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점 1200여 개에 직원 수도 5만여 명
2021년 80억 위안(元. 1조5040억 원) 매출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은 안마의 본고장이라고 해도 좋다. 비견될 만한 국가로 태국을 꼽을 수 있으나 수준은 솔직히 차이가 어마무시하게 많이 난다.

역사가 무려 5000년 이상을 자랑한다. 2500년 전의 세계 최고(最古) 의학서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 안마 관련 내용이 나오는 것을 보면 더 이상 설명은 사족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중국 안마는 산업으로서도 극강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태국과 양분하고 있다고 봐도 되나 점유율은 비교불가라고 해도 좋다. 중국이 90% 이상을 장악중에 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 소재의 한 량쯔젠선의 체인점. 안마를 통해 병원 진료비보다 훨씬 적은 경비로 경미한 질환의 치료가가능하다. [사진=베이징/전순기 통신원]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 소재의 한 량쯔젠선의 체인점. 안마를 통해 병원 진료비보다 훨씬 적은 경비로 경미한 질환의 치료가가능하다. [사진=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의 안마를 산업으로 견인한 주인공은 단연 량쯔젠선(良子健身. 이하 량쯔)이라고 해야 한다. 지난 1996년 체인점이라는 개념조차도 미미했던 중국에 안마 시술소를 대륙 전역에 최초로 열었던 주역이었던 만큼 이렇게 단언해도 괜찮다.

2022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전국 거의 모든 도시에서 무려 체인점 1200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 수도 웬만한 중견기업을 능가한다. 5만여 명에 이르고 있다.

매출액 역시 단연 업계 극강의 위상이 부끄럽지 않다. 2021년에 80억 위안(元. 1조5040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체인점 수는 11만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각종 업소들의 1%를 약간 상회하나 매출액은 전체 안마 시장의 6%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매장들이 평균적으로 규모가 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주로 발안마 서비스를 제공하는 량쯔의 성공은 괜한 게 아니다. 역시 압도적인 체인점 수에서 보듯 브랜드 평판을 꼽아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 아무래도 매장이 전국 곳곳에서 눈에 띄니 “량쯔가 안마 분야에서는 중국 최고구나!”라는 생각을 고객들이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업 이름에도 성공의 비결은 숨어 있다. 창업자인 주궈판(朱國凡)이 창업 초기부터 홍보 문구에 “좋은 직원들이 좋은 중국 약재를 사용해 좋은 기술과 우수하고 좋은 서비스로 양심적으로 봉사한다.”라는 내용을 괜히 집어넣은 것이 아니다. 실제로도 량쯔에서 서비스를 받는 고객들은 이 사실을 절감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는 베이징의 안마 매니아인 쉬안나(徐安娜) 씨의 설명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 “량쯔가 내세우는 선전 문구는 진짜라고 단언하고 싶다. 약 1시간에 걸쳐 발안마나 전신안마를 받고 나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보다 더 편안함을 느낀다. 효과도 오래 간다. 나한테는 거의 병원이라고 해도 괜찮다. 더욱 좋은 것은 어느 매장을 가더라도 팁을 안 내도 된다는 사실이다. 매장 업주들은 직원들이 몰래 팁을 받는 것 역시 엄금하고 있다. 만약 몰래 받기라도 하면 그 직원은 바로 해고되거나 문책을 받게 된다.”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중관춘(中關村)의 량쯔 체인점 내부 모습. 최소한 3개월 동안의 안마 교육을 이수한 직원들이 서비스를 제공한다.[사진=량쯔젠선 홈페이지]
베이징 하이뎬(海淀)구 중관춘(中關村)의 량쯔 체인점 내부 모습. 최소한 3개월 동안의 안마 교육을 이수한 직원들이 서비스를 제공한다.[사진=량쯔젠선 홈페이지]

량쯔는 아무리 구인난에 허덕이더라도 직원들을 대충 고용하지 않는다. 최소 3개월 동안의 안마 학원 과정을 수료한 전문적인 안마 기술 보유자가 아니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좋은 서비스가 나올 수밖에 없다.

비싸기로 유명한 병원 진료비와는 비교조차 하기 어려운 저렴한 요금 역시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항간에는 이른바 “칸빙난, 칸빙구이(看病難, 看病貴)”라는 유행어가 있다. “병원 가기도 어렵지만 진료비는 더 비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혹자들은 사회주의 국가의 병원 문턱이 높다거나 진료비가 비싸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할지 모른다. 안타깝게도 말이 된다. 최근 들어서는 더욱 그렇다. 의료보험을 제대로 가지지 못하는 외국인들의 경우 재수가 나쁘기라도 하면 맹장 수술 한 번에 최소 10만 위안은 눈물을 흩뿌린 채 병원에 납부해야 한다.

설사 보험이 있어도 횡액을 당하는 경우 역시 많다. 중국에 상주하는 한국 교민들이 의료 수준에 있어서만큼은 한국이 중국을 압도한다는 평가를 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지 않나 싶다.

그러나 굳이 병원까지 갈 필요가 없는 가벼운 질환의 안마 치료 비용은 병원비에 비할 경우 완전히 가성비 갑이라고 할 수 있다. 1시간에 가격이 150 위안 전후에 불과한 발안마나 전신안마를 통해 적절한 치료가 가능하다. 월 또는 연 회원 카드를 발급받을 경우는 가격이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들기도 한다.

앞으로의 전망도 괜찮다고 할 수 있다. 수년 내에 매출액 100억 위안 달성도 별로 어렵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심지어 안마 전문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증시에 상장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 경우 시가총액 100억 위안을 가볍게 돌파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명실상부한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나아가 아직까지는 부진한 해외 진출에도 상당한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화교들이 많은 한국과 동남아, 미국 동부 지역은 가장 먼저 공략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량쯔가 더욱 승승장구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어려움과 현안들도 많다. 무엇보다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더욱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정 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후발주자인 화샤량쯔(華夏良子)와 화칭츠(華淸池)의 맹추격이 량쯔의 앞길이 여리박빙(如履薄氷. 얇은 얼음 위를 걸음)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량쯔보다 1년 후에 출범한 화샤량쯔의 추격은 매섭기 그지없다. 량쯔가 오랜 상표권 분쟁을 통해 화샤량쯔를 어떻게든 시장에서 퇴출시키려 한 것은 확실히 괜한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전국 중소도시에서 종종 발견되는 짝퉁 업소들을 일소하는 것 역시 량쯔가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보인다. 아주 드문 경우이기는 하나 이 업소들의 일부가 남성 고객들에게 퇴폐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다 적발되는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인들은 어릴 때부터 안마를 생활화한 사람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도 시장이 커지면 커졌지 줄어들 가능성은 없다.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매년 전년 대비 10% 전후 성장할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특별한 상황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한 량쯔의 시장 점유율 역시 비슷하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결정적인 실수는 가능한 최소화하고 난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할 경우 량쯔의 승승장구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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