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천호영 기자 =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14일 경남 사천 출신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내정을 계기로 부각된 사정기관의 부산·경남(PK) 출신 인사 편중에 대해 “우연한 일치로 경남이 됐을 뿐, 특정 지역을 고려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 출석한 자리에서 “김 후보자 내정으로 PK 인사에 치중돼 있다는 논란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대통령이나 인사위원장인 저나 화합·탕평 인사를 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여야는 이날 국감에서 모두 청와대의 인사 문제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지만 어감에는 차이가 있었다.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신 PK 편중인사’와 최근 청문회에서 불거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등 후보자들의 부실한 인사검증 문제를 추궁한 반면, 새누리당은 지연되고 있는 공공기관장 인선 문제에 집중했다.

김 실장은 “17개 부처 장차관급을 포함해 핵심 공직자의 35%가 영남인데 특정 지역 편중이 아니냐”는 전병헌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종합적으로 판단을 하면 심하게 편파적이라고 할 순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일부 권력기관장들이 우연히도 지역이 중복돼 그런 비판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러 방면으로 인재를 찾아봤지만 (다른 지역에는 인재가 없어)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지명된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마산)와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사천)를 포함해 김 실장(거제)과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마산)이 모두 경남으로 PK 출신이 사정라인을 장악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내정과 관련, “검찰총장은 추천위에서 4명을 추천했고 법무부 장관이 그 중에서 김 후보자를 제청한 것”이라며 “1991년 법무부 장관 당시 김진태, 채동욱 검사 등이 평검사로 있었는데 그 후로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채 전 검찰총장 낙마 후 후임 인사에 관여했다는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그것은 전적으로 홍 사무총장의 착오에 의한 발언”이라며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홍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실장이 PK 이외 지역 인사 두 명에게도 검찰총장을 제안했지만 당사자들이 고사한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바 있다.

“문형표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은 검증했느냐”는 김성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검증이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충분히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후보자가 법인카드를 한번이라도 사적으로 썼다면 사퇴하겠다고 했는데 받아들일 것이냐”는 최동익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처리할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야권에서 자신을 흥선대원군에 비유해 이른바 ‘기춘대원군’ ‘막후실세’라고 부르는 데 대해서는 “비서의 한 사람으로서 낮은 자세로 일하고 있지만 좋지 못한 표현이 언론에 나오는 것을 보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부덕의 소치로 보고 더 낮게 겸허하게 일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지연되고 있는 공공기관장 인선 문제에 집중했다.

이채익 의원은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분들도 인사를 빨리 해야 한다”고 채근했고, “공공기관 인사가 얼마나 진행됐고 언제쯤 마무리하느냐”는 윤상현 의원의 질의에 김 실장은 “종결이 안 됐다 뿐 거의 진행되고 있고 연내로 끝날 것”이라고 답했다. 강은희 의원도 “공공기관 인선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압박했고, 이완영 의원 역시 “공공기관 인사를 빨리 해야 한다”고 비판에 동참하자, 김 실장은 “더욱 속도를 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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