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라인 구축하고 배터리 공장 건설
인프라법 우려 표해..."비현실적이지 않은 규제 부과해야"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이 19일(현지시간) 스파튼버그 공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이 19일(현지시간) 스파튼버그 공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 독일 자동차 기업 BMW가 미국 전기차 생산시설에 수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법안은 북미산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사실상 미국 내 공장을 확장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BMW는 미국 내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시설에 총 17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한화로 약 2조4300억원이 넘는 규모다.

이 가운데 10억달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스파튼버그 공장에 전기차 생산라인을 세우는 데 쓰이고, 7억달러는 같은 지역 우드러프 인근에 새 배터리 공장을 짓는 데 사용된다.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은 "단일 투자로 우리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라며 "전동화 동력의 주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30년까지 미국에서 최소 6종의 전기차 모델을 생산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이번 결정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데 의의가 있지만, BMW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영향이 일부 있었다는 점을 내비쳤다.

집세 회장은 법안의 보조금 기준과 관련해 "자동차 업계가 개발을 중단한다면 재앙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은 북미에서 채굴된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써야 한다는 기준도 적용할 예정인데, 이에 대해 집세 회장은 "완전히 비현실적이지 않은 규제를 부과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BMW 투자 소식이 나온 뒤 독일 정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로베르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은 "우리 두 나라 사이의 평평한 운동장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며 "유럽 차원에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주는) 강력한 보조금으로 기업들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탈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무역전쟁으로 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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