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입한도 30만원 이하·1년 이하 만기... 목돈 모으기와는 거리 멀어
카드 이용 실적 충족, 제휴 쇼핑몰 구매 등 까다로운 조건 내세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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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최고 금리가 연 10%를 넘는 고금리 예·적금 특판 상품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다양한 이벤트와 혜택으로 고금리 혜택을 누릴 것으로 기대돼 눈길을 끌지만 납입한도가 제한적이고 만기가 짧은 데다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이 달려있어 목돈 모으기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인터넷은행 등에서 다양한 고금리 특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에서 최고 금리를 주는 상품은 신한은행과 hy(한국야쿠르트)가 내놓은 ‘신한 플랫폼 적금(야쿠르트)’이다. 이는 6개월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월 납입 한도는 1000원~3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해당 상품은 기본금리 연 2.0%, 우대금리는 연 9%p를 적용해 최대금리는 연 11.0%다. 우대금리 9%p를 받으려면 가입 직전 3개월 이내 적금을 보유하지 않아야 하며(연 1.0%), 만기 5영업일 전까지 hy(한국야쿠르트) 온라인 쇼핑몰 '프레딧'에서 20만원 이상 결제(연 8.0%)해야 한다.

케이뱅크와 우리카드가 제휴한 ‘핫딜적금 x 우리카드’는 연 최대 10%의 금리가 적용된다. 이는 1년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월 납입 한도는 1만원~20만원이하다. 해당 상품의 기본금리 역시 1.8%에 불과하다. 8.2%p의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케이뱅크와 우리카드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8.2%p의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케이뱅크에서 첫 입출금통장을 개설 후 10일 내 상품을 가입하거나 기존 고객 중 마케팅에 동의 (연 0.5%p) △제휴적금 가입 후 익일월 말까지 지정카드로 20만원 이상 실적 보유(연 4.2%p) △제휴적금 가입후 만기 전전월말까지 지정카드로 240만원 이상 이용 실적 보유(연 1.5%p) △제휴적금 가입 후 만기 전전월 말일까지 지정카드로 자동이체 또는 대중교통 실적 6개월 이상 보유(연 2.0%p)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신한카드와 우정사업본부가 함께 출시한 ‘우체국 신한우정적금’은 최고 연 9.95%에 달하는 금리를 제공한다. 1년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월 납입 한도는 1000원~30만원이다.

기본금리는 연 2.9%에 우대금리는 연 6.6%다. 우대금리 조건은 △우체국 적금 첫 거래(연 0.1%p) △우체국 예금에서 신한우정적금으로 자동이체 납입(연 0.15%p) △우체국 예금에서 신한카드 결제 대금 출금(연 0.2%p) △신한카드 적금 가입월 + 3개월까지 20만원 이용(연 6.6%p, 단 응모월 직전 6개월 이상 신한카드 미이용) 등이다.

A씨가 받은 문자 메시지
A씨가 받은 문자 메시지

이처럼 은행권이 내놓는 고금리 특판 적금 상품은 높은 금리를 제공하지만 납입한도가 제한적이고 만기가 짧다. 이에 따라 실제로 만기에 손에 쥐는 이자는 많지 않은 수준에 불과해 '목돈 모으기'와는 거리가 멀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한, 카드 이용 실적을 채워야 하거나, 제휴한 쇼핑몰에서 일정 가격을 구매해야 하는 등의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을 전제해 은행과 기업의 마케팅 수단에 불과한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입사 후 처음으로 특판 적금에 가입한 사회초년생 A씨(25)는 “높은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상품 구매나 신규 가입, 가입 후 일정 금액 달성 등으로 조건을 채워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면서 “최근 특판 적금을 들었으나 카드에 대한 이용 내역이 있다는 이유로 우대금리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이같이 고금리 특판 적금 상품을 내놓는 이유는 신규 고객 유치 등의 목적과 함께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를 줄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고금리 특판을 진행하면 수신금리 평균을 높여 예대금리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이자장사’를 막기 위해 예대금리차 비교공시를 도입한 바 있어 이를 의식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다른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고금리 적금이 늘어나고 있다. 카드 실적 등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충족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고객은 고금리 이익을 충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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