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 연이어 신작 예고
긍정적인 분위기에도 BM, 서비스 운영 우려도 있어
본격적인 평가는 초반 흥행 이후에 해도 늦지 않아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처럼 '민심' 읽기 노력 필요
![지난해 10월 16일 '지스타 2023' 개막식날 '로스트아크 모바일'관을 참가한 관람객들. [사진=김민우 기자]](https://cdn.newsquest.co.kr/news/photo/202404/221166_115483_1652.jpg)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게임 유저들의 신작 평가 시즌이 막을 열렸다. 주요 게임사들이 앞다퉈 신작을 내놓고 사전예약 등록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분위기가 좋다. 유저들의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 지표인 '사전 예약 등록자 수'와 '티저 영상 댓글'이 나쁘지 않아서다.
상반기 신작 3종 출시를 예고한 넷마블이 그렇다. 각각 4, 5월 출시를 앞둔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과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사전 예약자 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나 혼자만 레벨업'은 오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태국에서 앱 스토어 인기 게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넷마블과 함께 국내 게임사 맏형으로 불리는 엔씨소프트와 지난해 회사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던 크래프톤도 각각 '쓰론앤리버티(TL)'와 '다크앤다커 모바일' 발매를 앞두고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는 가운데 유저들의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출시 전 흥행에 도취된다면 위험천만이다. 수년동안 게임사를 비롯해 회사 직원들이 노력해 만든 결과물에 대한 자그마한 보상이지만 이제 시작이다.
본서비스가 시작되고 유저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계속해서 내놓을 수 있느냐에 따라 사전예약 흥행과 달리 결과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특히나 기대를 갖고 있는 유저만큼이나 우려를 표하는 유저의 목소리도 고려해야 한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홍보 영상을 보더라도 "게임이 재밌으면 뭐해. 현질(현금 결제) 없이는 제대로 된 플레이가 불가능할텐데", "초반에만 바짝 서비스하고 콘텐츠가 떨어지면 나중에는 나몰라라 하는 건 아닌가"하는 류의 댓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유저들은 게임에 막 재미를 붙이려는 시점에 새로운 콘텐츠가 없어 했던 플레이를 지루하게 반복한다거나 월급의 1/10 이상을 매달 투자하지 않고서는 원하는 재미를 얻지 못할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유저들의 '염려'는 국내 게임사들의 신작 발매 패턴을 오랫동안 학습해오며 생긴 꽤나 합리적인 감정이다.
실제로 모 게임사가 개발 기간 5년여에 걸쳐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은 팬들 사이에서 전작 흥행을 잇는 대작이라는 기대를 받으며 출시일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작에도 못 미치는 조악한 수준의 게임 디자인과 더불어 유저들의 과도한 현금 결제만을 유도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로 인해 회사 주가가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야말로 용두사미(龍頭蛇尾), 즉 용머리에 뱀꼬리를 그린 초라한 결말이었다.
모처럼만에 쏟아지는 게임사들의 신작들이 이와 같은 '용두사미' 엔딩을 맞아서는 안된다. 차라리 초반에 부침을 겪을지언정 꾸준한 노력으로 '민심'을 읽어내 팬들에게 인정받는 '대기만성'형 게임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런 점에서 스마일게이트가 지난 2018년에 출시한 '로스트아크'는 좋은 본보기가 되는 사례다. 해당 게임도 용머리에 뱀꼬리를 그릴 뻔했다.
베타 테스트 때부터 유저들로부터 '차세대 국민 MMORPG'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출시 이후 PC방 점유율 3위에 등극하고 2019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승승장구해 나갔다.
그러나 6개월이 채 안돼 점유율이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버그로 플레이에 문제가 생겼고, 장기간 새로운 콘텐츠가 업데이트되지 않으면서 유저들의 이탈이 가속화된 것이었다.
그렇게 7년간 준비한 기대 신작이 묻히나 싶을 즈음 게임사는 '친(親) 유저 정책'을 바탕으로 반등을 노렸다. 개발자가 게임 행사에서 직접 유저들에게 새로운 콘텐츠 내용과 도입 시기를 알리고, 유저들이 어떤 부분에서 실망했는지 등을 언급하며 콘텐츠 보강을 약속했다.
특히 한 행사에선 "그렇게 퍼주면 뭐가 남냐"는 사회자 질문에 디렉터가 "우리 모험가분(유저)들께서 남으시죠"라는 말을 하며 다른 게임 유저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덕분에 유저들의 신뢰가 커져갔고 마침내 2021년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와 함께 신규 및 복귀 이용자 수가 400% 이상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경제·사회·문화적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하듯, 게임 유저들도 게임사에 바라는 것은 간단하고 명쾌하다.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그 점에서 신작에 대한 유저들의 본격적인 평가는 사전 예약과 티저 영상 등에서 거둔 '초반 인기 광풍'이 걷히고 나서 이뤄질 것이다. 게임사들도 이를 고려해 초반 흥행이 계속 이어지는 '용두용미' 게임을 만들어나가길 기대한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