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에 채권 금리도 급등... 매매 차익 기대감↑
전문가들 "고신용등급 회사채, 공사채, 국채 등에 집중할 필요"
“장기물은 현재로서는 지켜보되 점차 비중을 늘려가야”

채권 [사진=연합뉴스]
채권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글로벌 통화 긴축 정책 기조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채권금리가 함께 상승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채권은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하락해 저렴한 가격에 채권을 매수함으로써 매매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채권 시장에 모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단기물 중심의 매수 전략에 임하면서도 점차 장기물 비중을 늘릴 것을 제안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는 장외 채권시장에서 이날까지 13조4026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조7777억원) 대비 254%가량 증가한 수치다. 작년 한해 전체 순매수 규모인 4조5675억원을 훌쩍 웃도는 규모다.

채권 종류별로 보면 회사채가 5조777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은행을 제외한 금융채는 4조2217억원 순매수했다. 이어 국채 1조7137억원, 특수채 8590억원 등이다.

채권은 만기일까지 발행주체인 국가나 공공기관, 기업 등이 부도만 나지 않으면 투자자가 원금과 이자(표면이자율)를 가져갈 수 있다.

채권 투자가 급증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긴축 움직임으로 인해 기준금리가 크게 뛰면서 채권 금리가 상승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채권은 보통 금리가 뛰면 가격이 하락해 저렴한 가격에 채권을 매수해 매매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정대호 KB증권 연구원은 "정기예금보다 1%포인트 이상의 금리 매력이 개인투자자들을 채권시장으로 모으고 있다"며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소화력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증시를 달궜던 동학개미운동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날(22일)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한국의 채권 금리가 치솟은 바 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5.7bp 오른 연 4.104%로, 10년물은 10.6bp 상승한 3.997%로 각각 최종 고시됐다.

국고채 3년 금리는 2010년 3월 이후, 10년 금리는 2012년 3월 이후 최고치다.

3년 만기 회사채 'AA-'등급도 24.9bp 오른 5.092%로 연중 최고를 기록했고, 같은 만기의 회사채 'BBB-'등급은 24.9bp 상승한 10.941%였다.

개미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에 속속 나서자 전문가들은 "신용등급과 투자 기간 등을 꼼꼼히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당분간 단기채 중심으로 투자하다가 점차 장기물 비중을 확대하라는 것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단기물 금리는 고점을 지났다고 판단한다. 3년 이하 중단기물 중심으로 저가매수 전략이 필요하다“”며 "향후 3~6개월 정도의 투자 시계(Time horizon)에서는 장기물에 대한 불확실한 부분이 남아 있으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는 2023년 2분기 전후로 장기물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는 단기채 중심으로 투자하라"며 "경기 둔화세가 확산되는 점을 확인하면서 장기 채권 매입을 확대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채권 종류 중에서는 최근의 경우 경기 둔화 우려가 높고 기업들의 수익 악화도 우려되기 때문에 고신용등급 회사채, 공사채, 국채 등이 투자 측면에서 안정적이라 판단했다.

안 연구원은 “최근 국채금리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 경우 은행 측면에서는 단기 조달 비용이 높아지게 되고, 대출이 줄어드는 등 시중의 유동성이 줄어든다”면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면 결과적으로 경기 위축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점차 장기 채권 매입을 확대하는 것이 적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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