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김도연 기자 = 이석채 KT 회장의 배임 혐의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이 김일영 KT 사장의 해외 출국을 불허하는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KT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8일 복수의 KT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일영 사장은 지난 6일 저녁 우간다로 출국하려다 출국심사대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석채 회장의 최측근인 김 사장이 비자금 조성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포착, 검찰이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기 때문.

KT 한 관계자는 “김 사장은 지난 3일 이사회에 사의를 표명한 이석채 회장 대신 우간다 대통령을 면담할 예정이었다”면서 “지난달 르완다에서 열린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 이후 우간다 LTE 네트워크 구축 관련으로 요웨리 카구타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이 회장에 면담을 요청한 상태였는데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전했다.

당초 요웨리 대통령은 이석채 회장과 면담, KT의 아프리카 사업에 대한 논의를 가질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KT는 르완다에 이어 케냐에 LTE 기반 모바일 브로드밴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아프리카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우간다뿐만 아니라 말리, 남수단에서도 면담을 요청, 추가 사업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김 사장의 아프리카 우간다 출장이 해외 도피용이 아니냐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개진하고 있다. KT는 이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6일 밤 출국해 9일 돌아올 예정이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김 사장이 우간다에서 귀국한지 불과 일주일도 안돼 또다시 출국하려던 점은 이 같은 ‘도피설’을 더욱 부채질 하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에 있던 김홍진 글로벌&엔터프라이즈부문(G&E) 사장을 불러들이고 굳이 김일영 사장이 나가려고 했던 점은 의문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간다 대통령과의 면담이 중요했다면 김홍진 사장이 우간다 대통령을 만나고 입국하는 것 편이 자연스러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검찰은 김일영 사장이 IT 플랫폼을 새롭게 구축하는 KT의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BIT) 과정에서 사업비 9000억여원 중 상당 부분을 해외로 빼돌렸는지 여부, 수상한 해외 컨설팅 명목으로 수백만 달러씩이 지출되는 데 관여했는지 등을 의심하고 있다.

또 위성사업을 맡고 있는 KT샛 사장을 겸임하고 있어 무궁화위성 2호와 3호의 매각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도 함께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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