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인기 많은 멍즈란(夢之藍) 마오타이 비해 가성비 탁월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 관료들의 부정부패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축재 규모가 1억(億. 189억 원) 이하일 경우 명함조차 못 내민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당연히 중국 정부는 나라를 말아먹을지도 모를 이 현실을 가만히 방치하지 않고 있다.  ‘부패와의 전쟁’을 슬로건으로 내건 채 큰 호랑이(고위직 부패 관료)든 작은 호랑이(하위직 부패 관료)든 발본색원해 때려잡고 있다.

매년 평균 50여 명 전후의 성부급(省部·성장 및 장관급) 고위 관료들이 부정부패로 낙마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부패 척결에 도움이 될 관료들의 '청렴 매뉴얼'도 작성,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마도 마오타이(茅臺)를 비롯한 고급 백주(白酒) 금주령이 아닐까 싶다.

마오타이 등이 타격을 입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한때 삼성전자의 3배 가까이나 되던 마오타이의 시가총액이 요즘 2조1000억 위안 남짓한 것은 다 까닭이 있지 않나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자신의 임기 동안 관료 부패 현상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기로 일찌감치 작정한 만큼 앞으로도 이 상황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 확실하다. 마오타이를 비롯한 고급 백주 회사들의 불운 역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쑤성 쑤첸에 소재한 양허의 공장 내부. 최근 소비자들에게 공개하면서 신뢰를 쌓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사진=징지르바오(經濟日報)]
장쑤성 쑤첸에 소재한 양허의 공장 내부. 최근 소비자들에게 공개하면서 신뢰를 쌓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사진=징지르바오(經濟日報)]

그러나 수년전부터 인기몰이 중인 멍즈란(夢之藍)을 생산하는 양허구펀(洋河股份)이 중국인들의 입에 회자될 경우 얘기는 확 달라진다.

전혀 타격을 입지 않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더욱 승승장구하면서 백주 업계의 애플인 마오타이를 위협하고 있다.

데카콘(기업 가치 100억 달러)을 가볍게 넘어 헥토콘(기업 가치 1000억 달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달려가고도 있다.

양허가 업계의 다른 회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잘 나가는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엄청나게 많다.

무엇보다 핵심 브랜드인 멍즈란이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 주석의 최애 백주라는 사실을 먼저 꼽을 수 있다.

그는 지난 10월 말 막을 내린 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매 5년마다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총서기 3연임에 성공함으로써 사실상 영구 집권으로 가는 길을 확실하게 닦아놓았다.

중국 내에서는 그의 말이 곧 진리이자 법이라고 해야 한다. 이 현실에서 그가 좋아하는 멍즈란이 금주령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실제로도 당정 고위 간부들이 공식석상에서 멍즈란을 즐길 경우 어느 정도 용납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잘 팔리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당연히 기업 가치의 폭증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베이징에 소재한 한 기업의 사무실 전경. 퇴근 후 회식 위해 책상에 양허의 대표 브랜드인 멍즈란 술을 준비해놓고 있다.[사진=징지르바오]
베이징에 소재한 한 기업의 사무실 전경. 퇴근 후 회식 위해 책상에 양허의 대표 브랜드인 멍즈란 술을 준비해놓고 있다.[사진=징지르바오]

억! 소리를 불러올 만큼 터무니없는 가격의 마오타이 등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사실도 꼽을 수 있다.

멍즈란의 경우 가장 비싼 것이 2600 위안에 불과하다. 한 병에 최고 수만 위안까지 하는 마오타이와는 차원이 다르다.

게다가 질도 마오타이와 별 차이가 없다. 심지어 일부 매니아들은 멍즈란이 웬만한 마오타이보다 질이 높다고 평가까지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서는 최근 완전히 멍즈란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베이징의 사업가 하오밍춘(郝明春) 씨의 말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

“마오타이가 좋은 백주라는 사실은 솔직히 인정한다. 그러나 과연 한 병에 몇 만 위안까지 할 정도로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남들을 대접하기 위해 사서 먹을 때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멍즈란은 다르다. 가성비도 대단히 높다. 멍즈란의 광고 문구인 ‘겅하오더스다이, 즈더겅하오더니(更好的時代, 値的更好的你. 더욱 좋은 시대는 더욱 좋은 당신에게 어울린다)’도 가슴을 때린다. 내가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멍즈란을 비롯한 대표 브랜드들의 병 색깔이 일반적인 백주들의 흰색, 홍색, 황색 계열이 아닌 현대적 느낌의 파란색이라는 점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전통적인 삶을 거부하는 상당수 젊은 층들이 열광적인 성원을 보내면서 푹 빠질 수밖에 없지 않나 보인다.

멍즈란의 자매 브랜드인 톈즈란(天之藍), 하이즈란(海之藍)을 추가해 삼각편대를일군 전략 역시 간단치 않다.

상표는 작게 적고 아예 이 브랜드들을 전면에 크게 내세운 홍보 전략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이 때문에 이 브랜드들을 독립 기업으로 착각하는 소비자들도 없지 않다.

그래서일까, 세 브랜드의 가치는 일반의 상상을 초월한다. 멍즈란이 230억 위안, 톈즈란과 하이즈란이 각각 60억, 70억 위안을 자랑하고 있다.

멍즈란만 해도 양허의 12월 초 기준의 시가총액인 2220억 위안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949년 사회주의 신중국 건국 직전 장쑤(江蘇)성 쑤첸(宿遷)시에서 본격적으로 출범한 양허의 백주들은 구이저우(貴州)성 북부를 동서로 흐르는 창(長. 양쯔揚子)강의 지류 츠수이허(赤水河)하의 물로 빚어진다.

궁극적으로는 양허가 넘어서야 할 양대 백주 브랜드인 마오타이와 우량예(五糧液) 공장 역시 바로 이 부근에 걸쳐 있다.

술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입에 마오우양(茅五洋. 마오타이와 우량예, 양허)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고는 하는 것은 확실히 괜한 게 아니다.

양허는 중국 백주 업계 극강의 투톱 마오타이, 우량예와 비견되고 있는 것에서 보듯 매출액도 대단하다.

우선 2020년부터 2년 동안 각각 227억 위안, 264억 위안을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올해는 300억 위안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순익 역시 상당하다. 지난 수년 동안 평균 40억~50억 위안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매출액 대비 순익의 비율이 거의 20% 이상에 이른다. 상당한 우량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양허는 백주 업계의 빅3이기는 하나 마오타이, 우량예와의 격차는 크다. 시가총액만 봐도 2조1000억 위안의 마오타이는 말할 것도 없고 6800억 위안의 우량예에도 훨씬 못 미친다.

죽어라 노력해도 우량예를 추월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양허는 주눅 들지 않고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징둥(京 東)을 비롯한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이용한 온라인 영업에 최근 본격 나선 것도 이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오프라인 매장 확대 및 배달 서비스 강화 계획 등 역시 같은 맥락이 아닌가 보인다. 양허가 백주 업계의 투톱 마오타이와 우량예에 도전장을 던진 것은 분명 엉뚱한 욕심만은 아니라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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