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 최빈국의 부채 부담은 계속 늘어만 가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을 비롯해 유럽에 불고 있는 인플에이션 바람은 최빈국의 부담을 가중시키기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FT)에 따르면 세계 아주 가난한 국가들의 부채 부담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인플레이션으로 최빈국의 부채 부담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사진=Rich Updates]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인플레이션으로 최빈국의 부채 부담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사진=Rich Updates]

세계은행 보고서...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최빈국에 커다란 부담

이 신문은 세계은행(World Bank)의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가난한 최빈국의 3년간 부채 상환 비용이 치솟아 보건, 교육, 사회적 지원에 드는 필수 자원을 고갈시키고 수십 개 국가들이 지속 불가능한 부채를 떠안게 된다고 세계은행(World Bank)이 경고했다.

가난한 국가들이 소득의 더 큰 부분을 채무 상환에 쓰는 등 채무 불이행 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세계은행(WB)이 평가했다.

이날 화요일에 발표된 세계은행의 연간 데이터에 따르면, 69개의 중저소득 국가들이 올해 2021년보다 35% 증가한 620억 달러의 공공 부채를 지불해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은 높은 금리와 많은 채권 만기 때문에 2023년과 2024년의 지급액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가상승률 급등으로 중앙은행들이 올해 금리를 대폭 인상할 수밖에 없어 이 과정에서 글로벌 차입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세계은행이 발간한 국제채무 보고서에 따르면 121개 저·중소득국가의 대외채무는 2021년 말 기준 총 9조달러로 10년 전의 2배가 넘는다.

이들 국가 가운데 세계은행 국제개발협회(IDA)의 자금을 빌릴 수 있는 가장 가난한 69개 국가의 대외 채무는 총 1조달러로 10년 전의 거의 3배로 늘었다.

FT에 따르면 달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몇 차례의 큰 금리 인상에 힘입어 가치가 급등했다.

데이비드 말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빈국의 증가된 유동성 압박은 지불능력 문제와 맞물려 수십 개 국가가 지속할 수 없는 부채 과잉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성장률 전망이 반 토막 나고, 금리가 훨씬 높고, 많은 통화가 평가절하되면서 부채 부담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최빈국의 부채, 인플레이션으로 10년 전 거의 3배로 늘어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국가채무를 디폴트(채무불이행)한 국가로는 잠비아와 스리랑카가 꼽힌다. 가나와 이집트는 구제금융 방안을 놓고 IMF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세계은행은 금리 인상과 세계 성장 둔화로 여러 국가가 채무 위기에 빠질 위험이 있다면서 가장 가난한 국가의 60%가 이미 채무를 불이행하거나 그럴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IDA 국가들은 2021년 말 기준 장기 공공 보증 대외채무 상환에 462억달러를 지출했다. 이는 이들 국가의 전체 상품·서비스 수출액의 10.3% 또는 국민총소득(GNI)의 1.8%에 해당했다.

2010년에는 상환액이 수출액의 3.2%, GNI의 0.7%를 차지했다.

세계은행은 IDA 국가 상환액이 2022년 620억달러로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IDA 국가의 공식 양자 채무 상환액의 66%를 중국이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국가채무를 디폴트(채무불이행)한 국가로는 잠비아와 스리랑카가 꼽힌다. 가나와 이집트는 구제금융 방안을 놓고 IMF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가나는 이번 주 현지 통화 국채 보유자들에게 쿠폰 지급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라고 말했다.

지난 달 IMF는 지원책의 기초가 될 부채 지속 가능성 분석을 아직 완료하지 않았지만, 외화 채권의 가치가 30%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나의 통화인 세디가 올해 달러 가치의 절반 이상을 잃으면서 달러 표시 부채를 상환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

저소득 국가 거의 60% 부채위기에 처해 

세계은행은 저소득 국가의 거의 60%가 부채 위기에 처해 있거나 이미 그것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말 IDA 국가의 전체 공공 보증 대외채무 중 민간에서 빌린 비율이 21%로 2010년 대비 16%포인트 증가했다.

또 중국,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파리클럽에 속하지 않은 국가에 갚아야 할 채무 비율이 급증했다.

특히 중국은 IDA 국가가 비(非)파리클럽 국가로부터 빌린 양자 채무 총액의 49%를 차지했다. 2010년의 18%보다 31%포인트 증가했다.

세계은행은 이런 전개가 채무 위기에 직면한 국가들이 채무를 신속하게 조정하는 것을 훨씬 더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 러시아 등 22개국이 속한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은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저소득 국가의 채무 상환을 유예하는 등 채무 부담 경감 조치를 도입해왔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개도국이 성장을 촉진하고 빈곤을 줄이는 데 돈을 쓸 수 있도록 이들 국가의 채무를 줄이고 투명성을 확대하고 더 신속한 채무조정을 원활하게 할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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