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하면서 위안화 약세 보이자 동반 추락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 폭발, 애플의 생산확대 철회 등으로 경기 침체 우려 확산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룽 화면 [사진=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룽 화면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전날(27일) 숨 고르기를 했던 국내 금융시장이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검은 수요일’을 맞았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40원대를 넘어서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6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코스피는 2% 하락 마감하며 2200선 아래에서 마감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4원 오른 1439.9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40원선을 돌파하며 지난 26일 기록한 연고점(1435.4원)을 갈아치웠다. 원·달러 환율이 144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6일(고가 1488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이다.

이날 달러화 급등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정책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위안화 가치 급락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성장률 충격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 확산이 원화 추락에 기름을 부었다. 세계은행이 올해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을 2.8%로 4월의 전망치(4~5%)보다 크게 하향 조정하면서 글로벌 경기침에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위안화가 달러당 7.23위안대까지 치솟았다. 2008년 2월 이후 14년래 최고 수준이다.

또한,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에서 가스가 누출되며 유로존 에너지 위기 우려가 고조되면서 유로화가 하락하고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유럽 가스공급 문제에 따른 유로화 약세와 중국 위안화 약세, 견고한 미국 경제지표 속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연준을 반영해 장 초반부터 상승세를 보이면서 1440원도 돌파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57포인트(-2.45%) 하락한 2169.29에 거래를 종료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2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20년 7월 20일의 2198.20 이후 2년 2개월여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64억원, 1782억원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3257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2.40%), △LG에너지솔루션(-2.36%) △삼성전자우(-2.47%), △삼성SDI(-3.92%), △LG화학(-4.04%), △현대차(-3.49%), △NAVER(-1.96%), △기아(-3.40%) 등이 내렸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4.24포인트(-3.47%) 내린 673.87에 거래를 마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1340억원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562억원, 734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3.15%), △엘앤에프(-4.98%), △HLB(-1.09%), △카카오게임즈(-6.16%), △에코프로(-7.07%), △펄어비스(-7.03%) △JYP엔터(-6.34%) 등이 약세를 보였다.

이날 국내 증시는 애플이 아이폰 수요 둔화를 이유로 올해 생산 확대 계획을 철회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전해지면서 IT수요 위축 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했다.

또한, 노르트스트림 1,2 파이프라인이 폭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이 부각되며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는 애플의 생산량 확대 계획 철회,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유출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와 달러 강세, 금리 급등 등 최근 주식시장 하락을 야기시켰던 요인들이 한꺼번에 유입되며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이어 "달러와 국채 금리 수준이 높아져 있기에 기업들의 이익에도 부담을 줄 수 있어 당분간 (증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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