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흑자전환 시기보다 2~3분기 앞당겨...8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 달성
“충성도 높은 고객과 압도적 로켓배송 서비스 덕...앞으로 성장세 이어갈 것”

쿠팡. [사진 안철수=연합뉴스]
쿠팡. [사진 안철수=연합뉴스]

【뉴스퀘스트=장예빈 인턴기자 】 쿠팡이 9일(현지시간) 3분기 영업이익 7742만달러(환율 1368원 기준 1059억 원)를 기록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통해 공시했다.

로켓배송 도입 등 대규모 물류 투자에 나선 지 8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에 달성한 것이다.

3분기 매출은 51억133만달러(약 6조9811억 원)으로 원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하면서 7조원에 육박했다.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분기 매출이다.

달러 기준으로는 지난 1분기 매출인 51억1668만달러 보다 적었고 2분기(50억3782만달러)에 비해서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 순이익 역시 9068만달러(1240억 원)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쿠팡이 2023년으로 예상됐던 흑자 전환을 2~3분기 가량 앞당기면서 큰 성장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송민근 전주대 물류무역학과 교수(쿠팡물류전문인력양성사업단 사업단장)은 “쿠팡은 2014년 약 3000억 원 수준의 매출 규모에서 2021년 22조 원을 넘어서는 등 막대한 성장 잠재력을 보였다”며 “이번 쿠팡의 흑자 전환은 쿠팡이 강조해온 ‘계획된 적자’를 대내외적으로 입증하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쿠팡은 지난해 3월 상장 이후 작년 기준 약 1조8000억 원의 규모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쿠팡은 이에 대해 일반 기업의 적자와는 다른 물류 인프라 강화 등 대규모 투자 병행의 결과라는 점에서 ‘계획된 적자’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고, 실제로 올해 1분기 2억570만달러(약 2805억 원)에 이어 2분기 6714만달러(약 915억 원) 등으로 적자 폭을 줄여오면서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역시 “그동안 적자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혔던 물류센터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시점에서 조기 흑자전환이 이뤄졌다”며 “이익 증가 폭이 크게 나타난 만큼 앞으로의 성장세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쿠팡의 이번 흑자전환의 가장 큰 원인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과 ‘압도적인 로켓배송 서비스’를 꼽았다.

실제 제품을 한번이라도 구매한 이력이 있는 활성고객이 약 1800만명에 달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고, 객단가(1인당 고객 매출)도 284달러(38만원)으로 지난해와 비교 시 3% 늘어났다.

서용구 교수는 “전 분기 쿠팡 이용자 수에 큰 변동이 없었고 무엇보다 이용 고객들의 객단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의 수가 늘어났다는 중요한 포인트가 드러났다”고 해석했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고객 수와 구매력의 증가 추세로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의 매출 역시 49억달러(약 6조5684억 원)를 기록하면서 원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은 이날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최근의 수익 개선 노력은 기술과 인프라, 공급망 최적화와 혁신에 대한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독보적인 물류 네트워크에 지난 7년간 수 십억 달러를 투자해온 결실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프로세스 최적화, 머신러닝과 로보틱스를 포함한 자동화 기술 등에 투자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상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실적 발표로 전문가들은 쿠팡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임을 증명했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성장세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서용구 교수는 “쿠팡은 현재 가장 큰 적자 요인으로 꼽힌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흑자 상승세에 접어들었다”며 “빅3(쿠팡, 네이버쇼핑, SSG닷컴)가 이커머스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구조에서 쿠팡의 로켓배송은 압도적으로 차별적인 서비스로 작용하기 때문에 ‘쿠팡 대세론’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송민근 교수는 “한국의 아마존(Amazon)을 지향하고 있는 쿠팡은 아마존이 미국에서 온라인 기반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각각 강세를 보이는 월마트, 쇼피파이(Shopify)와의 대결구도를 보이고 있는 것과 유사하게 한국의 유통 강자인 이마트와의 경쟁과 더불어 한국의 쇼피파이 모델로 볼 수 있는 네이버쇼핑과의 경쟁구도가 시작되고 있다”고 현 시장 상황을 분석했다.

이어 “최종 소비자들의 관점에서 이러한 기업들의 경쟁과 성장은 기쁜 일이 될 것이다”며 “국내는 물론 아마존, 알리바바 등과의 경쟁 환경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이는 현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 전략을 바탕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쿠팡의 경우 지속가능성을 위한 발전 방향 모색에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며 “현재 쿠팡이 시작한 쿠팡물류전문인력양성교육, 취업연계형 인턴십 프로그램 등의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이 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바람직한 기업 발전 모형으로 자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바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