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전쟁종식 압박하는 G20 회의 중에 발생
폴란드, 긴급국가안보위원회 소집 대응책 논의
EU와 NATO 회원국들, 우려를 나타내며 철저한 규명 촉구
미국, 신중한 입장… “나토 방위 약속 분명, 그러나 사실 확인이 중요”
러-우크라이나 전쟁,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듯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 의도인가, 실수인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모인 17개국 정상들이 회의 첫날부터 러시아를 강하게 압박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두 발이 15일(현지시간) 폴란드 영토에 떨어져 2명이 사망자가 발생했다.

동유럽 국가인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회원국이다.

폴란드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서 일어난 폭발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두 발이 15일(현지시간) 폴란드 영토에 떨어져 2명이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폭발이 일어난 폴란드 우크라이나 접경지대. 

G20의 17개 국가 정상, 첫날부터 전쟁 종식 강하게 몰아붙여

참가국들은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내용이 포함된 정상회의 선언문 초안에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폴란드 라디오방송 ZET의 보도를 인용해 이날 경로를 벗어난 미사일 2발이 폴란드 동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마을 프르제워도우에 떨어져 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에 앞서 미 정보당국 고위관계자가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 영토내에 떨어져 2명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폴란드 정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가 즉시 긴급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EU와 NATO 회원국들도 한 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내며 철저한 규명을 촉구했다.

미 국방부, 신중한 입장… “방위 약속 분명, 그러나 현재 확인 못해”

미 국방부는 일단 보도 내용에 대해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나토 동맹에 대한 미국의 방위 약속은 분명하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국방부는 “특히 폴란드 정부와 긴밀한 협조 하에 사태를 파악 중이며 이를 토대로 다음 단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시점에서는 이들 보도를 확증할 어떤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보도에 대해 알고 있고 확증할 정보가 없다"며 "이를 심각하게 여기며 살펴볼 것"이라는 입장만을 반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추정하거나 앞서가고 싶지 않다"면서 "안보 약속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나토 영토의 마지막 1인치도 수호하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한다"고 방위 약속을 거듭 강조했다.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떨어진 미사일 폭발과 관련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즉시 소집한 긴급국가안보위원회를 주재하기 위해 도착했다.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떨어진 미사일 폭발과 관련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즉시 소집한 긴급국가안보위원회를 주재하기 위해 도착했다. 

바이든 대통령, “추정하거나 앞서가고 싶지 않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 영토에 떨어졌다는 폴란드의 언급을 '의도적 도발'이라며 폴란드 국경을 목표로 한 러시아의 공격은 시행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은 폴란드의 이 같은 주장은 갈등 상황을 고조시키는 게 목표라는 게 국방부의 지적이라고 전했다.

두 발의 미사일이 폴란드에 떨어진 이날 러시아는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약 100발의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는 대규모 공습을 재개했다.

이날 우크라이나에서는 동북부 하르키우, 서부 르비우, 북부 지토미르, 동부 수미를 비롯해 각지 주요 도시 에너지 기반시설이 공격을 받으면서 전국적으로 700만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한편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우려된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정확하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무엇인지 결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대화 중이며, 폴란드 정부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폴란드에 대한 미사일 발사를 부인하면서 해당 보도를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도발이라고 규정한 데 대한 입장을 묻자 "미국은 확실히 긴장을 고조하거나 상황을 자극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에이드리엔 왓슨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폴란드에 대한 보도를 보았고 폴란드 정부와 추가 정보를 모으기 위해 협력 중"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어떤 세부 내용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없다"며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확인해 무엇이 정확히 다음 단계가 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공격할 경우 나토 조약 5조의 집단안보 관련 조항을 발동해 나토 전체가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대응할 것이라며 러시아에 경고해왔다.

하지만 폴란드에 떨어진 것이 러시아 미사일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폴란드를 직접 겨냥한 게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다가 발생한 오발 사건으로 드러날 경우 미국을 비롯한 나토의 대응도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쨌든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이 과연 의도적이지, 사고인지를 둘러싸고 진상 조사와 함께 러-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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