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의 제1경 경천대의 모습이 완전히 망가졌다. 중동면 회상리 ‘회상들’을 품어주던 그 풍성했던 모래톱이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경천대는, 거대한 호수의 모습으로 바뀌었고, 강물은 완전히 녹색으로 물들었다.
 
모래톱이 너무나 넓고 아름다워 몇해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상도>의 촬영장으로 인근 주민들의 강수욕장으로, 경북의 향도 상주 관광의 메카로, 인기를 끌었던 그 풍성한 모래톱은 완전히 사라진 채 녹색의 인공의 호수만 남은 것이다. 낙동강 제1경 경천대가 ‘녹조라떼 경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비가 와도, 기온이 떨어져도, 낙동강 녹조라떼는 여전

 
정부와 환경 당국은 “비가 오고 기온이 떨어지면 녹조가 수그러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주 낙동강에 적지 않은 양의 비가 내렸지만, 빗물로 더욱 풍부히 유입된 영양염류(오염원) 덕분에 더 짙은 녹조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28일 오전 본포취수장 앞 낙동강엔 짙은 녹조띠가 강 가장자리에서부터 가운데로 번져나가고 있었다.
 
녹조띠는 상류로 이어져, 함안보 위 낙동강변에도 선명한 녹조띠가 강을 뒤덮었고, 그 상류 합천보는 물론이고, 경북 고령군에서는 우곡면에서 낙동강과 만나는 지천인 회천에까지 녹조라떼 현상이 번져나가고 있었다.
 
자, 이를 어찌 할 것인가? 맹독성 녹조가 창궐하고 있고, 강변에선 사람들이 위험하게도 수영을 하고, 배를 타고, 바나나 보트를 타고 낚시를 해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은 나라에서, 환경당국은 오직 “괜찮다, 안전하다” 할 뿐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그 소리만 듣고 있어야 하는가? 물고기가 떼로 죽어난 것이 지난해 가을날 일이다. 그 재앙이 또 반복되어도 좋다는 말인가? 죽은 물고기가 군데군데 나타나는 등 벌써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국토의 혈맥, 4대강을 되살려내라
 
지도를 펴놓고 보라, 4대강은 우리 국토의 근간이요, 한반도의 혈맥과도 같은 강이다. 그 4대강이 지금 썩어가며 죽어가고 있다. 그 안의 수많은 생명들도 함께 절멸하고 있다. 국가의 근간이 망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국가의 국운이 사멸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적 재앙이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는 말뿐인 ‘철저 검증’ 타령만 할 뿐이다. 이젠 제발 그런 무책임한 말은 그만두라. 더 늦기 전에, 다른 무엇보다, 이 국가적 대재앙에 대한 근본대책부터 수립할 일이다! 그것이 말끝마다 국가와 국민을 그렇게 생각한다는 정부가 할 최소한의 도리다. 낙동강은 다시 흘러야한다.

글 사진=정수근 대구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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