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삼성전자 A/S기사님들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을 창립해 현재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의 가장 큰 요구사항은 삼성전자서비스가 A/S기사님들을 직접 고용하라는 것입니다.
 
삼성제품을 쓰고 있는 소비자들은 삼성서비스센터에 수리를 요청합니다. 그래서 센터가 수리일정을 조정하고 일을 배분해서 A/S기사님들에게 몇 일날 어디로 무슨 제품을 수리하러 가라고 지시를 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 일을 맡은 기사님은 삼성 직원이 아닌 협력업체 소속 직원이라는 것이지요.
 
이 얘기를 들은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합니다. 꼼수라고 하지요. 삼성에서 A/S기사님에게 지급할 돈을 아끼기 위해 간접고용이라는 편법을 쓴 것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일을 지시하고 통제하는 건 삼성입니다. 그런데 월급을 받을 때만큼은 삼성이 아닙니다.
 
그래서 삼성전자 A/S기사님들이 노동조합 활동을 통해 삼성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많은 분들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동안 많은 수의 노동자가 가입했다는 것은 그 동안의 관계가 불합리했다는 증거이지요.
 
노동당 구로당원협의회에서도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구로지역 곳곳에 삼성전자 서비스 노동조합을 지지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게시했고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입주해 있는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삼성으로서는 민감한 활동이어서인지 1인 시위를 진행할 때에는 그 곳 경비 직원들과 꽤 큰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특히 심재옥 당원님과 함께 갔을 때에는 저만한 덩치의 직원들이 여럿이 몰려들어 둘러싸고 위협을 하더군요. 실랑이를 벌이던 경비직원들 너머로 삼성서비스 A/S기사님들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직접 말씀은 못해도 그 얼굴 표정이 어떤 의미인지는 잘 알겠더군요.
 
경비직원들은 우르르 몰려와 피켓의 내용을 주민들이 볼 수 없게 가렸고 심재옥 당원님은 주민들이 피켓의 내용을 잘 볼 수 있도록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1인시위를 진행했습니다. 경비직원들이 우르르 같이 몰려다녀주니 홍보효과가 오히려 더 좋습니다.
 
주민들은 피켓의 내용을 유심히 읽고 더 자세한 얘기를 물어보십니다. 불법파견의 내용을 설명해 드리면, 당연히 삼성이 월급 주는게 맞지 않냐고 하십니다. 대기업이 사람 쓰는 돈을 아까워하면 안된다는 분도 계십니다. 응원하고 지지한다며 파이팅을 외치고 가시는 주민도 계셨습니다. 경비직원들이 사유지라며 불렀던 경찰도 우리를 내쫓는 것이 아니라 불법파견이 무슨 말인지 물어보고 고개를 주억거립니다.
 
주민들의 반응을 보며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이 그 목소리를 더 낼수록 공감과 지지가 확산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의 투쟁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만의 투쟁이 아니라 불법파견과 간접고용에 시달리는 더 많은 노동자들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파견이 근절될 때까지, 더 나아가 우리 사회 불법파견이 근절될 때까지 노동당 구로당협도 함께 연대하고 투쟁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양동석 노동당 구로당협 사무국장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