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개발 보다...기업은 덜 만들고 소비자는 덜 쓰는 게 더 중요

【뉴스퀘스트=김민주 지속가능바람 저널리스트】전 세계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제로를 목표로 한 비영리 단체인 ‘오션 클린업(The Ocean CleanUp)’에서 2020년 10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해 만든 선글라스(The Ocean Cleanup Sunglasses)를 출시했다.[1]

오션 클린업은 선글라스 판매를 통해 마련된 바다 정화 자금을 포함해, 2020년 말 현재 5100만 달러 이상의 고정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2]

세계적으로 해양 플라스틱 오염은 현재 가장 큰 환경 문제 중 하나이며, 700여 종에 달하는 해양 생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오션 클린업이 추산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수는 5조 개 이상이다.

해양 생물에 미치는 독성 오염 물질은 먹이 사슬을 통해 인간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오션 클린업이 딜로이트(Deloitte)와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해양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은 약 60억~190억 달러로 추산되며, 이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관광, 어법 및 양식업에 미치는 영향과 정부의 쓰레기 제거 작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포함한다.[3]

이미 바다에 유입된 플라스틱의 양은 방대하며, 한 번 회오리에 갇혀 천천히 분해되어 생성된 미세 플라스틱(직경<5mm)은 청소하기 어렵고 해양 동물의 먹이로 쉽게 오인된다.

오션 클린업은 기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거하는 기술과 강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수백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없애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노력했다.[4]

 오션 클린업의 해양 쓰레기 수거 시스템은 U자형 부유차단막으로 인공해안선을 만들어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운데로 모으는 것에서 시작한다. [사진=오션클린업]
 오션 클린업의 해양 쓰레기 수거 시스템은 U자형 부유차단막으로 인공해안선을 만들어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운데로 모으는 것에서 시작한다. [사진=오션클린업]

오션 클린업의 해양 환류 플라스틱 쓰레기 지대 청소를 위한 기술인 ‘시스템 002’, ‘시스템 03’은 먼저 U자형 부유 차단막으로 인공 해안선을 만들어 플라스틱 쓰레기를 U자형의 가운데로 모으는 것에서 시작한다.

U자형의 양쪽 날개 끝을 잡고 운항하는 두 개의 선박은 약 1.5노트로 정상 보행 속도의 절반에 해당하는 느린 속도로 전진한다. U자형에 들어온 쓰레기들의 사이를 순환하는 조류는 이리저리 쓰레기들을 끊임없이 이동시켜 가운데로 모은다.

모인 쓰레기는 시스템의 느린 전진 속도로 인해 U자형의 가운데인 ‘핫스팟’으로 이동하게 된다. 핫스팟에 배치된 정리용 그물망에 쓰레기들이 들어가 처리할 만한 양이 되면 정리용 그물망의 입구를 막아 다른 선박에 올려 쓰레기를 처리한다. 수집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해안으로 운반되어 재활용을 위한 공정으로 운반된다.[5]

오션 클린업에 따르면 시스템은 1mm에 불과한 작은 조각부터 수십 미터의 폭의 유령 그물과 같은 거대한 플라스틱 파편까지 다양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포획하도록 설계되었고 해양 정화 시스템이 작동되는 동안 얕은 차단막이 물고기나 거북이와 같은 해양 생물들에게 해들 끼치지 않도록 느린 속도와 차단막 아래에 통로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의 모든 해양 환류 플라스틱 쓰레기 지대에 오션 클린업 시스템 함대가 배치되고 강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감소하게 되면 2040년까지 전 세계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약 90%가 사라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6]

 오션 클린업 해양 정화 시스템에 의해 수집된 해양 쓰레기[사진=오션클린업]
 오션 클린업 해양 정화 시스템에 의해 수집된 해양 쓰레기[사진=오션클린업]

그러나 일부 해양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오션 클린업 해양 정화 시스템 활동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와 비슷해 플라스틱의 바다 유입을 막지 않는 한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효과에 비해 수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것이며, 시스템 운영보다 온실가스를 방출하는 선박에 의존하는 것의 개선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진보센터 정책 싱크탱크의 해양 담당 이사인 미리암 골드스타인은 “바다를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에 플라스틱이 바다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7]

전 세계 해양 쓰레기의 양이나 플라스틱 쓰레기의 해양 유입량에 관한 연구에서 추정치를 발표하고 있지만, 정확한 양은 파악하기 힘들다.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는 자료로 2015년 잠벡의 논문에 의하면, 육상에서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양은 480만~1270만 톤으로 추정된다.[8]

해양 쓰레기는 폐그물, 부표 등 폐어구나 바람과 같은 자연요인에 의해 혹은 지역주민, 관광객 등의 인적요인에 의해 육상에서 해안가를 통해 바다로 직접 유출되는 경우와 육지의 수로를 통해 강에서 바다로 유출되는 경우가 있다.[9]

강에서 바다로 유출되는 플라스틱의 양을 정량화하려는 연구에서, 세계적으로 연간 150만톤(100만~20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강에서 바다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잘못 관리된 폐기물의 일부분이 수로로 흘러 들어가고 수로의 플라스틱 중 극히 일부만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긴 한다. 그렇다고 해서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 약 3억~4억 톤의 0.5%라는 작은 숫자가 현재의 해양 플라스틱 오염 문제가 작다는 의미는 아니다.

150만톤이라는 오염 물질이라는 절대량이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전 세계의 강 중 1000개의 강이 강에서 바다로 유출된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의 80%를 차지한다는 사실이다. 1000개의 강은 전 세계 모든 강의 1%에 불과하다.

이러한 수치는 지리적 특성과 경제소득의 불평등에 의한 결과로, 대부분의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가 폐기물 관리 인프라의 수준이 낮은 신흥 경제국과 저개발국가에서 기인한다는 뜻이다.[10]

 오션 클린업이 강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거하기 위해 개발한  ‘인터셉터’ 시스템[사진=:오션 클린업]
 오션 클린업이 강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거하기 위해 개발한  ‘인터셉터’ 시스템[사진=:오션 클린업]

오션 클린업은 이미 누적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외에 강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제거 시스템을 개발하여 ‘인터셉터(Interceptor)’로 명명했다. 시스템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제거 시스템처럼, 강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길목에 U자의 고정형 ‘인터셉터 장벽’(Interceptor Barrier)을 설치해 강물을 통해 흘러온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로채’ 수집선(Interceptor Tender)으로 보내 쓰레기를 모으는 시스템이다.

넓은 바다와 달리 강에서 바다로 나가는 길목을 완전 차단하여 쓰레기 수집의 효율이 더 크다. 쓰레기를 걸러 수집하는 수집선은 태양열을 이용하고 스마트 처리 및 성능 추적을 위한 외부 연결성을 갖춘 하이테크 기술이 적용되었다.

 자마이카 킹스턴 항구의 반스 수로에 설치된 인터셉터 시스템에 의해 차단된 플라스틱 쓰레기[사진=오션 클린업]
 자마이카 킹스턴 항구의 반스 수로에 설치된 인터셉터 시스템에 의해 차단된 플라스틱 쓰레기[사진=오션 클린업]

강은 플라스틱을 육지에서 바다로 운반하는 핵심 통로이다. 오션 클린업의 인터셉터가 개발되기 이전에 ‘Mr. Trash Wheel’이 있었다. ‘Mr. Trash Wheel’은 메릴랜드의 존 폴스 강 어귀에 자리 잡아 볼티모어 강으로 향하는 쓰레기를 가로막는 간단한 기계 시스템이다.[11]

‘인터셉터’ 시스템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도미니카 공화국, 베트남 등 4개 지역에 처음 배포되었고, 지구상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강인 과테말라의 리오 모타과 유역에 새로운 버전의 인터셉터 시스템인 ‘인터셉터 트레쉬펜스(Interceptor Trashfence)’가 설치되었다.

리오 모타과를 통해 카리브해로 유입되는 플라스틱은 연간 약 2만 톤으로 전 세계 해양 플라스틱 유입량의 약 2%를 차지한다. 오션 클린업은 리오 모타과를 비롯해 세계 전역의 오염이 심한 강 1000개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처리하려는 포부을 갖고 있다. 2022년 5월 리오 모타과 유역에 배치된 최신 버전인 TrashFence 형태의 인터셉터 006은 너비 50m, 울타리 높이 8m, 그물망 3m의 규모로 제작되었다.[12]

 과테말라 리오 모타과 유역에 설치된 인터셉터 006 [사진=오션 클린업]
 과테말라 리오 모타과 유역에 설치된 인터셉터 006 [사진=오션 클린업]

세계에서 가장 큰 플라스틱 오염원이라고 알려진 브랜드인 코카콜라는[13][14] 오션 클린업의 글로벌 파트너로 하천 인터셉터 프로젝트에 협력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오션 클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전 세계 15개 강에 인터셉터를 배치하여 정화하는 작업을 돕는다.[15]

오션 클린업은 그들의 중간 목표인 ‘2040년까지 깨끗한 바다 만들기’를 달성하기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인력과 인프라를 갖춘 파트너인 코카콜라 외에 해운 물류회사인 머스크(A.P.Moller-Maersk)나 콘크레인(Konecranes) 등 다른 조직과도 파트너십을 맺었다.[16]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무엇이라도 하는 것이 낫겠지만,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려면, 강이나 바다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집’하는 것보다, 기업이 플라스틱을 ‘덜 생산’하고 소비자가 ‘덜 사용’하는 게 최선의 오션 클린업인 건 자명해 보인다. 【김민주 지속가능바람 저널리스트, 이윤진 ESG 연구자 겸 운동가, 안치용 ESG연구소장】

[1] 오션클린업 홈페이지

https://theoceancleanup.com/updates/turning-trash-into-treasure-the-ocean-cleanup-sunglasses/

[2] Gloria Dickie, (Sep.16. 2021), Ocean Cleanup struggles to fulfill promise to scoop up plastic at sea, Reuters.

https://www.reuters.com/business/environment/ocean-cleanup-struggles-fulfill-promise-scoop-up-plastic-sea-2021-09-16/

[3] 오션클린업 홈페이지 https://theoceancleanup.com/about/

[4] 오션클린업 홈페이지 https://theoceancleanup.com/oceans/

[5] 오션클린업 홈페이지 https://theoceancleanup.com/oceans/

[6] 오션클린업 홈페이지 https://theoceancleanup.com/oceans/

[7] Gloria Dickie, (Sep.16. 2021), Ocean Cleanup struggles to fulfill promise to scoop up plastic at sea, Reuters.

https://www.reuters.com/business/environment/ocean-cleanup-struggles-fulfill-promise-scoop-up-plastic-sea-2021-09-16/

[8] 김차경, (2021.6.28), 해양쓰레기 문제, 얼마나 심각하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9] 이윤정 외, (2018),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재활용 정책 확대해야, KMI 동향분석, (85), 한국해양수산개발원

[10] 오션클린업 홈페이지 https://theoceancleanup.com/updates/why-rivers-are-the-key-to-rapidly-stopping-plastic-pollution/

[11] Scott Calvert, (Nov.24.2019), Baltimore Harbor’s Garbage-Gobbling tool gains speed, WSJ

https://www.wsj.com/articles/baltimore-harbors-garbage-gobbling-tool-gains-speed-11574611200l

[12] 오션클린업 홈페이지 https://theoceancleanup.com/updates/the-ocean-cleanup-trials-new-interceptor-in-worlds-most-polluting-river/

[13] Hilary Russ, (Feb.15.2022), Coca-Cola, criticized for plastic pollution, pledges 25% reuseable packaging, Reuters.

https://www.reuters.com/business/sustainable-business/coca-cola-criticized-plastic-pollution-pledges-25-reusable-packaging-2022-02-10/

[14] (Nov.2021), Brand Audit Report 2021, Break Free from Plastic.

https://www.breakfreefromplastic.org/brandaudit2021/

[15] Afdhel Aziz, (Jun.02.2021), The Coca-Cola Company And The Ocean Cleanup Join Forces To Clean Up 15 Of The World’s Most Polluting Rivers Of Plastic Waste

https://www.forbes.com/sites/afdhelaziz/2021/06/02/the-coca-cola-company-and-the-ocean-cleanup-join-forces-to-clean-up-15-of-the-worlds-most-polluting-rivers-of-plastic-waste/?sh=afbbbdf7ce35

[16] Concepcion Boo Arias, (Jan.1.2021), A.P. Moller- Maersk, The Ocean Cleanup extend relationship with new three-year partnership, Maersk Press releases

https://www.maersk.com/news/articles/2021/01/13/ocean-cleanup-relationship-three-year-partner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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