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자금을 겨냥한 검찰 수사와 관련, '대장동 특검(특별검사제)'을 공식 제안했다.

이 대표는 회견에서 "우리 정치는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망각하고 있다. 정쟁에 몰두하는 사이 민생은 외면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 사건'에 대해 "파도 파도 나오는 것이 없자 이제 윤석열 검찰은 조작까지 감행하는 모양이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왜곡되고, 야당을 향한 노골적 정치탄압과 보복수사의 칼춤소리만 요란하다"며 "대선자금은커녕 사탕 한 개 받은 것도 없다"며 대선 자금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대표는 특검을 제안하면서 '부산저축은행 의혹'과 '대통령 부친 집 매각 경위' 등도 함께 밝히자고 했다. 또 이번 특검이 "모든 의혹들을 남김없이 털어낼 기회"라며 "대통령과 여당이 특검을 거부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대선 당시 특검을 주장해놓고 아무런 실천을 하지 않았는데, 이제 행동으로 진정성을 입증할 때"라며 특검 수용을 촉구했다.

◇ 이 대표 "검찰 수사는 국가 경영에 결코 도움 안 돼"

한편,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 앞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 주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는 것과 관련 “지금 정부 여당 태도는 야당을 말살하고 그 존재를 부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은 정치가 아니다. 국가 경영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 여당은 야당과의 협치를 추진해 정책 과제를 실행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형국을 보면 야당을 공격하기만 한다”며 “민주당은 국정과 민생을 챙기려고 지금도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국정의 한 축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며 “정부 여당도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국내외 경제 위기 상황과 관련해서는 “주식 시장이 계속 나빠진다”며 “선량한 개미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제가 지난 대선 때 약속한 공매도 한시적 금지 같은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제 문제, 특히 최근 고금리 자금 경색에 따른 연쇄 부도 같은 심각한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한 정부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SPC 계열사 제빵 공장 사고에 대해서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핵심은 중대재해처벌법”이라며 “중대재해법을 완화하려는 시도가 정부 여당에서 이뤄지는데 이는 인권 경시”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7대 입법 과제’에 포함해 추진하는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노란봉투법은 불법 파업을 보호하자는 것이 아니라 합법적 파업에 대한 손배소와 가압류 남발을 막자는 것”이라며 “정부 여당은 민주당이 불법 파업을 보호하려는 것처럼 호도한다”고 했다.

다음은 이재명 대표 특별 기자회견 전문.

<대장동 특검으로 정치 수사를 끝내고, 오직 민생만 챙깁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입니다.

정치의 존재 이유는 민생이고 주권자가 위임한 권한은 오직 약자의 눈물을 닦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데에 사용돼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정치는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정쟁에 몰두하는 사이 민생은 외면받고, 국민의 먹고사는 걱정은 하루하루 커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대장동 사건'입니다.

파도 파도 나오는 것이 없자 이제 윤석열 검찰은 조작까지 감행하는 모양입니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왜곡되고, 야당을 향한 노골적 정치탄압과 보복수사의 칼춤소리만 요란합니다.

대통령과 특수 관계인 검찰 엘리트 특권층은 줄줄이 면죄부를 받아 법의 심판을 피하게 됐습니다.

심지어 명백한 물증이 있는 '50억클럽' 곽상도 전 의원은 보석으로 풀려나왔습니다.

거듭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 이재명은 단 1원의 사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온갖 방해에도 업자들로부터 70%의 개발이익, 즉 5000억원이 넘는 돈을 공공의 몫으로 환수했습니다.

특히 사전확정이익 4400억원 환수에 이어 사업성이 높아지면서 1100억원을 추가 환수해 화천대유 일당들이 저를 향해 "공산당 같은 사람"이라고 욕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사업 이익을 나눠가지려고 공모하면서도 "우리끼리 돈 주고 받은 걸 이재명이 알면 큰일 난다"라고 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제게 선거자금을 줄리있겠습니까? 그들 말대로 이재명은 "씨알도 안 먹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런 명백한 사실들이 정권이 바뀌고 검사들이 바뀌니, 송두리째 부정되고 조작과 날조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아무리 털어도 먼지가 안 나오자 가면을 씌워 '대선자금' 사건이라고 속이려 합니다.

정치자금은커녕 사탕 하나 받은 것도 없습니다. 정쟁과 정치탄압으로 날을 지새울 만큼 한가하지 않습니다.

저의 정치적 운명이 국가의 운명보다 중요할 수 없습니다.

대통령과 여당에 공식 요청합니다. 대장동 사건과 관련된 모든 사안들의 실체 규명을 위한 특검을 수용하십시오.

특검으로 대장동 사건의 뿌리부터 잎사귀, 줄기 하나까지 남김없이 투명하게 확인하고, 민생 살리기에 정치권의 총력을 모읍시다.

현재 거론되는 대장동 자금의 대선자금 유입은 물론 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의혹들을 총망라해야 합니다.

첫째, 비리세력의 종잣돈 역할을 했다고 의심받는 부산저축은행 의혹을 밝혀내야 합니다.

둘째, 대통령 부친의 집을 김만배 누나가 구입하게 된 경위를 밝혀야 합니다.

셋째, 진술이 갑자기 변경되는 과정에서 제기된 조작수사와 위증교사 의혹도 밝혀야 합니다.

넷째, 대장동 몸통이 이재명이라고 하는 등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문제도 수사대상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모든 의혹들을 남김없이 털어낼 좋은 기회입니다. 대통령과 여당이 특검을 거부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특히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대선 당시 특검을 주장해놓고 아무런 실천을 하지 않았는데, 이제 행동으로 진정성을 입증할 때입니다.

떳떳하고 걸릴 게 없다면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즉각 특검을 수용해야 할 것입니다.

윤석열 정권은 명심해야 합니다.

이재명을 때린다고 정부여당의 실정이 가려지지 않습니다. 민주당을 탄압한다고 정부여당의 무능이 감춰지지 않습니다. 정치보복의 꽹과리를 울린다고 경제침체의 공포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대통령과 여당은 하루빨리 특검법 수용을 서둘러주시기 바랍니다. 정치보복의 시간을 끝내고, 민생의 시간을 열어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