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 전체 9위…사회 부문 성적 아쉬워
유한양행, 고른 점수 획득했지만 환경 부분에서 뒤쳐져 단독 1위에는 실패
고려아연, 현대글로비스, LG유플러스, 금호석유화학, 삼성SDI 등 700점대 기록
한국타이어, 한샘, 한온시스템, 삼성바이오로직스 간신히 B그룹 유지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은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중요한 원동력이다. 주력 분야는 기업별로 다르지만, 최근 100대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경영 방식은 바로 ‘ESG’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3가지 비재무적인 요소를 활용해 기업의 현 주소와 미래가치를 진단하는 ESG는 전 세계적 기업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뉴스퀘스트는 ESG연구소(소장 안치용)와 공동으로 최근 3년 간 자료를 바탕으로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ESG 경영활동을 평가했다. 분석은 총점을 기준으로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순위를 차례로 부여한 후 A그룹, B그룹, C그룹으로 나눠 진행했다./편집자 주

삼성물산과 유한양행이 '2022 100대 그룹 ESG 평가-B그룹'에서 공동 1위에 올랐다. 사진은 삼성물산과 유한양행 본사 전경. [사진=각 사]
삼성물산과 유한양행이 '2022 100대 그룹 ESG 평가-B그룹'에서 공동 1위에 올랐다. 사진은 삼성물산과 유한양행 전경. [사진=각 사]

【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 삼성물산과 유한양행(가나다 순)이 ‘2022 100대 그룹 ESG 평가’에서 소수점 두 자리까지 동일한 총점을 획득하면서 B그룹 공동 1위에 올랐다.

총점에서 불과 3점만 더 획득했더라도 상위권인 A그룹에 포함될 수 있었던 양 사는 ESG 경영 관련 내부 시스템을 조금만 보강하면 충분히 순위를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뉴스퀘스트와 ESG연구소(구 한국CSR연구소)는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B그룹의 ESG 성과를 각종 지표로 분석한 ‘2022 100대 기업 ESG 지수’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9월 국내 주요 은행·증권·생명보험·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2022 금융산업 ESG 평가’ 결과를 발표했던 뉴스퀘스트와 ESG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는 2021년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을 분석했다.  순수지주사와 금융기업은 제외됐다.

이번 100대 기업 평가 기준을 보면 △사회(350점 만점) △거버넌스&이해관계자(400점 만점) △환경(250점 만점) 등 3가지 부문(총 1000점 만점)으로 구성됐다.

B그룹 공동 1위에 오른 삼성물산은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357.85점)만 봤을 때 100대 기업 중 9위에 오를 정도로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었다.

삼성물산은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 평가 지표에 포함된 매출, 고용총인원, 총급여, 기부금, 시총, 배당, 사회보고서 발간, 등에서 좋은 점수를 획득했다.

다만, 사회 부문에서 노동, 안전, 사회영향 등에서 저조한 평가를 받아 전체 96위를 기록하면서 B그룹 1위에 만족해야 했다.

공동 1위에 오른 유한양행은 삼성물산과 반대로 사회 부문에서 전체 2위를 달성하면서 뛰어난 성적을 받았다. 유한양행은 사회 부문 평가 항목 중 컴플라이언스, 안전, 사회영향 등에서 높은 점수를 득했다.

그러나 전체 54위에 그친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이 유한양행의 순위 상승에 발목을 잡았다. 유한양행은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의 하위 항목 중 상위그룹에 비해 고용총인원, 세금(법인세), 주가, 시총에서 낮은 양상을 보였다.

2022 100대 기업 ESG 총점 순위표 (31~40위). [표=김민수 기자]
2022 100대 기업 ESG 총점 순위표 (31~40위). [표=김민수 기자]

33~40위에는 고려아연, 현대글로비스, LG유플러스, 금호석유화학, 삼성SDI, 엔씨소프트, 카카오, 코웨이가 순차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고려아연(총점 720.62점)은 삼성물산·유한양행보다 총점이 약 7점 뒤쳐졌는데 환경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현대글로비스(720.16점)도 사회 부분과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분에서는 비슷한 점수를 기록했으나, 환경 부분이 162점으로 삼성물산·유한양행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719.88점)는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분에서 전체 14위에 오르며 상위권에 오를 가능성이 높았지만, 환경 부분이 전체 63위에 그치면서 B그룹에 포함됐다.

금호석유화학(719.80점)의 경우 사회 부문 34위,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 31위로 나름대로 선방했으나, 52위에 머문 환경 부문이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삼성SDI(718.52점)는 사회 부문에서, 엔씨소프트(713.03점)는 환경 부문에서 상위권에 비해 나은 점수를 기록했다. 카카오(703.14점)와 코웨이(701.77점)도 각각 사회 부문과 환경 부문에서 취약한 면모를 보였다.

2022년 100대 기업 ESG 총점 순위표(41~50위). [표=김민수 기자]
2022년 100대 기업 ESG 총점 순위표(41~50위). [표=김민수 기자]

41~50위는 만도, 에스케이씨, CJ ENM, 삼성엔지니어링, 에스케이케미칼, BGF리테일, 오뚜기, CJ제일제당, 하이트진로, 대한항공의 몫이었다. 41위부터는 총점이 600점대에 그쳤다.

만도(695.53점)는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서 주가 지표 점수는 높았지만, 시총과 배당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으면서 해당 부문 순위가 전체 50위로 쭉 밀려났다.

에스케이씨(693.85점)도 만도와 마찬가지로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서 취약한 면을 보였는데 사회보고 항목을 제외한 매출, 고용총인원, 총급여, 시총, 배당의 낮은 점수가 원인이었다.

CJ ENM(693.32점)은 에스케이씨와 아주 비슷한 총점을 기록했지만, 환경 부문에서 전체 75위에 머물면서 순위가 한 단계 뒤쳐졌다.

삼성엔지니어링(691.30점)은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과 환경 부문에서 둘 다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사회 부문에서 비정규직 비율, 급여 비율, 재해율, 1인당 교육 훈련비 등에서 취약한 면모를 보였다.

에스케이케미칼(688.65점)은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서 매출, 고용총인원, 총급여, 시총, 배당 등에서 다른 상장기업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았다.

BGF리테일(687.51점)의 경우 사회 부문과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이 각각 전체 39위, 33위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으나, 환경 부문에서 전체 69위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우리나라 유통업계를 대표하고 있는 오뚜기(686.56점), 하이트진로(677.75점)은 사회 부문에서 취약한 면모를 보였고, CJ제일제당(678.67점)은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 개선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항공(672.07점)은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서는 전체 35위로 좋은 성적을 받았지만, 사회 부문에서 전체 85위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었다. 대한항공은 비정규직 비율, 장애인 고용율 등에서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아 고용 정책에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2022년 100대 기업 ESG 총점 순위표(51~60위). [표=김민수 기자]
2022년 100대 기업 ESG 총점 순위표(51~60위). [표=김민수 기자]

51~60위는 GS건설, 한미약품, 포스코케미칼, 이마트, 두산중공업, 삼성중공업,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샘, 한온시스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차지했다.

GS건설(669.55점)은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서 전체 27위로 상위권에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부문에서 전체 99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면 순위가 중위권으로 떨어졌다. 비정규직 비율, 산업재해, 1인당 교육 훈련비, 남녀평등 여성구성비 등이 문제였다.

한미약품(668.10점)은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서 취약한 면모를 보였다. 매출, 고용총인원, 주가 등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했는데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포스코케미칼(665.88점)은 환경 부문에서 전체 61위를 기록했다. 환경 관련 법규 준수 여부, 녹색구매 방침 제정 및 이행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총점에서 3점 밖에 차지가 나지 않은 두산중공업(659.38점)과 삼성중공업(656.34점)은 사회 부문에서는 점수가 유사했지만,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과 환경 부문이 조금씩 엇갈렸다. 

양 사만 비교했을 때 환경 부문은 두산중공업이,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은 삼성중공업이 우수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었다.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653.17점)과 한샘(652.77점)은 각각 사회 부문과 환경 부문에서 전체 조사 대상기업 중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는 사회 부문에서 전체 94위에, 한샘은 환경 부문에서 74위에 그쳤다.

B그룹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한 한온시스템(641.60점)과 삼성바이오로직스(641.49점)은 각각 환경 부문과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에 대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B그룹에 포함된 그룹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ESG 3가지 항목 중 2가지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도 1가지 항목 때문에 낮은 순위에 머무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기업별로 ESG 경영에 취약한 부분을 면밀히 점검해 부족한 점을 찾아내고, 개선해 나간다면 내년 평가에서는 충분히 상위권인 A그룹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 2022년 100대 기업 ESG 총점 순위표 (31~60위)

[표=ESG연구소]
[표=ESG연구소]

◇ 2022 대한민국 100대 상장기업 ESG 지수 연구방법론

뉴스퀘스트와 ESG연구소(구 한국CSR연구소 소장 안치용)이 21일 공동으로 발표한 ‘2022 대한민국 100대 상장기업 ESG 지수’는 한마디로 기업의 ESG 경영 수준 평가를 통해 기업이 대한민국을 지속가능한 사회로 만드는 데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구체적으로는 ESG 성과를 측정해 사회에 전달한다. 

‘대한민국 100대 상장기업 ESG지수’는 제대로 된 기업의 사회책임 수준을 ESG 성과로 측정해 산업계와 사회에 공개함으로써 한편으론 우리 경제·산업계의 ESG 경영 수준을 제고하고 다른 한편으론 지속가능사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보다 ESG 경영은 비용이 아니라 기회이며, 사회적 자본의 축적과 리스크의 사전 회피 기능을 수행함을 기업들이 자각할 필요가 있다.

유럽연합(EU)이 종업원 250인 이상 기업의 사회보고를 의무화하는 등 국제사회가 이미 ‘지속가능성 라운드’에 돌입한 상황을 한국 사회는 특별히 주목해야 한다.

평가는 사회, 거버넌스&이해관계자, 환경 부문으로 나눠 진행했다. 평가지표는 세계의 많은 기업이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할 때 기준으로 삼는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체계에 따라 구성됐다.

GRI는 경제·사회·환경 성과(TBL·Triple Bottom Line)를 진술하는 객관적이고 공인된 형식이다. 평가지표에는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사회적 책임(SR)에 관한 가이드라인’(ISO 26000) 또한 반영됐다. 

조사 대상인 100대 상장기업은 2021년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이며, 순수지주사와 금융기업은 제외됐다.

‘2022 대한민국 100대 상장기업 ESG 지수’는 사회, 거버넌스&이해관계자, 환경 3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사회 350점, 거버넌스&이해관계자 400점, 환경 250점으로 1000점 만점이다. 평가지표 전체는 46개이다.

ESG라는 기업철학에 입각한 만큼 재무성과는 평가에서 제외했다. 비록 재무성과를 직접 평가하지는 않지만, 시가총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간접적으로 재무성과를 측정했다고 볼 수 있다.

시가총액에는 기업의 재무성과가 반영됐다고 간주되기 때문이다. 평가 기준 시점은 2021년 12월 31일이며, 이 시점을 기준으로 직전 3년치 자료에 근거하여 평가했다. 여러 해의 자료를 쓸 때는 최근 연도에 가중치를 두었다.

사회 부문(350점)은 제품책임, 컴플라이언스, 노동, 안전, 교육, 인권, 사회영향 등 7개 하위 부문으로 나뉘며, 지표 수는 17개이다.

‘고객만족지수’와 ‘탄소 및 환경인증 제품’ 등 지표가 ‘제품책임’에 포함됐으며, ‘공정거래법위반’이 ‘컴플라이언스’에 들어갔다. ‘노동’에는 ‘비정규직비율’, ‘급여비율(임원 대비 직원)’이, ‘안전’에는 ‘산업재해’와 ‘재해율’이 포함됐다.

‘교육’에는 ‘1인당 교육훈련시간’과 ‘1인당 교육훈련비용’이, ‘인권’에는 ‘차별금지’와 ‘다양성 및 평등한 기회’를 위한 ‘여성구성비(직원)’과 ‘여성 임원 비율’, ‘장애인 고용률’ 등이 포함됐다.

‘사회영향’에서는 키워드 검색으로 2021년에 언론 보도에 부정적으로 노출된 빈도를 측정해 점수화했다. 

거버넌스&이해관계자 부문(400점)은 크게 가치생산, 종업원, 정부, 사회공헌, 주주, 지배구조,  사회보고 등 7개 하위 부문으로 나위며, 지표 수 14개이다.

‘종업원’에는 ‘총 고용인원’, ‘총급여’ ’등이, ‘사회공헌’에는 ‘기부금’ 등이 포함됐고, ‘주주’에는 ‘주가’, ‘시총’, ‘배당’ 등 지표가 들어갔다.

‘지배구조’에는 ‘CGS 지배구조 등급’이 채택됐고, ‘ESG 보고’(사회보고)에는 사회보고발간, 사회보고 발간 시 적정프로세스 적용, 검증 등이 지표로 반영됐다.

환경 부문(250점)은 크게 ‘환경경영체계, 온실가스배출, 환경등급, 국제협력’ 등 4개 하위 부문으로 나뉘며 지표 수는 15개이다.

환경경영체제를 평가할 수 있는 ‘환경방침 제정 및 이행, 환경담당 임원 및 전담 조직 구성, 폐기물 저감 및 재활용,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온실가스 저감 계획, 에너지 절감 및 개선, 유해화학물질 배출과 관리, 녹색구매 방침 제정 및 이행, 친환경 제품 인증 획등 정도’ 등의 지표가 ‘환경경영체제’에 포함됐다.

‘온실가스 배출’에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매출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지표가 들어갔으며 ‘CGS 환경등급’이 환경등급에 포함됐다.

또한 기업의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적 노력을 알 수 있는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가입 여부와 2050년까지 전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국제 캠페인인 RE100 가입 여부도 보았다.

자료는 공정거래위원회, 고용노동부, 사업보고서, 지속가능보고서에서 공시된 정보를 바탕으로 수집했다. 환경 부문의 온실가스 정보는 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NGMS)에서 2018년 이후 공개한 배출량 통계를 바탕으로 했다. 조사는 2022년 5월까지 4개월여에 걸쳐 시행됐다.

이윤진 ESG연구소 연구위원

◇ 2022년 100대 기업 ESG 평가 지표

[표=ESG연구소]
[표=ESG연구소]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