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1300원대 등락 유지 예상... 상황 급변 가능성은 열려있어
내년 환율은 상고하저 추세 전망... “상반기 상단 1400원선까지” 의견도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멈추고 1300원대에서 등락 중인 가운데 원·달러 환율의 향후 전망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5.9원 오른 1345.0원으로 시작한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멈추고 1300원대에서 등락 중인 가운데 원·달러 환율의 향후 전망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5.9원 오른 1345.0원으로 시작한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남지연 기자】 급등하던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멈추고 한달만에 1300원대에서 숨고르기를 이어가고 있다.

환율이 고점을 지난 것인지에 대한 기대가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의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1원 오른 1339.1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는데, 지난주 환율은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데 따른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이 보이면서 통화긴축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최근 한국은행 역시 통화긴축 속도조절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앞으로 한미 간 금리차 역전 폭이 어느 정도 확대되는 것이 불가피할 거 같다”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수준을 무작정 따라가기는 힘들다는 뜻을 내비쳤다.

서 위원은 그러면서 “대내 금융안정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긴축의 폭과 속도는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도 덧붙인 바 있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완화 움직임으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인 점도 원화가치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 11일 해외 입국자의 격리기간을 축소하는 등 코로나19 방역조치를 일부 완화했으며 부동산 시장 관련 대책을 내놓으며 경기회복을 위한 조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멈추고 1300원대에서 등락 중인 가운데 원·달러 환율의 향후 전망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멈추고 1300원대에서 등락 중인 가운데 원·달러 환율의 향후 전망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 현재 추이로는 단기적 급등은 힘들 듯... 상황 급변 가능성은 열려있어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1300원대에서 등락중인 원·달러 환율의 반등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당초에는 연말께 1350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최근 환율 급락 흐름을 고려했을 때 전망치는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화가 단기간 내 1310~1345원 범위 내 등락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연말의 경우 당초 전망인 1400원보다 낮은 1350원 아래에서 안정화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환율 레벨은 한 단계 아래로 눈높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달러-원 환율의 고점 도달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었고, 중국의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와 외환당국의 환율 안정 조치가 동반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황의 급변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내외 불안요인들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위험은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오현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수출 위축 및 서비스 적자 확대, 대외 불확실성 심화 등에 따른 외환시장의 변동성 위험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최종금리까지 인상 폭 여력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내달 미국 연준의 FOMC 정례회의가 있는 데다, 11월 미국 물가 지표에 따라 또다시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 특히, 미국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점도 달러화 추가 약세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 CPI 발표로 물가 피크아웃(정점통과) 기대가 형성됐다. 다만, 여전히 높은 에너지와 물가 수준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해소시키기는 어려운 만큼 꾸준하고 신중하게 인상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를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우리은행 측이 예상한 2023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 전망 [자료=우리은행]
우리은행 측이 예상한 2023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 전망 [자료=우리은행]

◇ 내년 환율은 상고하저 추세 전망... “상반기 상단 1400원선까지” 의견도

시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가 예상되는 만큼 상반기 원·달러 환율의 상단을 다시 1400원선까지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우리은행은 내년 1분기께 원·달러 환율이 1450원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최근 환율이 급락하는 추세를 이어가긴 하지만 아직 강달러 기저가 유효한 데다 중국 발 불확실성이 있어 대세 하락장을 논하기엔 재료가 부족하다”면서 “연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정점에 달하는 상반기 원·달러 환율이 고점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제시한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2023년 상반기 기준 1400원이다. 하반기 평균 1340원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단기금리는 2023년 1분기에 기준금리 고점을 확인한 이후 변동성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장기금리의 경우에는 경기침체 우려 속에 낙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시장은 대체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 속에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가 종료되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도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원·달러 환율 방향성은 1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1분기 1340원, 2분기 1300원, 3분기 1270원, 4분기 1250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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