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 본관 앞 첫 대규모 집회

 
7월14일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기위해, 빼앗긴 권리를 되찾고자 민주노조 깃발을 세웠다. 한 달이 지난 현재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은 1600 여 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 노동자들이 지난 24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본관 앞에서 첫 대규모 집회를 열고 분노를 토해냈다. 이제 냉장고, 에어컨을 고치는 것 만이 아니라 내 삶을 고치고 노동자의 권리를 찾겠다고 당당히 선언했다.

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위장도급 불법고용 분쇄, 노동기본권 쟁취, 삼성 규탄,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승리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를 앞두고 전국 삼성전자서비스센터들은 ‘휴일 근무를 필수로 하라, 주말 근무를 하지 않으면 징계하겠다’는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하며 조합원들이 결의대회에 모이는 것을 막았다. 이날 전국 각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은 이같은 탄압을 뚫고 한 자리에 모였다.

박상철 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무노조를 경영 이념으로 세우고 헌법의 노동3권을 무시하는 삼성이다. 아무리 짓밟아도 기계가 아닌 인간인 우리는 권리를 찾기 위해 떨쳐 일어났다. 삼성의 벽을 너머 민주노조 깃발을 세운 동지들이 자랑스럽다”고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격려했다. 박 위원장은 “이제 싸움 시작이다. 신중하게 하지만 단호하고 강고하게 싸움을 해나가자”며 “노동자 계급 정신, 단결과 투쟁의 정신으로 싸우고, 삼성그룹 전체에 민주노조의 깃발이 들불처럼 번지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노조는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50여 개의 지역 분회(센터)별 현판 전달식을 진행했다. 지회 임원과 각 분회장들은 전달받은 현판을 들고 투쟁의 의지를 밝혔다. 지회 조합원들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금속노조 동지들, 삼성재벌 왕국에서 민주노조를 지키고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동지들, 함께 싸웁시다”라고 당당히 인사를 전했다. 결의대회에 모인 노조 조합원들도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사수하고 투쟁 승리를 위해 함께 싸우겠다는 의지를 담아 힘찬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현장을 대표해 발언한 신현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성남분회장은 “그동안 동료들이 해고 당하고, 여름 내 죽도록 일하고도 쌓이는 것은 빚 뿐이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후배들이 떠날 때도 조용히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비겁하고 부끄럽게 살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신 분회장은 “근로기준법을 알고, 우리의 권리를 알고 이제 소리높여 외친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더 이상 고개 숙여 살지 않겠다고 외친다”라며 “부정한 회사에 굴복하지 않겠다. 삼성은 당장 나와서 우리의 외침을 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은 투쟁사에서 “20년 동안 우리는 노동권을 침탈 당하고 인권을 유린당해왔다”며 “이건희 회장은 이 자리에 나와서 당신의 노동자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똑똑히 봐야 한다”고 외쳤다. 위 지회장은 “최저임금 무시, 근로기준법 무시, 노동권 무시, 인권 무시, 이런 삼성에 맞서 이제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한 마음으로 모인 우리들이다”라며 “12년 서비스 품질 1위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다. 이제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박살내고 노동권과 인권을 쟁취하자”고 결의를 밝혔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격려사에서 “동지들은 당당한 민주노총 80만 조합원의 일원이다”라며 “가슴을 펴고 우리의 요구를 쟁취하자. 민주노총은 동지들의 투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고용 근절 및 근로기준법 준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대표를 맡고 있는 권영국 변호사는 “삼성의 심장인 이 곳에서 첫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오늘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진짜 노동자임을 선언하는 역사에 남을 투쟁의 자리다”라고 격려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노동자들의 진짜 사용자는 삼성이다. 최고 기업이라는 삼성이 위장도급, 불법고용을 일삼고 있다”며 “이러한 이중 행태를 이제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바꿔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금속노조 강정주 편집부장 edit@ilabor.org
사진=금속노조 제공(신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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