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송은정 기자 = 서늘해진 바람이 쓸쓸함을 더하는 가을, 가족을 위해 늘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이 시대 아버지들의 마음은 어떨까? 무심코 지나쳤던 나의 아버지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우아한 명작 세 편을 소개한다.

사랑에 서툴러 외로운 우리 모두의 아버지를 만나다!
칸 국제영화제 황금카메라상 노미네이트 & 감독주간 선정작
<볼케이노: 삶의 전환점에 선 남자>

37년 전 화산폭발로 천직을 잃고 고향을 떠난 하네스. 은퇴식까지 마친 그의 가슴에는 지나온 세월의 무상함과 남은 삶에 대한 공허함이 물밀듯이 몰려온다.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그는 가족들 앞에서도 늘 화난 표정으로 사사건건 성질만 낸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듣게 된 자식들의 대화에 큰 충격을 받은 그는 이를 계기로 삶에 변화를 주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모처럼 아내가 좋아하는 넙치 수프를 준비해 함께 저녁식사를 하던 중,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 또 한번의 화산폭발이 있어난다. 과연 그는 잃어버린 삶의 가치와 소중한 사랑 모두를 지킬 수 있을까?

<볼케이노: 삶의 전환점에 선 남자>는 뜨겁게 타오른 후 식어버린 잿더미가 더욱 단단하게 굳어지듯, 은퇴 후 삶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노년의 한 남자를 통해 나이가 들수록 깊어지는 자식에 대한 사랑과 아내에 대한 애정, 그리고 삶의 소중한 가치를 역설한다.

대학시절 만든 단 3편의 단편영화로 칸과 아카데미, 그리고 유럽영화상까지 단번에 휩쓴 천재감독 루나 루나슨의 시적인 연출과 아이슬란드 최고의 배우들이 보여주는 연륜이 묻어나는 명연기는 이시대 모든 아버지들의 자화상을 우아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잊고 있던 나의 아버지를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한다. 영화는 오는 11월22일 개봉한다.

"아버지, 그 시절 당신이 미웠습니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트리 오브 라이프>

 
미국 텍사스, 오브라이언과 아내는 세 아들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이룬다. 언제나 자애로운 사랑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엄마와 달리 엄격하기만 한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경외의 대상이자 두려움의 대상이다. 맏아들인 잭은 권위적인 아버지와 자꾸 부딪히게 되고 두 사람 사이엔 점차 미움과 분노가 자리잡게 된다.

영화는 성공한 중년의 건축가 잭이 자신의 유년시절을 떠올리며 시작된다. 그리고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방황했던 시간과 상처들을 화해와 이해의 과정을 통해 조금씩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잊고 있던 가족의 사랑을 깨닫게 해준다.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 숀 펜과 브래드 피트의 열연은 물론, 거장 테렌스 맬릭의 철학적 사유, 생명의 역사를 그린 경이로운 영상들, 그리고 영화의 감성을 더욱 풍부하게 이끄는 웅장한 사운드 트랙은 영화의 감성을 배가시킨다. 영화는 제 64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30년이 지나서야 깨달은 아버지의 사랑!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노미네이트 & 에큐매니컬상 수상작
<아버지를 위한 노래>

잔뜩 부풀린 펑키한 헤어에 빨간 립스틱. 한 때는 잘나갔던 세계적 세계적 록스타 셰이앤은 자신의 노래 때문에 두 명의 청년이 목숨을 끊은 후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

 
어느 날 30년 동안 왕래를 끊었던 아버지의 임종 소식으로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간 그는 아버지의 일기를 읽으며 아버지가 유대인 수용소에서 모욕감을 줬던 나치 전범을 평생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평생 아버지에게 사랑 받지 못하는 존재라고 여기며 살아왔던 위태로운 영혼 셰이엔. 그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떠난 여정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진실을 알게 된다.

영화는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는 어느 50대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성장을 위한 인생의 지침을 알려준다.

세계적 명배우 숀 펜의 파격적인 변신과 전설적 밴드 '토킹 헤즈'의 리드싱어 데이비드 번의 음악감독, 그리고 동화 같은 상징으로 가득한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만의 연출력이 빛나는 영화 <아버지를 위한 노래>는 제 64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노미네이트 되고 에큐메니컬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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