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셰프 이연복씨 "일 할 사람을 못 구해 폐업"
배달 라이더 증가, 무인주문기 도입 등도 원인

광주 동구 금남로 5가 한 식당에서 업주 전옥희씨가 주방 업무를 하고 있다.
종업원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지난 7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가 14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광주 동구 한 식당에서 주방 업무를 하고 있는 업주 모습.(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최근 청와대 중식주방장 출신 유명 셰프 이연복씨가 한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운영하는 부산 식당 폐업 이유를 ‘일 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라고 밝혔다.

이씨는 자신의 식당이 부산의 명물로 입소문을 타면서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일 할) 사람이 없어서 직원이 절반으로 줄어 들었고, 결국 문을 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씨처럼 규모가 큰 식당을 운영하는 경우는 문을 닫지만, 작은 규모의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일 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고용원 없이 혼자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2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7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만9000명(1.1%) 늘어난 433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달 기준으로 2008년(456만7000명)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이같은 이유는 배달 라이더 등 플랫폼 기반 노동자가 늘어났고, 높은 인건비로 부담을 느낀 업주들이 무인주문기(키오스크) 도입 등으로 직원 수를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식당 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한 결과로 해석된다.

여기에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등 은퇴 인구가 증가하면서 창업이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자영업자는 2018년 7월 570만1000명에서 지난 7월 569만1000명으로 1만명(0.2%) 줄었지만 60대 이상 자영업자는 같은 기간 165만4000명에서 204만8000명으로 39만4천명(23.8%) 늘었다.

식당 등 소규모 자영업자 이외에 배달 대행업체에 소속된 플랫폼 노동자도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로 분류, 14년 만에 가장 많은 ‘나홀로 가게’ 기록을 낳게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영업자들은 고용원 없이 혼자 일하거나 가족과 함께 식당 등을 운영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식당의 경우 주인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 서빙하고 계산(또는 키오스크 운영)까지 맡는 집이 늘고 있다.

특히 키오스크 도입과 배달앱 이용 증가는 종업원을 고용할 필요성을 점차 줄어들게 하고 있다. 서빙 로봇 활용이 활성화할 경우 ‘종업원 없는 식당 운영’ 추세는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식당들이 일 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식당가 모습. [연합뉴스]
많은 식당들이 일 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식당가 모습. [연합뉴스]

통계청 관계자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의 증가에는 플랫폼 기반 노동자 등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가 반영되는 면이 있는 것 같다"며 "고령층 인구가 늘면서 농림어업 쪽 종사자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중 농림·임업과 어업 종사자의 비율이 같은 기간 21.6%에서 23.5%로 늘었다. 농림·임업과 어업 종사자는 60대 이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정부는 최근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소상공인에 58조원 상당의 신규·대환자금을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대응,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통해 소상공인들이 시장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여건 조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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