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과감한 인수합병, 최고급 인재 채용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조만간 전체 경제 규모에서도 미국을 가볍게 제칠 중국에는 세계 최초, 최대 기업들이 굉장히 많을 수밖에 없다. 유니콘 100배 규모의 이른바 헥토콘(기업 가치 100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의 존재와 관련해서도 그렇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인공지능(AI)과 콘텐츠 관련 스타트업으로 유명한 더우인(抖音. 과거 바이트댄스)이 바로 이 세계 최초 헥토콘이 된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22년 8월 말 기준으로 기업 가치가 무려 2조3000억 위안(元. 448조50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애플의 시가총액 3,531조 원보다는 많이 적으나 삼성전자의 360조 원보다는 상당히 많다.

해외에서는 틱톡(TikTok)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더우인은 39세의 창업주 장이밍(張一鳴)에 의해 지난 2012년 고고의 성을 울렸다. 역사가 일천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쉴 새 없이 발전을 거듭해 알리바바의 창업주인 마윈(馬雲)의 앤트그룹보다도 더 커졌다.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이처럼 더우인이 고작 10년 만에 쾌속 성장의 기적을 일군 것은 역시 무엇보다 장 창업주의 성실함 및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고 해야 할 것 같다. 1983년 푸젠(福建)성 룽옌(龍岩)시에서 출생한 그는 어려서부터 고향 근처에서는 독서광으로 명성이 자자했다고 한다. 중학교에 다닐 때는 매주 20~30종의 신문을 꼼꼼히 읽은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당연히 톈진(天津)시의 명문 난카이(南開)대학 소프트웨어공학과에 가볍게 입학할 수 있었다. 학교 졸업 후에는 중국 최대 배달 앱인 메이투안(美團)의 창업자 왕싱(王興)과 동업으로 중국판 트위터로 불렸던 판퍼우(飯否)를 창업하면서 사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처음에는 아주 잘 나갔다. 불과 몇 개월 만에 가볍게 가입자 100만 명을 확보한 것이다. 하지만 이 첫 사업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난히 엄격한 규제를 하는 중국 당국에 의해 2009년 폐쇄되는 운명에 처하고 말았다.

더우인에 올라오는 영상들. 매일 500만개 이상의 영상이 올라오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사진=징지르바오(經濟日報)]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바로 부동산 검색 엔진 주주팡(九九房)을 개발, 다시 가입자 150만 명을 모으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어 2012년에는 드디어 더우인의 전신인 바이트댄스를 설립할 수 있었다. 바이트댄스는 곧 인터넷 신문인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로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리게 된다. 2016년에 텅쉰(騰訊. 영문명 텐센트)이 500억여 위안에 인수 제안을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같은 해 11월 텅쉰과 콰이서우(快手) 등의 플랫폼들이 15초 내외의 짧은 동영상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을 보고 벤치마킹해 출범시킨 더우인이 돌풍 조짐을 일으킨 탓이었다.

더우인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은 그는 이듬해 11월 뮤지컬리(musical.ly)를 10억 달러에 인수, 틱톡을 출시했다. 그의 예상은 빚나가지 않았다. 틱톡은 14억 명 중국인들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은 채 일거에 글로벌 SNS로 급부상하기에 이른다.

더우인의 성공은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세쿼이아캐피털 등 글로벌 대형 투자사들의 적극적인 지원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금까지 수백억 위안 규모의 투자를 받아온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상하이(上海)시의 4차 산업 평론가인 하오춘밍(郝春明) 씨의 설명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 “소프트뱅크 같은 세계적인 대형 투자사들의 눈은 정확하다. 손정의 회장이 마윈의 알리바바에 투자해 키운 사실만 봐도 좋지 않나 싶다. 앞으로도 더우인에 투자하는 투자사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 물론 더우인이 투자를 오매불망 기다릴 정도는 아니다. 자금 사정이 상당히 좋다.”

더우인이 받은 넉넉한 엔젤 자금은 자연스럽게 과감하고 공격적인 인수, 합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는 최근까지 더우인의 산하로 들어온 기업들이 무려 50여 개에 이른다는 사실이 확실하게 중명해준다.

이른바 S급의 최고급 인재를 채용, 적극적으로 키운 전략 역시 먹혀들었다고 봐야 한다. 굳이 다른 사실을 거론할 필요도 없다. 11만 명의 직원들 중에서 인사 관련 인원이 2000명 이상이라는 것만 봐도 그렇다는 확실하게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난 수년 동안 중국 대학 졸업생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은 회사로 더우인을 꼽았던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최고의 인재들에게는 대접도 소홀할 수 없다. 세끼 식사를 완전 무료로 제공하는 등의 복지 및 동종업계 평균보다 최소한 20% 정도 연봉을 더 주는 대우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파격적인 스톡옵션 제공이 업계의 화제가 될 때도 적지 않다. 구내식당 주방장에게까지 스톡옵션을 주는 것은 이로 보면 신선한 화제도 아니라고 해야 한다.

그럼에도 더우인은 직원들의 내부 경쟁을 독려하지 않는다. 가장 창조적인 발전의 원동력이 바로 혁신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야 한다. 이 경우는 다른 기업들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더우인이 불편해질 수 있는 다른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경쟁이나 갈등을 유발하는 행동을 가능하면 자제하는 업체로 업계에서 유명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베이징시 하이덴(海淀)구 중관춘(中關村)에 소재한 더우인 본사 건물.현안들을 슬기롭게 극복할 경우 시가총액에서 애플을 바라볼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사진=징지르바오]

더우인의 위용은 통계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우선 중국 내외에서 매 시간 당 올리는 짧은 영상 수를 거론해야 할 것 같다. 무려 500만 개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용자들에게 ‘시간순삭 앱’으로 불리면서 글로벌 숏폼 콘텐츠 트렌드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부상한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월간 활성 이유자 수는 아예 경악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올해 상반기에 이미 10억 명을 돌파했다. 중국 내까지 합칠 경우 20억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출범 5년 만에 완전히 기적을 창조했다고 봐도 괜찮다. 더우인이 지난해 웹사이트 방문자 수에서 구글을 제치는 기염도 토한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틱톡을 통해 2017년 11월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 월간 이용자 500만 명 이상을 거느리게 된 것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보인다.

말할 것도 없이 더우인도 고민이 있다. 무엇보다 당국의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여전한 것이 부담이 아닐까 싶다. 최근 신규 분야 진출을 잠깐 멈추면서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은 이 영향이 크다.

콘텐츠의 중독성 우려로 중국 내외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것 역시 극복해야 할 어려움이 아닌가 보인다. 중국과 해외에서 개인 정보 무단 수집 논란 및 벌금을 부과받은 전력도 더우인으로서는 주홍글씨라고 할 수 있다.

향후 유사한 일이 또 발생할 경우 이미지 추락과 함께 치명상을 입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외에 미중 갈등으로 인해 언제 미국으로부터 철퇴를 맞을지 모르는 현실, 향후 더욱 격화될 글로벌 경쟁 등도 더우인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보인다. 그러나 이들 문제들을 순조롭게 해결할 경우 더우인은 애플까지 바라보는 4차 산업 분야의 글로벌 최강자가 될 것이라고 단언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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