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서 가격 폭락·급등 전망 엇갈려...업계 “시장 통찰력 필요”

월가에서 비트코인 가격 전망을 놓고 하락과 상승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업계에서 시장을 여러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의 가상자산 시세 전광판. [사진=연합뉴스]
월가에서 비트코인 가격 전망을 놓고 하락과 상승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업계에서 시장을 여러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의 가상자산 시세 전광판.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월가의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전망이 하늘과 땅 차이처럼 괴리가 커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장기 침체기에 직면한 만큼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70%나 더 하락 5000달러(약 651만원)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론과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 가능성이 커 25만달러(약 3억2597만원)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마다 서로 다른 전망을 내놓으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 새해 투자 방향을 잡아야할지 혼란스럽다는 분위기다.

6일 미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2023년 금융시장의 서프라이즈’라는 제목의 분석노트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500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달 들어 1만7000달러(약 221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SC는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약 70%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SC의 글로벌 리서치 책임자인 에릭 로버슨은 “점점 더 많은 가상자산 기업과 거래소가 유동성이 부족을 겪게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추가 파산이 일어나고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내년에 발생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 자문사 유로 퍼시픽 캐피탈의 피터 시프 대표도 자신의 트위터에 이같은 전망을 공유하며 “비트코인이 5000달러까지 떨어지더라도 여전히 비싸다”며 “5000달러는 바닥이 아니다”고 밝혔다.

반면 벤처 투자가인 팀 드레이퍼는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트코인이 내년 6월까지 25만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며 “약세를 나타내는 가상자산 가운데 일부는 유물이 될 수 있지만, 비트코인과 같은 탈중앙화된 가상자산은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 전망에 대한 낙관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유명 거시경제 분석가인 헨릭 제베르그는 지난달 2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 초 10만달러(약 1억3039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대표도 지난달 5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2030년까지 100만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내년 비트코인 가격 전망이 50배 가까이 차이가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사이에서는 혼란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시장이 가라앉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폭락할수도, 급등할수도 있다는 전망이 같이 나오고 있다”며 “가상자산 시장은 주식과 달리 예측이 전혀 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이 FTX 사태와 같은 내부 악재뿐만 아니라 금리인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 외부 조건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한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가격에 대해 구체적인 전망을 내놓기는 어렵지만, 최근 시장을 보면 거시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며 “경제 상황이 안정되어야 가격이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리서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코빗 관계자는 이런 상황일수록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장 통찰력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코빗 리서치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의 시가총액이 내년도에 1조~1조5000억달러(약 1311조6100억~1967조4150억원)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도에 현재 수준 대비 최대 두 배 상승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코빗 관계자는 “코빗 리서치센터에서는 금리인상 등에 초점을 맞춰 내년 상황이 2019년과 비슷한 형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 전망과 관련해 금리는 좋은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리서치센터에서는 전망이 극단적으로 치우친 상황에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시장을 여러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 주목해 시장을 살펴본다면 내년도 현명한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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