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로 이건호 부행장 급부상..노조 “관치금융 멈춰야” 성명

[트루스토리] 김현수 기자 = KB금융그룹에 또 ‘낙하산 인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새 회장을 둘러싼 관치금융 논란에 이어 낙하산 은행장이 올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민은행장 후보로 이건호(54) 부행장(리스크관리그룹)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은행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다른 이들이 지속적으로 후보 리스트에 오른 반면, 이 부행장은 한번도 후보로 거론된 적이 없다.

김옥찬 KB국민은행 경영관리그룹 부행장과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 손광춘 전 KB신용정보 사장 등이 그간 유력하게 거론돼 왔던 상황에서 2011년 8월부터 근무 중인 이건호 부행장이 다크호스로 떠오른 것.

이 부행장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서울대 강사와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장 등을 거쳐 1999년부터 조흥은행 등에서 일했다. 학계 출신으로, 사실상 외부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이 부행장이 난데없이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까닭은 금융정책을 쥐락펴락하는 금융위원회의 정찬우 부위원장과 가까운 인연 때문으로 알려지면서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두 사람은 1995년부터 1996년까지 금융연구원에서 함께 일했다. 한 금융계 인사는 “정찬우 부위원장과 이건호 부행장은 서로 무척 가까운 관계”라고 말했다. 금융권 또 다른 관계자는 “임영록 회장도 이 부행장을 눈여겨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금융연구원 시절 함께 일했던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이 부행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당장 반대 성명서를 내는 등 반대 운동에 나섰다. 노조는 “금융위 고위 인사가 사석에서 언론사 기자들에게 친분이 있는 낙하산 출신 모 부행장을 지원하는 발언을 했다. 회장 내정자에 이어 차기 행장마저 외부 출신 낙하산 인사가 선임될 경우 내부 반발과 저항이 매우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9일 성명서를 통해 “차기 국민은행장에 외부 출신 낙하산 인사가 선임될 경우 극단적인 내부 반발과 저항으로 임기 내내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어윤대 회장은 3년간의 임기를 공식 마무리했다. 12일에는 임영록 회장 내정자가 취임하고, 조만간 계열사 대추위를 열어 차기 은행장을 뽑을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임 회장은 취임 즉시 주력계열사인 KB국민은행을 비롯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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