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행 이후 대량 채용은 오판, 이제는 줄여야
코로나19 동안 원격 및 재택 근무 이후 시작돼
그러나 블루칼라 근무자들은 여전히 인기
테슬라의 ‘화이트칼라 해고는 ‘탄광의 카나리아’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화이트칼라 직장인들이 점점 설 땅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이 직종의 실직 위기는 점점 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대량 해고가 일어난 후 미국의 기업들은 훨씬 빠른 속도로 인력을 충원해왔다. 그러나 이제 구인 광고를 내리고 다시 채용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뉴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이 그동안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면서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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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칼라 직장인들이 점점 설 땅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이 직종의 실직 위기는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Investopedia]

가장 큰 타격은 비즈니스 서비스, 부동산, 은행, 기술 분야

블룸버그는 이러한 움직임이 미국 경제전망을 어둡게 하며, 특히 화이트칼라(사무직) 직종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어서 대량 해고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을 부문으로는 비즈니스 서비스, 부동산, 은행, 기술 분야 등이며 이와 관련된 기업에서 일하다 해고되는 화이트칼라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분야의 해고 바람은 이미 시작됐다. 최근 부동산중개사 리맥스홀딩스, 넷플릭스, 스냅, 소셜미디어 플랫폼 등이 모두 정리해고 개시를 선언하는 등 인력 감축 압력은 이미 가시화됐다.

특히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감소를 암시하는 밀켄 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윌리엄 리가 밝힌 것처럼 가장 높고 빠르게 채용했던 분야에서 현재는 빠르게 해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많은 기업체들이 계산 착오로 인해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채용에 열을 올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밀켄 연구소(Milken Institute)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윌리엄 리(William Lee)를 인용해 “가장 빨리 고용인원을 늘린 화이트칼라 산업이 가장 약하다고 진단했다"고 전했다.

윌리엄 리는 “이들 기업은 수요가 매우 강하고 지속할 것으로 예상해 가능한 한 많은 인력을 채용했지만 결국 오판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미국의 산업 고용 변화

미국은 다행히 경기하강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정부의 한 경제활동 지표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경제가 위축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지만 다른 지표는 일관된 경제 성장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 관련 지표를 보면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8월 한달 동안 31만5000개의 일자리가 늘었다. 기업의 구인 수는 역대 최고치에 이르며 반등했다.

그러나 미국 금융업체 프린시펄 파이낸셜 그룹(Principal Financial Group)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체 3분의 2가 임박한 경기침체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직장을 그만두는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지표는 해고가 되더라도 다른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신호다. 그러나 신규 일자리 증가세는 지난 6개월 동안 둔화됐다.

일반적으로 많은 업체들이 회계 및 고객 지원과 같은 화이트칼라 직종의 일자리 채용 목표를 줄이고 있다. 채용 분야에서 위험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미국 노동력 구성과 비교하면 현재 거의 모든 부문에서 매우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산업 고용 트렌드가 크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기술주 업체로는 처음으로 화이트칼라 대량해고 방침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탄광의 카나리아'라며 앞으로 화이트칼라의 대량해고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테슬라의 화이트칼라 해고는 ‘탄광의 카나리아’

“테슬라의 해고는 ‘탄광의 카나리아’에 불과하다. 인원감축은 계속될 것이다. 화이트칼라의 좋은 시절은 다 끝났다. 이제 화이트칼라가 넘쳐나고 블루칼라가 부족한 시대 온다”

지난 8월 헤지펀드 사이언 캐피탈(Scion Capital) 창업자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해 큰 돈을 거머쥔 전직 의사 출신의 기업가 마이클 버리가 경제 전문지 포천과의 회견에서 밝힌 내용이다.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대량 해고 방침 발표를 시작으로 미국 노동시장의 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인기 영화 ‘빅 쇼트(Big Short)’’의 주인공까지 된 전설적인 투자자 버리의 새로운 예측이 관심을 끌고 있다.

포츈에 따르면 버리는 블루칼라 노동자들은 여전히 인기 상품인 반면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은 일자리 감소와 임금 하락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무실 근로자에게 좋은 시절이 끝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트윗에서 "두 갈래의 노동시장은 이제 미숙련과 반숙련(semi-skilled)족으로 발전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동안 불필요하게 중복된 것으로 증명된 화이트칼라들은 노동시장에 너무 많고, 결국 임금을 압박할 것”이라고 썼다.

그는 현재 미국에는 화이트칼라 노동자가 상당히 남아돌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증거로 최근 테슬라의 정리해고를 스모킹 건(smoking gun)으로 내세웠다.

머스크 CEO는 지난  6월 초 정규직 월급 화이트칼라 직원의 10%를 해고하는 한편 블루칼라 노동자의 시간당 일자리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급망 문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머스크는 테슬라의 새 공장이 '돈을 먹는 용광로'라는 것을 인정한 후 테슬라의 비용을 절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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