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 “1970년대와 비슷한 정치·경제 격변기 접어들어”
‘중동전쟁보다 더 크고 긴 시간 계속될 것”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스코틀랜드 출신의 저명한 미국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Niall Ferguson)은 세계가 1970년대와 비슷한 정치적, 경제적 혼란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했다.

그가 이야기하는 1970년대의 혼란이란 아랍 제국과 이스라엘의 대립인 중동전쟁을 말한다. 긴 역사적 배경과 복잡한 국제적 관계가 얽혀서 제2차 세계대전 후 전세계에 끊임없는 긴장을 몰고 온 전쟁이다.

스탠포드 대학 후버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퍼거슨은 장관은 이탈리아 암브로시티 포럼에서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금융 충격, 정치적 충돌, 불안이 특징인 1970년대에 일어났던 사건들이 이미 일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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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출신의 저명한 미국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은 세계가 중동전쟁의 1970년대와 비슷한 정치적, 경제적 혼란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경고했다. [사진=symposium,org]

“1970년대의 혼란 이미 일어나고 있어”

그는 그러나 이번에는 그러한 충격의 강도가 중동전쟁 당시보다 훨씬 더 크고 지속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퍼거슨은 원래 영국의 금융과 경제사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역사학자이다. 그는 중국이 경제적으로 미국의 국제 패권을 장악하여 서양이 그동안 끼쳤던 500년간의 대규모 영향을 중단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2일(현지시간) NBC 등에 따르면 퍼거슨은 세계가 이미 석유파동, 중동전쟁,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상징되는 1970년대와 비슷한 시기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물가 상승을 1970년대 높은 인플레이션에 비유하며 "이런 인플레이션을 멈추게 한 지난해 통화 및 ·재정 정책 실수는 1960년대와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1973년 이스라엘과 이집트와 시리아가 이끄는 아랍 국가들의 연합군 사이에 벌어진 1973년 아랍-이스라엘 전쟁(3차 중동전쟁, 일명 욤키푸르 전쟁 Yom Kippur War)을 언급하며 "1973년과 마찬가지의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마찬가지로 1973년 아랍-이스라엘 전쟁은 당시 강대국이었던 소련과 미국의 국제적 개입으로 이어져 더 큰 에너지 위기를 초래했다.

그러나 그 당시만 해도 갈등은 20일밖에 지속되지 않았다. 러시아의 이유 없는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제 6개월째를 맞고 있으며, 이는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훨씬 더 심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퍼거슨은 분석했다.

“2020대 상황, 1970년대 중동전쟁 때보다 더 나빠”

그는 "이 전쟁은 1973년 전쟁보다 훨씬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그것이 야기하는 에너지 충격은 실제로 더 지속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인들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러시아 에너지 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여파의 최악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씨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저서 '죽음: 재난의 정치(Death: The Politics of Disaster)’를 포함해 16권의 책을 저술한 퍼거슨 감독은 “현재의 위기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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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은 ‘타이완 충돌’의 경우를 언급하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오직 대립만 보이고 데탕트는 찾아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University of Pennsylvania]

왜 70년대만큼이나 나쁠 수밖에 없을까? 세계가 1970년대와 비슷하지만 더 나쁜 정치적, 경제적 혼란의 시기에 직면해 있다고 퍼거슨은 전망했다.

"이러한 이유 중 하나는 50년 전에 비해 지금은 낮은 생산성, 높은 부채 수준, 그리고 덜 우호적인 인구 통계"라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1970년대에는 적어도 강대국들 사이에 긴장완화의 데탕트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미국과 중국 사이에 데탕트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데탕트’ 분위기 전혀 느껴지지 않아 

그는 ‘타이완 충돌’의 경우를 언급하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오직 대립만이 보이고 데탕트는 찾아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은 지구적인 큰 충격은 어느 정도의 질서가 있고, 예측 가능성 속에서 발생한다고 믿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퍼거슨은 이것이 오류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종곡선처럼 역사에 골고루 퍼지기보다는 비선형적이며 동시에 재난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쟁과 금융위기, 전염병 같은 것은 어떤 질서나 예측가능한 것이 아니라 정말 비정상적으로 일어나고 확산된다”고 말했다.

"우리는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모든 종류의 방식으로 경제를 혼란스럽게 하는 전염병을 목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염병은 다시 엄청난 통화 및 재정 정책 충격으로 타격을 가하고 지정학적 충격을 더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오산으로 인해 인간은 지나치게 낙관적이게 되고 궁극적으로 중대한 위기에 대처할 준비가 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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