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점유율 29.5%로 1위...SK온·삼성SDI도 4·5위에
中 CATL·신왕다 등 세 자릿수 성장세..."한국계 3사 압박 여전"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국내 배터리 기업 3사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국 시장을 등에 업고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중국계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세계 각국(중국 제외)에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양은 105.5기가와트시(GWh)로, 지난해 동기보다 40.3% 증가했다.

1위에 오른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동기보다 18.0% 상승한 31.1GWh를 기록했다.

SK온은 108.1% 증가한 15.5GWh로 4위에, 삼성SDI는 56.6% 성장한 12.0GWh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국내 3사의 총합 점유율은 지난해 동기(55.2%)보다 0.4%포인트(p) 증가한 55.6%를 달성했다. 중국을 뺀 글로벌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전기차가 국내 배터리를 사용한 셈이다.

업체별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35.1%에서 올해 29.5%로 줄었고 SK온은 9.9%에서 14.7%로, 삼성SDI는 10.2%에서 11.4%로 늘어났다.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의 판매 호조로 경쟁력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폭스바겐 ID.4와 테슬라 모델3와 모델Y, 포드 머스탱 마하-E 등의 판매 증가로 성장을 이뤘고, SK온은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니로 BEV, EV6 등의 판매 호조가 있었다.

삼성SDI 또한 피아트 500과 포드 쿠가 PHEV, 지프 랭글러 PHEV 등의 판매 증가가 점유율을 늘리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올해와 지난해 1월~7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중국 제외). 파나소닉과 PEVE, LEJ 등 일본 기업들은 비교적 저조한 성장률을 보였다. [표=SNE리서치]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볼 또 다른 대목은 중국계 배터리 기업들의 약진이다.

중국 CATL은 지난해 동기보다 119.2% 성장하며 점유율 18.6%를 기록,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테슬라 모델3(중국산 유럽·북미·아시아 수출 물량)를 비롯해 메르세데스 벤츠 EQS, BMW iX3, 쿠퍼 등의 순수전기차 판매 증가로 2.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이외 중국 신왕다(Sunwoda)는 점유율 0.7%를 기록하며 8위에 올랐지만, 상위 10위 업체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인 347.5%를 기록했다. 유럽에서 르노그룹의 '스프링 일렉트릭'의 수요가 급증한 게 영향을 줬다.

BYD 또한 48.7% 성장하며 10위(점유율 0.4%)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중국계 기업들이 주요국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내수용' 꼬리표를 떼고 있는 분위기다.

SNE리서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7월 중국 이외의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1위를 지켰지만, CATL과 신왕다가 급속도로 치고 올라오면서 한국계 3사에 대한 압박은 여전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3사의 주요 시장인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위협 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이 향후 전략 수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서명으로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조건'에는 배터리와 핵심 광물의 일정 비율 이상을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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