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반도체 고전...카카오 4개 종목, 시총 하락률 50% 넘겨
태양광·방산은 미소...한화솔루션·한국항공우주 등 1조원 이상 상승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2% 이상 하락하며 2180선 아래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국내 상장사 주식종목의 시가총액이 최근 9개월 새 600조원 이상 증발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카카오 그룹주 등 IT 종목에서 하락세가 컸다.

반면 태양광과 방산, 조선주를 대표하는 일부 종목은 시총 덩치가 1조원 넘게 늘어나며 희비가 갈렸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2조원대 상승세를 보이며 시총 규모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11일 한국CXO연구소는 '2022년 3분기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대상 주식종목은 우선주와 상장 폐지된 종목을 제외한 2435곳이며, 올 초(1월 3일)와 3분기(9월 30일) 시가총액과 주가 변동 현황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3분기 기준 전체 주식시장의 시총은 1942조원이다. 올해 초 2575조원, 1분기(3월 말) 2506조원, 2분기(6월 말) 2095조원에 이어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올 초와 비교했을 때 9개월 만에 시총이 약 633조원 증발한 것이다.

실제 조사 대상의 83.5%(2033곳)는 시총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증가세를 보인 기업은 15.4%(375곳), 변동이 없는 기업은 1.1%(27곳)에 그쳤다.

가장 쓴맛을 본 분야는 IT 및 반도체였다. 삼성전자의 시총은 올 초 469조원에서 9월 말 316조원으로 152조원(32.4%) 하강했다.

SK하이닉스(33조513억원↓), 네이버(29조9389억원↓), 카카오(25조6150억원↓), 카카오뱅크(18조5255억원↓), 카카오페이(16조7651억원), 크래프톤(12조2197억원↓)도 10조원 넘게 시총이 하락했다.

카카오 그룹주의 고전이 두드러졌다. 시총이 50% 이상 줄어든 종목을 살펴보면 카카오페이(72%↓), 카카오뱅크(66%↓), 카카오게임즈(51.3%↓), 카카오(50.2%↓) 순으로 하락 규모가 컸다.

이외 위메이드(74.7%↓), SK아이이테크놀로지(68.1%↓), 펄어비스(66.2%↓), SK바이오사이언스(64.9%↓), 하이브(61.5%↓), 일진머티리얼즈(61.4%↓), 솔루스첨단소재(60.6%↓) 등도 주식가치가 반토막이 났다.

[자료=한국CXO연구소]

폭락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총 규모를 1조원 이상 늘린 곳도 있다. 주로 태양광과 방산, 조선주가 이름을 올렸다.

9개월 새 가장 많이 높아진 곳은 한화솔루션이었다. 이 종목의 시총은 연초 6조7999억원이었다가 9월 말 9조283억원으로 늘어나며, 2조2283억원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려아연 또한 9조6237억원에서 11조8185억원으로 2조1948억원 이상 덩치를 키웠다.

이어 현대중공업(1조5446억원↑), KT(1조5275억원↑), 한국항공우주(1조5157억원↑), 현대미포조선(1조3180억원↑), KT&G(1조434억원↑) 역시 1조원대 상승세를 보였다.

시총 증가율이 50%를 넘기며 미소를 지은 종목도 있었다.

이 중에서도 바이오신약 개발업체 에스티큐브는 301%(2571억원→1조312억원)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외 삼천리(194%↑), 대성홀딩스(87.3%↑), 서울도시가스(76.3%↑), 케어젠(75.3%↑), 롯데제과(69.7%↑), 현대일렉트릭(58.9%↑)도 50%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 9월 말 기준 시총 상위 20위권에 있는 대장주 주식종목들의 주식가치가 대부분 하락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침체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정세가 더욱 복잡해지고 국내 실물경제도 나빠지고 있어 내년 중에 올해 초 수준으로 주식시장이 회복할지는 미지수"라며 "다른 투자처를 찾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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