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경기침체 불러올 것…높은 실업률로도 이어져
그나마 탄탄한 노동시장도 타격 입을 가능성 높아
FOMC, 실업률이 3.7%에서 4.4%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
주택시장 가장 큰 타격… 전문가들 예상 완전히 빗나가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결국 기준금리를 또 0.75%포인트(자이언트 스텝) 인상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소득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으며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진정되지 않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3회 연속 기준금리를 0.75% 인상하는 ‘역사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다.

미국 NBC 뉴스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이날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또 올린다고 밝혔다고 헤드라인 뉴스로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따라 현재 2.25~2.50%인 기준금리는 3.00~3.25%로 인상됐다.

21일 금리 인상 발표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 미국 경제의 ‘역사적인’ 조치

FOMC는 최근 경제 전망에서 미국의 실업률이 3.7%에서 4.4%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즉, 수십만 명의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T

이미 예상했던 탓인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522포인트(1.7%) 하락하는 것 외에 주식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S&P와 나스닥도 비슷한 비율의 하락세만을 보였다.

지난 3월 연준은 올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줄곧 유지해온 '제로(0) 금리 시대'에 막을 내렸다.

이어서 5월 0.5%포인트, 6월 0.75%포인트, 7월 0.75%포인트씩 기준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리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대응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3월부터 시작해 이번까지 5차례 연속 인상되면서 미국의 기준 금리는 2008년 1월 이후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이에 앞서 이달 노동부 통계국은 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8.3%,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두 수치 모두 분석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번에 단행된 자이언트 스텝도 지난 13일 8월 소비자물가(CPI) 8.3% 발표 이후 시장에서 예상됐던 조치다.

3연속 자이언트 스텝 배경…인플레 수준, 당초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

지난 6월 9.1%까지 치솟았던 물가 상승세가 7월(8.5%) 이후에는 더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전망보다는 심각한 수준이란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8월 비농업 일자리(31만5000개 증가)가 시장 예상을 약간 상회하고 실업률이 3.7%를 기록하는 등 노동시장이 여전히 괜찮은 것도 연준의 결단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세계적인 공급 경색 속에 경제 수요가 여전히 너무 높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 억제된 지출과 연방 경기 부양 계획 덕분에, 소비자들은 경제가 재개되기 시작하자 현금이 풍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편,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문제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 다른 지역의 식량과 에너지 접근을 약화시키면서 문제를 부채질했다.

그래서, 연준은 공급에 맞춰 수요를 조정하기위해 금리를 손질하고 있는 것이다. 연준은 금리 인상을 통해 소비와 대출을 억제하면 결국 물가에 하향 압력을 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는 경기침체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 전문 사이트인 뱅크레이트닷컴(Bankrate.com) 그레그 맥브라이드(Greg McBride) 전략가는 월요일 발표한 한 메모에서 "연준은 금리가 예상보다 더 높을 것이라는 '강한 사랑(tough love)’의 메시지를 계속 전달해왔다"고 썼다.

그는 또 "연준은 실제로 경제를 억제할 때까지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확실히 갈 때까지 금리를 그러한 제한적인 수준인 긴축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연준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 0.75% 금리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폭적인 금리 인상이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금리인상으로 경기침체 불러올 것…높은 실업률로도 이어져

대폭적인 금리인상, 그로 인한 경기 둔화는 더 높은 실업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 도이체방크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회견에서 미국의 실업률이 4.5%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수십만 명이 더 일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이 "가계와 기업에 약간의 고통을 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감소에 따른 불행한 비용"이라고 말했다. 실업률을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NBC뉴스 보도에 따르면 노동시장은 기록적이라고 할 만큼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일부 전문가들은 실업률이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핫지우스(Jan Hatzius)는 월요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실업률이 4.2%에 도달하는데는 2024년이나 돼야 가능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노동시장은 여전히 타이트하고 근로자들은 매우 유리한 구직 전망으로부터 이익을 계속 얻고 있는데, 이는 주로 총 일자리가 전체 근로자 수보다 520만 개 더 많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썼다.

한편 현재 미국에서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인해 가장 많은 타격을 받고 있는 분야는 주택이다.

리서치 그룹인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Pantheon Macroeconomic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이안 셰퍼드슨(Ian Shepherdson)은 월요일 고객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전미 주택건설협회(NAHB: National Association of Home Builders)의 주택건설 활동 및 정서 지수(index of homebuilder activity and sentiment)가 9회 연속 하락하는 것은 현재 주택 시장이 "심각한 불황"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연준이 공격적인 하이킹 속도를 계속 이어갈 가능성은 낮다고 그는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주택 경기 침체가 길고 깊어질수록 연준이 긴축 속도를 되돌려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뱅크레이트의 맥브라이드는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미국인들이 명심해야 할 재정적 조언을 다음과같이 제시했다.

그는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라는 두가지 환경을 감안할 때 가계가 취해야 할 재정적 조치는 저축 활성화를 통한 현금보유, 고비용 부채 상환, 은퇴 계좌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 유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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