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박영식 기자 = 안철수 무소석 의원이 28일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의 단계적 폐지를 주장했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때 지방정부의 중앙종속 및 공천비리 문제를 해결하고, 지방자치의 독립성 확대와 주민 대표성 강화를 위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를 전면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불과 8개월여 만에 번복하고 나선 셈이다.
 
최근 새누리당과 민주당에서 ‘기초의원·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공약’을 실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는 반대로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안철수 의원의 행태에 지지자들이 크게 실망하고 분노하는 이유다.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정치쇄신과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다. 지난 대선 시기에 국민은 ‘정당공천폐지’를 통해 지방자치를 살리고,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안의원의 정치쇄신 약속에 적극 지지를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약속했던 내용을 이렇게 쉽게 져버리고, 국민의 신뢰를 배반하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당공천폐지 약속을 번복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안 의원의 이 같은 약속위반은 결국 사리사욕에 따라 정치적 약속도 대의도 번복하는 구태정치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즉, 내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민주당과 경쟁해야 하는 안 의원의 입장에서 양당에 비해 현저한 격차를 보이는 조직력·자금력을 극복하기 위해 정당공천을 유지해 ‘안철수 신당’의 바람몰이를 형성해보려는 불순한 정치적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치의 질적 발전을 고심하는 것이 아니라, 정략적 고려에 따라 당장 눈앞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안 의원의 행태를 보면서 국민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안 의원은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폐지’ 약속을 실천해 지방자치를 살리고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려는 초심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 매몰돼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지지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깨끗한 정치인’으로 꼽혔던 안 의원 마저 정략적 이해득실에 따라 기존의 구태정치를 반복한다면 한국 정치는 과연 희망이 있을지 묻고 싶다. 한때 안 의원이 아직 만들지도 않은 가상 신당의 지지율이 60년 전통의 제1 야당인 민주당보다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적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 모든 것들은 ‘안철수 거품론’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 역시 민생정치를 입에 올리면서 그와 반대되는 행동이 그려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참에 되돌아보아야 한다. 여야 정치권을 향한 국민의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국회가 그래도 ‘민의를 대변하는 전당’이라는 사실을 안 의원이 깨우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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