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철두철미한 양성 과정
1993년 이래 양성한 안내견 수 267두... 시각장애인의 독립된 삶 영위 도와
종이 업는 업무 체계 등 탄소배출량 감축에 힘써... 온실가스 배출량 전년比 2.9% ↓
연구소 통한 사고방지로 사회공헌... 사내 다양성 확보 노력도

<편집자 주> 최근 전 세계 기업들의 화두가 된 ESG는 모든 산업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ESG 전략과 로드맵을 수립한 `ESG 1.0' 시대가 가고, 이를 본격적으로 실천하는 `ESG 2.0' 시대로 접어들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세 가지 측면에서 기업이 얼마나 고도화된 경영체제를 갖추고 있는지, 이에따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지 여부를 판단하는 척도다. ESG 2.0시대가 시작되면서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ESG 요소를 경영에 반영하겠다는 선언적 관점에서 이를 경영의 모든 단계에 적용하겠다는 실천적 관점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ESG 실천 현장을 시리즈로 전달한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공기’가 이진용 지도사에게 길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남지연 기자]
시각장애인 안내견 ‘공기’가 이진용 지도사에게 길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남지연 기자]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서현역에 안내견임을 알리는 노란색 조끼를 착용한 래브라도 리트리버 ‘공기’가 나타나자 주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공기는 역사 한복판의 수많은 인파와 시선 속에서도 차분함을 잃지 않은 채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역사 밖으로 나오자 공기는 횡단보도에서 멈춘 채 주위를 살폈다.

인도를 막고 있는 장애물 앞에서는 옆길로 안내했고, 계단 앞에선 잠시 멈춰서 파트너가 입구를 인식하게 했다.

이진용 지도사가 “공기, 잘했어”라며 칭찬하자 늠름하게 길을 인도하던 공기는 기분이 좋은 듯 꼬리를 흔들었다.

기자도 안내견 공기와 함께 걷기에 나섰다. 기자가 눈을 감고 걷기 시작하자 딛는 바닥 외에 느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잔뜩 긴장해 땀이 나는 손으로 하네스(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이 서로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연결한 장비)를 쥐고 걸어 나갔다.

기자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안식처는 안내견 ‘공기’뿐이었다. 시각장애인에게 안내견은 소중한 눈이자 세상과 이어주는 통로로, ‘공기’라는 이름처럼 꼭 필요한, 없어서는 안되는 파트너였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공기’가 계단이 나오자 걸음을 멈췄다. 이진용 지도사가 ‘공기’를 칭찬하는 모습. [사진=남지연 기자]
시각장애인 안내견 ‘공기’가 계단이 나오자 걸음을 멈췄다. 이진용 지도사가 ‘공기’를 칭찬하는 모습. [사진=남지연 기자]

안내견 ‘공기’가 늠름한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된 데에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체계적인 양성프로그램이 한몫했다.

안내견들의 훈련상태가 시각장애인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의 양성 과정은 철두철미했다.

안내견 양성 과정은 퍼피워킹(일종의 사회화 과정)→훈련→파트너매칭→파트너 동반 교육→안내견 활동→은퇴 등으로 이어진다.

안내견으로 훈련받기에 앞서 태어난지 약 3개월이 지난 강아지들은 퍼피워킹 자원봉사 가정으로 입양돼 약 1년 동안 보살핌을 받는다.

이진용 지도사는 “1년 보육 기간 퍼피워킹 가정에게 사료, 병원비 등의 각종 비용을 모두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명 '사회화' 과정이라 부르는 기간 동안 예비 안내견은 지하철, 버스, 시장 등 일상에서 경험하는 장소에서 노인과 어린이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나 여러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퍼피워킹 과정에서 안내견은 다양한 사람과 여러 상황에 익숙함을 느끼며 성장한다.

이후 예비 안내견은 24주간의 훈련을 거치게 된다. 강아지들은 안내견 학교를 벗어나 분당 등으로 이동해 도로, 상가, 버스, 지하철 등의 일상 환경에서 기본 훈련, 복종 훈련, 위험대비 훈련을 받는다.

일례로 직선보행을 잘했는지, 높낮이가 다른 연석이나 계단 혹은 횡단보도 앞에서 멈췄는지 등의 훈련이다.

기자가 안내견 양성 과정에서 놀랐던 점은 예비 안내견의 체중과 배변주기도 기록한다는 것이었다.

이진용 지도사는 “시력부터 관절 상태 등 안내견 건강이 최우선이다. 과체중일 경우 관절염이 진행될 수 있어 매일 아침 체중을 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보행 중 배변하지 않도록 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안내견에게) 일정하게 배변하는 기회를 주면서 배변 주기를 기록하고 적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용 지도사가 가게 앞에서 인터뷰를 응하는 동안 얌전히 앉아 휴식을 취하는 ‘공기’의 모습. [사진=남지연 기자]
이진용 지도사가 가게 앞에서 인터뷰를 응하는 동안 얌전히 앉아 휴식을 취하는 ‘공기’의 모습. [사진=남지연 기자]

예비 안내견은 건강과,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 능력, 지도사가 알려준 기술에 대한 습득 능력 등의 여러 분야에서 심사를 거쳐야만 비로소 정식 안내견이라는 지위를 얻을 수 있다.

합격률은 대략 35% 정도. 안내견이 되지 못할 경우 일반 반려견으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후 안내견이 양성되면 보행속도, 성격, 보폭, 직업 등을 고려해 안내견과 시각장애인 간 '파트너 매칭' 과정을 거치게 된다.

매칭 후에는 안내견학교에서는 안내견을 시각장애인에게 분양하기 전에 약 한달간 안내견 파트너 교육을 실시한다.

첫 2주는 안내견 학교에 입소해 교육을 진행하고, 나머지 2주는 시각장애인의 거주지 근처에 숙소를 마련해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모든 생활을 같이 하면서 교육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정식 분양 후에도 정기적으로 건강관리 등 사후 점검이 시행된다.

훈련사들은 정기적으로 안내견과 함께 생활하는 시각장애인의 가정을 방문해 함께 보행하는 데 별 이상은 없는지 등을 세밀하게 점검한다. 

현재 국내에서 장애인을 돕는 개를 양성하는 곳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와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두 곳뿐이다.

이 중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국고보조금 지원 없이 자체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강아지에 대한 사랑이 컸던 故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뜻에 따라 세워졌다.

이 회장은 일본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며 어릴 적 외로움을 반려견을 통해 달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반려견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1993년 안내견 학교 개설 이래 지금까지 267두의 안내견을 양성했다. 현재 활동중인 안내견은 69두로 집계되고 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양성된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보행을 안전하게 안내하고,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독립된 삶을 영위하면서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진용 지도사는 안내견을 양성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을 소개했다.

이진용 지도사는 “외부에 다니시는 걸 어려워하시고, 친구도 없던 분께서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인해 생활반경이 넓어지고 친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면서 “안내견 양성으로 그분의 삶의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사진=삼성전자]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사진=삼성전자]

◇ 환경·고객·사회·임직원 가치 창출에 앞장... ‘ESG 모범 교본’ 삼성화재

이처럼 삼성화재는 ‘더 나은 삶을 위한 좋은 보험회사(Good Insurance Company for Better Life)’라는 비전 아래 다양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활동을 추진해오고 있다.

우선, 삼성화재는 자체적으로 다양한 친환경 활동 및 자원 절감을 통해 탄소배출량 감축에도 힘쓰고 있다.

자서명 및 전자문서 전달시스템 등 종이 없는 업무 체계 등을 수립한게 대표적이다.

삼성화재에 따르면 보험 계약 1건 체결에 A4용지 약 130장이 필요하나, 이를 전자서명으로 대체할 시 연간 A4 용지 1억 5600만장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삼성화재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으로 지난해 삼성화재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2.9% 감소한 1만 4707 tCO2eq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삼성화재는 사회적 책임투자 원칙에 따라 2020년 11월 탈석탄 정책을 선언했으며 광산 등 석탄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신규 투자, 대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오는 2030년까지 ESG 누적 투자 약정 규모를 10조 5000억원 규모까지 늘릴 예정이다.

아울러 환경·사회적 보험상품 매출을 지난해 2조7600억원에서 오는 2023년 3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해당되는 상품에는 풍수해보험, 날씨보험, 가축재해보험, 에코(ECO) 마일리지 특약(자동차보험)이 포함된다.

사회공헌(S) 측면에서 삼성화재는 ‘교통안전문화연구소’와 ‘기업안전연구소’ 등 2곳의 비영리 연구소를 운영하며 ESG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연구소를 통해 소비자들의 위험을 사전에 줄이는 방식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게 삼성화재 측 설명이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원인들을 규명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수립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음주운전 처벌 규정 개선, 안전띠 착용 의무화 등 교통안전 정책 실행에 있어 민간부문에서의 싱크탱크(여러 영역의 전문가를 조직적으로 모아서 연구, 개발을 하고 성과를 제공하는 조직) 역할을 수행했다”면서 “교통안전 발전을 이끄는 데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기업안전연구소 [사진=삼성화재]
삼성화재 기업안전연구소 [사진=삼성화재]

삼성화재는 기업안전연구소를 통해 산업 현장, 공공인프라 그리고 상업 및 주거시설에 대해 위험진단과 사고예방에 대한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평균경력 20년 이상의 석·박사급 전문인력이 축적한 지식과 경험으로 고객이 위험의 특성과 사고의 원인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효성 있는 사고예방 솔루션을 제공하여 고객이 위험요인을 제거하거나 사고로 인해 발생되는 손해를 경감하는 일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배구조(G) 면에서는 여성 인재 양성을 통한 사내 다양성 확보 등의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화재는 올해 3월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바 있고, 전체 관리자 중 책임 이상 여성 비율(여성 관리자 비중)은 지난 2019년(13.7%)부터 2020년(14.5%), 2021년(15.2%)까지 매년 성장세에 있다.

이처럼 삼성화재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통해 ESG경영 철학을 선도적으로 실행함에 따라 국내외 ESG 평가에서 우수한 결과를 내고 있다.

삼성화재는 기업의 ESG 등급 평가 기관 중 하나인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사(MSCI)로부터 지난해 ESG 등급 A등급을 받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한 ESG 등급도 A등급으로, 특히 환경부문은 A+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기후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환경경영을 실천하고, 본업에 기반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등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글로벌 기업으로서 책임을 다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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