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리비도와 뇌기능 유지에 좋다

【뉴스퀘스트=이철형 와인 칼럼리스트】 음주를 하면 어느 정도 마실 때까지는 두뇌활동이 활발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정량을 넘어가면 오히려 뇌활동이 둔화되고 심지어는 마비되는 정도에까지 이른다는 것도 숙취에 이를 때까지 마셔본 사람들은 안다.

그럼 음주는 뇌기능유지에 도움이 될까? 그렇지 않을까?

2006년 신경역학(Neuroepidemiology)지에 발표된 1,416명을 대상으로 한 콜럼비아 대학(Columbia University)의 연구에 따르면 뇌 기능은 적당량을 마시는 음주자보다 비음주자가 현저하게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고 한다. 즉 적당량의 음주가 기억력과 방향성(orientation) 등 전반적인 인지능력을 어느 정도 유지시켜준다는 것이다.

이것은 조지아 대학교 공중 보건 대학의 연구팀의 연구에서도 확인이 되었다.

여성의 경우 주당 8잔 미만, 남성의 경우 주당 15잔 미만을 마신 사람들이 음주를 전혀 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높은 총 인지 능력을 발휘했고 인지능력 쇠퇴 비율은 더 느렸다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미시간 대학이 20년 가까이 미국의 노령화 인구를 조사한, 건강 및 은퇴 연구에 참여한 19,877명의 데이터를 가지고 연구했는데 이들 피험자의 평균 연령은 62세였고 이중 약 60%가 여성이고 약 85%가 백인이었다.

일상적인 뇌 기능을 분석하기 위해 피험자들은 단어 기억, 정신 상태 및 어휘력 등의 세 가지 영역을 테스트하였는데 이는 무려 약 9년에 걸쳐 기억력, 지능, 전반적인 지식 능력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반복적으로 시행되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적당량의 음주자로 간주되는 사람들은 비음주자에 비해 세 가지 영역 모두에서 일관되게 더 높은 인지 기능의 궤적을 보였다.

알코올 소비 빈도는 참가자가 직접 보고한 것이기에 객관성이 떨어지고 잠재적 편견의 여지가 있고 개인의 건강 상태는 인지 테스트 수행에서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이 연구는 적당한 알코올 섭취가 인지 기능을 직접적으로 향상시킨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않지만 저녁에 칵테일이나 와인 한 잔이 정신을 맑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볼 수는 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저녁에 편안한 마음으로 와인 한잔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 하루 일과를 돌아보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거나 소위 멍 때리며 휴식하는 것이니 인지 능력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바쁜 일상생활에서 휴식과 하루를 정리하는 것을 동시에 할 수 있고 한 잔 정도를 하고 잠을 자면 숙면도 하게 되니 당연히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다.

이와 유사하게 적당량의 음주를 하는 것이 창의적인 문제 풀이 능력을 더 높여주는데 기여한다는 연구도 있다. 이것은 앞의 인지능력 유지나 퇴화속도 저하 정도가 아니라 창의성까지 높여주는 것이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여서 주목이 된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는 오히려 창의성 발휘에 방해가 된다는 것은 이미 우리들이 경험하여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심지어는 필름이 끊긴다고 표현할 정도로 전혀 기억을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것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과음은 절대 좋지 않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 연구는 창의적인 문제를 푸는 동안 적당량의 술과 음식을 먹은 사람이 맨정신으로 문제를 푼 사람보다 더 문제를 잘 풀었다는 것인데 좀 신기하기는 하다.

개인간 주량의 차이는 있겠지만 약간의 음주를 하면서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작곡하거나 작사하거나 시나 수필, 소설을 쓰면 더 창의적인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다는 말이 될 수 된다. 

많은 음악의 거장 작곡가들이 와인을 좋아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으니 간접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들 연구는 와인 예찬론자 입장에서는 딱히 주종을 구분하여 연구한 것이 아니라는 아쉬움이 남기는 한다.

그래도 와인이 좋은 성분을 많이 가지고 있으니 기왕이면 와인을 마시라고 주장할 수는 있겠다.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 아전인수격인 필자 나름의 해석이자 바램이다.

와인을 마시면 리비도(Libido)가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리비도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사람이 내재적으로 갖고 있는 성욕. 또는 성적 충동. 프로이트 정신 분석학의 기초 개념으로, 이드(id)에서 나오는 정신적 에너지, 특히 성적 에너지를 지칭한다. 융은 이를 생명의 에너지로 해석하였다.’로 나온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열정과 욕망과 행동을 일으키는 근원적인 힘을 리비도 즉, 성적 본능이라고 보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이론대로라면 리비도가 강하면 좋은 것이다.

생명의 에너지가 강할수록 활력도 넘칠 테니까.

음주가 직접적으로 발기부전을 예방해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이것은 음주가 리비도에도 좋다는 것으로 확대해석해볼 수 있다.

원래 음주를 하면 남성의 경우 발기가 잘 안된다는 것이 의학적인 견해였는데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2009년에 발표된 ‘성 의학 저널(Journal of Sexual Medicine)’에 소개된 연구에 따르면 음주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기 부전의 가능성이 25~30% 감소한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것은 웨스트 오스트레일리아 대학에서 1770명의 호주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인데 이 연구의 수석 책임자는 이것이 남자들에게 음주를 하라고 권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말한다.

의학 연구자이니 당연한 말이겠지만 자신들의 발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발기 부전과 알코올 소비간의 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하고 있기는 하다. (출처 : 메디컬데일리(https://www.medicaldaily.com/7-health-benefits-drinking-alcohol-247552))

사실 약간의 음주가 무드 조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술을 마실 줄 알면서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우리 모두가 경험칙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굳이 남녀 관계가 아니더라도 적당한 음주가 사람간의 서먹한 분위기 해결사라는 것도 누구나 알고 있다.

술 중에서도 특히 와인은 무드 조성에 더 도움이 된다.

색상부터가 오묘하고 향과 맛이 풍부하여 다른 주종에 비해 감각과 감성을 더 자극하니까.

심지어 약간의 와인은 입냄새를 제거해주는 효과도 있다는 말도 있다.

사실인 지는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충치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확실하니 이 역시 믿어도 좋을 듯하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와인은 그 나름의 에피소드나 스토리가 있으니 교양의 수준까지 드러내 주어 ‘나의 해방일기’라는 드라마에 나와서 유행하고 있는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추앙하라’는 것처럼 지적 수준이나 유머 감각 등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으니 감성을 너머 이성적 차원에서도 분위기 조성이 된다.

아니 다른 주종보다 와인을 권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상대를 추앙한다는 표현일 수도 있고 상대방은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퇴근할 때 집에 소주나 위스키, 맥주를 사가지고 들어가는 것보다는 와인을 사가지고 가는 것이 더 환영받는 게 현실이다.

잔잔한 음악에 촛불을 켜놓고 와인 한 잔씩을 따라 놓고 마주 앉아 있으면 그 자체가 황실 부럽지 않은 자리 아니겠는가.

어떤 연구에서는 남녀가 포옹을 하는 경우 여성에게서는 호르몬의 변화가 일어나는 반면 남성에게서는 거의 변화가 없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 여성이 무드에 약하다는 세속적인 말을 증명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 호르몬 분비가 본능적인 모성애의 발로일 수도 있겠지만.

꼭 실험이 아니더라도 평소 우리들의 일상에서 이미 우리가 경험한 일인데 이것이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의학적 연구에서 통계적으로 증명되었다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이리라.

상대를 추앙하고 추앙받으며 오랫동안 인지능력과 창의성을 유지하면서 건강하게 장수하는 삶이 행복한 삶이 아닐까? 

그래서 오늘도 가볍게 와인 한 잔!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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