국제 캠페인인 RE100 가입 여부도 보았다.

자료는 공정거래위원회, 고용노동부, 사업보고서, 지속가능보고서에서 공시된 정보를 바탕으로 수집했다. 환경 부문의 온실가스 정보는 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NGMS)에서 2018년 이후 공개한 배출량 통계를 바탕으로 했다. 조사는 2022년 5월까지 4개월여에 걸쳐 시행됐다.

이윤진 ESG연구소 연구위원

◇ 2022년 100대 기업 ESG 평가 지표

[표=ESG연구소]
[표=ESG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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