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당 7위안대 , 위안화 약세 당분간 지속될 듯

중국 경제가 심각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언론에 등장하는 만평만봐도 중국경제의 심각성을 잘 알 수 있다.[사진=징지르바오]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채 헤매고 있는 중국 경제가 이상 징후의 조짐을 최근 들어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당국이 상황을 조기에 해결하지 못할 경우 하방 압력이 더욱 극대화되면서 경제가 완전 총체적 난국에 빠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불어 내년 경제 운용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 확실하다.

우선 위안(元)화, 즉 인민폐의 달러 대비 가치가 영 예사롭지 않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언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2020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에서도 모자라 지속적인 평가절하 압력까지 받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구나 앞으로도 이 상황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 안 그래도 어려운 중국 경제를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위안화는 지금과는 정 반대로 초강세를 보인 바 있었다. 외환 시장 관계자들이 이러다가는 1달러 당 5위안 대에 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고 해도 좋다. 완전 정 반대 방향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이달 하순 이후의 환율을 살펴보면 더욱 잘 알 수 있다. 6.85위안 전후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7위안 대를 위협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올해 내에 돌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상하이(上海)시에서 활동하는 경제 평론가 류잉판(劉英範) 씨가 “현재 달러는 이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여기에 중국 경제도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위안화의 가치가 반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본다.”면서 "위안화의 약세가 당분간 대세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

물론 위안화의 가치 하락이 반드시 나쁘다고만 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수출 기업들에게는 경쟁력 강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의 금리 인하나 지방 정부의 대출 확대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실제로 런민은행은 최근 기준 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을 3.70%에서 3.65%로 0.05%P 인하한 바 있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해외 자본 및 중국 기업들과 가계 자금의 해외 유출을 우선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중국 환율 당국은 위안화 가치의 급락 사태를 막기 위해 외환보유고에서 약 1조달러를 급거 조달했던 2015년 당시와 비슷한 쓰라린 경험을 다시 할 수 있다.

수입 물가의 폭등으로 인한 사회 불안이 조성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국부가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미국과의 격차가 커지는 것 역시 중국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분위기는 지속적인 하락 기조를 제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환율 당국 역시 무리하게 방어를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도 있다. 시간이 갈수록 1달러 당 7위안 대의 환율은 분명한 현실이 될 것이라는 말이 된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5.5% 전후로 전망됐던 경제성장률 전망이 참담한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 역시 예사롭지 않다. 극적인 상황 변화가 없는 한 3%대 전후의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가 그랬던 것처럼 올해 출발은 솔직히 나쁘지 않았다. 1분기에 크게 만족스럽지는 못하나 그래도 4.8%를 기록한 것이다. 상황이 진짜 최악에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분기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경제 수도로 불리는 상하이가 코로나19 창궐로 인해 6월 초까지 2개월 4일 동안이나 봉쇄된 것이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2분기 성장률이 최악으로 나왔다. 고작 0.4%에 불과했다.

게다가 상하이의 경제는 아직 완전히 회복됐다고 하기 어렵다. 하반기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전국 곳곳의 도시들이 봉쇄되는 횡액도 잊힐 만하면 잇따르는 것이 현실이다. 속된 말로 용빼는 재주가 없는 상황이 아닌가 보인다.

쓰촨(四川)성을 비롯한 대륙 서부 지역의 극심한 폭염과 이에 따른 전력난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치는 격의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30% 가까이를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이 휘청거리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악재 중의 악재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전국에 빈 집이 1억2000만 채가 존재한다는 통계를 봐도 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는 잘 알 수 있다.

당연히 해외에서 중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상당히 좋지 않다. 우선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올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에서 3.6%로 0.4%포인트나 내렸다.

이보다 앞서 지난주에는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3.3%에서 3%로 낮췄다. 노무라는 더욱 비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아예 3.3%에서 2.8%로까지 내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말에 4.4%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경제 당국은 당연히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규모 경기 부양책 역시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온갖 악재가 계속 터지는 현재 상황에서는 백약이 무효하다고 해도 좋다.

당국의 고민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단언해도 괜찮을 것 같다.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외에 위안화 가치와 성장률 전망 하락이라는 예상 못한 암초까지 만났다고 해도 크게 무리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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