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진운용 인턴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12년에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우리 대표팀은 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마지막 3차전에서 초반 0-1의 열세를 딛고 김영권과 황희찬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승리,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우리 대표팀은 이날 반드시 승리하고, 우루과이와 가나 전의 결과의 기다려야만 했다.

우리 대표팀은 후반 정규시간 마지막까지 1-1을 기록해 사실상 16강 진출이 좌절되는 듯했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은 추가시간에 우리 진영에서 흘러나온 볼을 주장 손흥민이 가로채 질주, 포르투갈 수비진의 밀집 방어를 뚫고 황희찬에 연결해 천금같은 결승골을 뽑아냈다.

우리 대표팀은 이번 대회 1승 1무 1패로 승점 4점을 확보해 우루과이와 골득실까지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 오른 것은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만이다. 

이날 동점골을 터뜨린 김영권은 "코너킥이 올라오는 순간 상대 수비들이 라인을 올리더라. 뭔가 느낌이 그쪽으로 떨어질 것 같아서 거기로 갔는데 앞에 떨어졌다"며 "운이 좋았다"고 웃었다.

이어 "골도 골이지만 우리의 첫 실점 장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실점 탓에 조금 더 힘들어졌다"며 "분석해서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8년 독일전 골을 떠올리며 "4년 전보다 지금이 훨씬 좋다. 그때는 경기는 이겼지만, 16강에 오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극적인 결승골을 기록한 황희찬은 "1·2차전에서 경기에 못 나서서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그동안 동료들이 열심히 뛰어줘서 고맙기도 했다"면서 "결국 자랑스러운 순간을 함께할 수 있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랑스럽다. 팬들께도 자랑스러운 순간을 선물해 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득점 상황에 대해 "경기 전에 흥민이 형이 '네가 하나 만들 거다. 널 믿는다'고 했다"며 " 흥민이 형이 드리블할 때 나에게 공이 올 거라고 확신했다. 형이 좋은 패스, 쉽게 슈팅할 수 있는 패스를 줘 골을 넣을 수 있었다"며 공을 손흥민에게 돌렸다.

대표팀의 주장이자 이번 경기 결승골을 도운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생각한 대로 어려운 경기였고, 처음에 실점해서 더욱 그랬다"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발 더 뛰고 희생한 덕분에 이런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도 최선을 다했지만 이런 결과를 얻지 못했는데 이번엔 결과까지 얻게 돼서 너무 기쁘고,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이 순간을 상당히 많이 기다려왔고, 선수들이 분명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주장인 제가 부족한 모습을 보였는데 선수들이 커버해줘서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가진 것을 며칠 잘 준비해서 또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말대로 이제 우리 대표팀의 목표는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이다.

대표님의 16강 상대는 네이마르가 이끄는 FIFA랭킹 1위 브라질로 오는 6일 오전 4시 도하의 스타디움 974에서 8강 진출 티켓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된다.

브라질이 세계 최강으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포르투갈을 꺾으며 기세가 올라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

실제로 캡틴 손흥민의 부상 투혼과 물오른 감각을 선보이고 있는 이강인 등의 활약으로 매 경기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상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던 황희찬이 본격적으로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고, 김민재로 회복할 시간을 얻었기 때문에 우리 대표팀의 전력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 대표팀이 브라질을 꺾고, 함께 16강에 오른 일본도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승리할 경우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에서 한일전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날 경기 후 주요 외신들은 우리 대표팀의 승리에 대해 "드라마틱한 승리"라며 주목했다.

영국 BBC방송은 "(한국 대표팀이) 나쁜 스타트를 이겨내고 해피엔딩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AFP통신도 "한국이 '드라마틱'한 승리를 거뒀다"며 "추가 시간에 골문을 흔들어 포르투갈을 이겼고, 우루과이에는 고통스러운 퇴장을 안겼다"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이 '행복의 눈물'을 흘렸다"며 손흥민이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멋진 도움을 기록했다"고 적었다.

로이터통신도 "손흥민의 팀이 가장 드라마틱한 방식으로 16강에 진출했다"며 "손흥민은 한국이 준결승에 올랐던 2002년 월드컵 정신을 소환했다. 한국인 특유의 끈질긴 에너지로 유감 없는 경기를 펼쳤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