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대위 출범식에서 공식 채택

 
[트루스토리] 두 달 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된 바로 그 장소. 고양 킨텍스에서 중앙선대위 출범식 겸 수도권 선대위 출범식이 11월 4일 오후 2시에 개최되었다.

정은혜 부대변인은 밝은 표정과 낭랑한 목소리로 개회 선언을 했다. 국민의례에 이어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님의 영상이 상영되었다. 3년이 지났으니 덤덤해질만도 한데 여전히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

문 후보의 영상이 이어졌다. 두 분께 보답하는 방법은 오로지 12월 19일 승리하여 당선증을 국립현충원과 봉하마을에 가져가는 것 뿐이다. 문 후보는 누가 뭐래도 당당한 두 대통령의 후계자가 될 것이다. 화려한 브레이크 댄스공연이 이어졌고 마이크는 시민 캠프 유정아 대변인과 탁현민 교수에게 넘어갔다.

두 사회자와 이정우 교수, 정해구 교수, 안도현 시인, 김영경 위원장, 박영선 위원장과 함께 하는 대담이 이어졌다. 각자가 생각하는 문재인을 이야기했는데 과거에는 노무현의 문재인이었지만 지금은 당당하게 혼자 섰으며 그럼에도 여전히 겸손한 사람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대담의 마지막은 대한민국 최고시인 중 하나인 안도현 시인의 ‘사랑한다는 것’ 낭송이 장식했다.

이때 문재인 후보가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대회장에 입장했다. 엄청난 박수소리와 함께 악수 세례가 이어졌다. ‘홈그라운드’ 임에도 불구하고 두 손으로 하는 특유의 악수와 유쾌한 정숙씨의 파안대소도 여전했다. 그러고 보니 문 후보의 손이 괜찮은지 살짝 걱정이 되었다. 

다음은 ‘국민의 명령’을 받드는 시간이었다. 그전의 틀에 박힌 출범식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SNS와 홈페이지를 통해 3,539건의 정책이 제안되었는데, 10대 학생에서 83세 노인에 이르는 다양한 계층이 참가했다. 누리꾼들의 투표로 압축되어 오늘 본선에 오른 정책은 모두 18개였다.

그 중 1호 정책은 ‘장애인 등급제 폐지’가 선정되었다. 온라인 투표 참여자 2만4750여 명 가운데 32.1%(7,953)의 지지를 얻어 국민명령 1호로 채택된 것이다.

장애인 등급제 폐지는 장애인 활동가 이라나(31·여) 씨가 제안한 정책으로 장애등급(1급∼6급)에 따라 획일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를 폐지하자는 내용으로, 장애계에서 끊임없이 요구해온 사안이기도 했다.

이라나씨는 "사회복지를 시행하면서 등급을 매기는 제도는 없다"며 "장애인 인권을 보장할 수 있게 돼 감사드린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선정된 정책은 문 후보가 당선될 경우 첫 국무회의에서 행정명령으로 공표할 계획이다.

이날 아쉽게 1호 정책으로 선정되지 못했지만, 본선에 진출한 나머지 17개 정책 제안자들은 정책 제안 취지와 설명을 담은 정책설명서를 문 후보에게 전달했다.

국가필수예방접종 확대를 주문한 곽은혜씨는 시민들이 공모전에 응모한 3539건의 모든 정책 제안을 담아 제작한 국민명령 1호, 77일간의 기록 책자를 건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법정교원 확보’를 주장한 박진씨는 임용 시험이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유치원·초등·중등·특수교사들의 염원을 전달하기 위해 참석해 박수를 받았다.

이제 문 후보의 연설이 남았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지난 9월16일, 여러분은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로 저를 선택하셨다. 그 선택은, 정권을 바꾸라는 명령이었다. 정치를 바꾸라는 명령이었다. 대한민국을 바꾸라는 명령이었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며 연설을 시작했다.

“대선이 45일 남은 이제, 출전 준비가 끝났다. 우리는 오늘 ‘위대한 도전’의 첫 발을 내딛는다. 기필코 정권교체가 이뤄질 것이다. 문재인 정부 5년 간, 대한민국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다. 이 자리에서 그 ‘위대한 도전’의 깃발을 올린다. 저는 출마하면서 정권교체와 함께 정치교체, 시대교체를 약속했다. ‘공평’과 ‘정의’로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 저와 여러분의 ‘위대한 도전’은 반드시 ‘위대한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정의로운 자들의 위대한 도전으로 역사는 발전했다. 우리 국민들도 위대한 도전으로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주화를 이룩했다. 그러나 시대는 다시 위대한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지금 위기이다. 저는 ‘5大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5大 위기란 정치의 위기, 성장잠재력의 위기, 일자리의 위기, 불안의 위기, 평화의 위기였다.

이어서 문 후보는 만들고자 하는 정부의 모습을 제시했다. “꿈을 담는 정부가 될 것이다. 경제 민주화로 불공평, 불공정의 경제구조를 과감히 고치겠다.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 상공인이 상생하는 성장 모델을 만들어 내겠다. 좋은 일자리가 성장을 이끌고, 성장이 다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선순환 경제를 완성하겠다. 문재인 정부에서 한반도는 새로운 평화의 시대, 남북경제연합의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북방 경제와 대륙 경제로 우리 경제의 지평이 넓어질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이 기댈 수 있는 정부가 될 것이다.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하는 복지국가, 안심한국을 향해 나아가겠다. 또한 국민이 믿고 맡기는 정부가 될 것이다. 기득권과 특권 없는 공정한 정치,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정치, 공평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정치! 저는 새로운 정치 시대를 여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의 첫 번째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정권심판’도 빼놓을 수 없는 주제였다. “이번 선거는 ‘5大 위기’를 초래한 세력과 ‘5大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바꾸려는 세력 간의 결전이다.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 정권의 국정 파탄이 5대 위기를 만들었다. 경제도 망치고, 평화도 망치고, 안보도 망쳤다. 무능에다 부패도 끝 간 데를 모른다.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을 함께 심판받아야 한다. 당을 이끈 박근혜 후보도 공동책임이 있다. 책임을 지고, 심판받아야 할 새누리당과 박후보가 다시 정권을 맡겠다고 나선 것, 참으로 염치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여기서 큰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왔다.

그는 “인류의 역사는 참정권 확대의 역사이다. 왕에서 귀족으로, 그리고 국민으로, 인종, 성별, 신분의 벽을 깨가면서 참정권을 넓혀 온 것이 세계 공통의 민주주의 발전사다. 대한민국 또한 유신 독재 때만 해도 국민들 손으로 대통령을 뽑지 못했다. 불과 30여 년 전 일이다”며 최근 최대의 이슈로 떠오른 ‘투표시간 연장’에 대해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이어 “국민의 참정권은 더 확대되어야 한다. 재외국민들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2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들지만, 참 잘 한 일이다. 그러나 국내에 있으면서도 일 때문에 투표하지 못하는 국민이 수백만 명에 달한다. 3시간만 연장해도 그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국민의 참여야말로 가장 중요한 정치 혁신이다. 참정권을 보장하고 확대하는 것은 선거의 유-불리에 따라 좌우될 문제가 아니다. 필요하다면 국고보조금 반납법안을 받아들이겠다고 제안했다. 또 추가 예산이 소요된다면 그만큼 정당에 지급하는 선거보조금을 줄여도 좋다고 제안했다. 박 후보만 찬성하면 수백만 명이 더 투표할 수 있다. 박 후보 본인의 입장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혀주실 것을 요구한다”며 이 문제에 대한 후보 자신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안철수 후보에게 단일화를 호소하고 이어서 정당정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밝혔다. “정당은 우리 헌법 제1장에 명시돼 있다. 국회, 정부, 대통령보다 앞에 있다. 국민 의사를 대표하는 대의조직이고, 민주주의의 토대이다. 국민이 정당에 대해 갖는 냉소와 실망도 그 역할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지만 혁신해서 제 역할을 하도록 해야지 해체나 존재 부정의 대상은 아니다. 민주통합당도 국민의 눈높이에 많이 모자라지만 헌정과 민주주의가 유린되던 시절에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민주주의를 지켜온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 민주당을, 더 크게 하나되는 민주진보 개혁진영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혁신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저와 당원 동지들에게 주어진 책무이다”라며 당원들의 동참과 희생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거대한 전환의 시작을 알리는 대역사다. 이제껏 역사와 시대의 부름을 피한 적이 없다. 지금 저와 우리 당이 부여받은 역사적 소임은 대한민국을 바꾸는 일에 우리를 던지는 담대한 도전이다. 오직 전진만 있을 뿐이다. 정권과 정치와 시대를 바꾸는 ‘위대한 도전’이 먼 훗날 우리 역사에서 반드시 ‘위대한 변화’로 기억될 것이다.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이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고 마무리 하자 엄청난 박수와 연호가 쏟아졌다. 

정동환 독자 기자 / 강원도 춘천시 사농동
사진제공=문재인 대선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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