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목표 5.5% 성장은 커녕 4%대 달성도 힘겨워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이 최근 완화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휩싸이고는 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내년 연말까지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안 그래도 좋지 않은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이 경우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4% 이상의 경제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당국이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제로 코로나’정책의 견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봐도 무방하다.[사진=중국 위건위 홈페이지]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당국이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제로 코로나’정책의 견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봐도 무방하다.[사진=중국 위건위 홈페이지]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세계적 기준으로 볼 때 별로 많지 않다. 방역 당국인 중국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의 11일 발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전국 31개 성시(省市) 및 자치구에서 1만53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전날보다 1700명 이상 늘어났으나 엄청난 인구를 감안하면 정말 적다고 해야 한다.

하지만 세계적 방역 모범국을 자처하는 중국 기준으로는 엄청난 수라고 할 수도 있다. 더구나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4월 상하이(上海)시 봉쇄 당시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하루 확진자가 3000 명을 넘어선 광둥(廣東), 허난(河南)성의 상황은 심각하기 이를 데 없다. 수도 베이징 역시 분위기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 수가 100명을 돌파했다.

당연히 방역 당국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한때 유력하게 검토된 것으로 알려진 ‘제로 코로나’ 정책의 내년 3월 이후 완화 카드가 말도 안 된다는 자세까지 보이고 있다.

새로 구성된 최고 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지난 10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 집권 3기 첫 회의를 갖고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런 맥락에서 파악하면 이해의 소지가 크다.

실제로도 분위기는 ‘제로 코로나’ 정책의 철저한 관철이 역시 대세인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광둥성의 상황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성도(省都) 광저우(廣州)의 경우 여러 구(區)들이 잇따라 봉쇄되는 것이 현실이다.

상황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광저우를 비롯한 다수의 시들이 전면 봉쇄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인접한 경제 특구 선전(深圳)의 언론인 첸한장(錢漢江) 씨는 “상황이 진짜 아슬아슬하다. 현재 대부분의 도시들에서는 정밀 방역으로 전면 봉쇄라는 극단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으나 앞으로의 상황은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광둥성 전체의 분위기가 너무나도 흉흉하다고 전했다.

광둥성은 제조업과 첨단 산업의 ‘허브’로 불린다. 중국 경제의 핵심으로 손꼽힌다. 전체 무역량의 4분의 1을 차지한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만약 광저우나 선전 같은 주요 도시가 전면 봉쇄되기라도 하면 입게 될 타격은 상상을 불허한다고 해야 한다. 게다가 선전 같은 경우는 여러 차례의 봉쇄로 인해 이미 상당한 타격도 입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경제 비관론이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 우선 올해의 경우 당초 목표인 5.5% 성장은커녕 4%대 달성도 힘겨워 보인다. 더 솔직히 말하면 완전히 물 건너갔다고 해야 한다.

극적인 반전의 계기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내년에도 상황은 좋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언론이나 골드만삭스 같은 투자은행들이 중국의 향후 경제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은 괜한 게 아니다.

그럼에도 확진자 수 급증에 놀란 방역 당국은 통제를 늦추려하지 않고 있다. 최근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3일 동안 의무적으로 연속 받도록 했던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의 방역 상황을 보면 오히려 더 강화되는 느낌이 없지 않다.

내년 말까지 ‘제로 코로나’ 정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은 이로 볼 때 당연하지 않나 보인다. 중국의 경제는 이제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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