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도 공략, 중국 직구상품 5일내 배송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은 뻔한 얘기이기는 하겠으나 시장이 정말 광대하다. 물류, 택배 시장 역시 그에 비례해 어마어마하지 않다면 이상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도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대단하다.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공룡 기업이 당연히 있어야 한다. 말할 것도 없이 하나 둘이 아니다. 천하통일을 달성한 것처럼 보이는 눈에 두드러지는 극강의 원 톱 기업 역시 존재한다.

주인공은 바로 2022년 상반기 기준으로 기업가치가 무려 2500억 위안(元. 48조7500억 원) 전후로 평가되는 차이냐오왕뤄(菜鳥網絡. 이하 차이냐오)가 아닌가 보인다. 몸값이 한국 쿠팡의 거의 10배에 가깝다. 차이냐오의 경영진들이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아마존을 능가하는 초글로벌 기업이 되겠다는 야심을 공공연하게 피력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광둥성 선전에 소재한 차이냐오의 한 물류센터. 완전 첨단 기술로 무장돼 있다.[사진=징지르바오(經濟日報)]

채소를 가져다주는 새라는 소박한 이름과는 완전히 다른 덩치의 차이냐오는 지난 2013년 5월 알리바바 그룹이 전국의 주요 택배 기업들인 위안퉁(圓通)을 비롯해 순펑(順豊), 선퉁(申通), 윈다(韻達), 중퉁(中通) 등을 규합,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서 설립했다.

물류업계의 거목들이 알리바바를 전적으로 믿고 적과의 동침에 기꺼이 응해 빛을 봤다고 할 수 있다. 이후 창고업체, 제3자 물류 분야의 다양한 기업들이 합류해 지금의 진용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이처럼 택배업계의 거목들이 참가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차이냐오는 단순한 물류는 하지 않는 플랫폼이라고 보면 된다. 판매자와 물류 기업,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물류 플랫폼 분야에서는 적어도 중국 내에서는 경쟁 상대가 없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통계만 봐도 초글로벌 기업을 입에 올리는 차이냐오가 결코 간단치 않다는 사실은 바로 드러난다. 우선 고객사의 규모라고 할 수 있다. 무려 4000여 개 이상이나 된다.

대형 창고 등의 거점 역시 경악이라는 단어가 입에서 튀어나올 수밖에 없다. 150 개에 가깝다. 이외에 배송 거점과 픽업 센터의 수는 이루 헤아릴 수조차 어렵다. 최대 30만 개 가까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매출액도 기업 가치가 설립 당시보다 왜 50배 가까이나 커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잘 말해준다. 2022년 상반기 기준으로 200억 위안을 가볍게 넘어섰다. 올해 전체적으로는 400억 위안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국가 및 지역에 근무하는 종업원이 6만여 명 이상인 것은 이로 보면 크게 이상할 것도 없다. 수년 내 10만 명을 돌파할 것이 확실하다.

자회사들도 많다. 우선 차이냐오롄멍(菜鳥聯盟)을 꼽을 수 있다. 중국 내외의 물류 기업과 공동 설립한 회사로 2016년 3월 출범했다. 설립 이후 10년 내에 1000만 개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연간 택배량 1000억 건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나 현재 분위기로 볼 때 몇 년 앞당겨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차이냐오이잔(菜鳥驛站)도 거론하지 않으면 섭섭하다. 디지털 커뮤니티 생활 서비스 플랫폼이라고 보면 된다. 소비자들에게 택배 배송, 보관, 회수 및 공동구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1년 2분기부터는 수요자의 문 앞까지 무료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 공전의 대히트를 치고 있다. 현재 전 대륙 내 150여 개 도시, 4만5000여 지역사회 내 1억 명 이상 소비자들이 이 서비스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차이냐오샹춘(菜鳥鄕村)은 2014년 비교적 조기에 출범한 농촌 물류 서비스 기업으로 IoT 기반 시스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를 통해 농촌 간 공동 물류센터 구축을 비롯한 농촌 물류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기업 성격에서 알 수 있듯 알리바바 그룹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농촌 특산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농가 소득 증대를 지원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꼽히고 있다. 2022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 대륙 31개 성시(省市) 및 자치구, 1200개 이상의 현(縣)에 4만여 개 가까운 거점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차이냐오궈궈(菜鳥裹裹)도 무시하면 안 된다. 택배 발송, 조회, 수취 등 기능을 보유한 앱으로 전국 2800여 개 도시에서 사용되고 있다. 2022년 상반기 기준의 사용자는 3억2000만 명에 이른다. 이들 중 대략 10% 정도는 예약 1시간 내에 배송되는 물품을 받을 수 있다.

차이냐오의 광고. 아마존까지 넘어서겠다는 자신감이 묻어나고 있다.[사진=징지르바오]

성공의 이유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가장 먼저 거론해야 할 것은 역시 중국 내 물류 산업의 급성장이 아닌가 보인다. 2021년 택배 건수가 세계 최초로 1000억 건을 넘어 1100억 건 가까웠던 사실에 비춰보면 꿈의 2000억 건 돌파도 수년 내에 충분히 가능할 듯하다.

인터넷 관련 산업을 비롯한 디지털 경제의 활성화도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때문에 차이냐오가 설립 초창기부터 물류 애로 해소 및 효율적인 서비스를 위해 4차 산업 기술을 꾸준히 도입해 사용한 것은 아예 결정적이었다고 해도 좋다.

예컨대 사물인터넷을 비롯해 인공지능(AI), 로봇, 드론,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블록체인 등의 첨단기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현재 차이냐오의 전자 화물운송장, 무인자동차, 스마트 물류센터 등 서비스는 중국 물류업계의 표준이 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택배 문화도 쾌속 발전했으니 차이냐오로서는 완전히 땅 짚고 헤엄을 쳤다고 할 수 있었다.

알리바바의 막대한 자금 지원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설립 이후 지난 9년 동안 최소 수천억 위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 인프라 및 기술 지원도 무시하면 곤란하다.

차이냐오는 현재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다양한 운송 네트워크를 구축해놓은 도시만 해도 전 세계에 200개 이상에 이른다. 유럽과 미주, 아프리카, 동남아, 중동 등의 지역에는 화물 전용기 노선도 보유하고 있다. 괜히 아마존 타도를 내심 부르짖고 있는 것이 아니다.

가장 가까운 국가 중 하나인 한국에도 진출하지 않을 까닭이 없다. 알리익스프레스와의 제휴를 통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한국의 직구 고객들은 아무리 늦어도 5일 내에 예약 주문한 중국 본토의 상품을 수령할 수 있게 됐다. 신라면세점의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산 면세품 배송 사업 역시 거론할 수 있다. 역직구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위세로 보면 차이냐오의 기세는 꺾이지 않을 승승장구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장애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국 내 시장의 포화가 꽤나 우려스럽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이 불러일으킨 전 세계적인 반중 정서도 아마존까지 능가하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면 극복해야 할 현안이 아닌가 보인다. 만약 순조롭게 극복할 경우 차이냐오는 진짜 시쳇말로 아마존과 맞장을 뜨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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