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30인 미만 중소기업의 8시간 추가연장근로는 민생 문제 중에서도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사항”
영세사업자, 업무 대비 적은 인력에 주 70~80시간 근무도...“제도 폐기 시 즉각적인 타격, 고용도 어려워”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열린 추가연장근로제 일몰 연장 촉구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석자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열린 추가연장근로제 일몰 연장 촉구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석자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장예빈 기자 】 "현장 사정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이런 법은 하루빨리 없어져야 합니다. 정치인들의 갑질에 중소기업인들이 얼마나 골병이 들고 있는지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는 종사자 30인 미만 사업장 ‘주 8시간 추가 연장근로’ 허용과 관련해 연장을 촉구하는 중소기업계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21일 중소기업중앙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 13개 중소기업 단체는 오전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일몰(종료)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을 발표했다.

중소기업계는 “최근 경기침체로 30인 미만 기업은 현상 유지조차 어려운 실정이고 소속 근로자들도 높은 물가와 금리로 실질 소득이 크게 감소했다”며 ‘8시간 추가연장근로 일몰 연장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는 30인 미만 사업장에 지난 7월부터 시행 중인 주 52시간제로 인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시적으로 허용한 제도로 이달 31일 일몰을 앞두고 있다.

실제 지난 10월 중기중앙회가 종사자 5인~29인 제조업체 4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5인~29인 제조업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활용 실태조사’에 다르면 주52시간 초과기업의 91%가 추가연장근로제를 사용 중이거나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윤모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아무런 조치 없이 논의가 끝나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사업을 접거나 범법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30인 미만 중소기업의 8시간 추가 연장 근로는 민생 문제 중에서도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인천 서부 일반산업단지에서 금형·판금·도장 등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배모 대표는 국회의 안일한 대응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직원 20여명을 고용하고 있는 배 대표는 "발주처 눈치 보느라 사장이랍시고 큰 소리 한번 쳐보지 못하고 을도 아니고 병으로 살아 왔다"며 "발주처의 납기요청을 맞추기 위해서는 주 70~80시간 근무가 불가피할 때가 많아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연장은 영세업자에게 필수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배 대표는 이어 "특히 불량품이 나오거나 급한 일이 발생하는 특수한 상황의 경우 주 52시간을 지켜서는 도저히 공장을 운영할 수 없는 실정인데 만약 주8시간 추가연장근로가 폐지되면 우리같은 영세 중소기업주들은 바로 다음날 범법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이다보니 근로자 입장에서도 초과근무가 계속되는 만큼 수당을 배로 받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종업원들도 오히려 일을 더하고 싶어 한다는 게 배 대표의 주장이다.

배 대표는  “추가연장근로제를 통해 추가근무를 하는 만큼 1.5배 급여를 받게 된 근로자들 역시 만족해한다”며 “해당 제도가 일몰제로 폐기될 경우 우리 같은 중소영세사업장은 바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배 대표는 “생계가 달린 상황에서 제도의 존폐를 두고 이러는 것은 정치인들이 갑질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배 대표가 운영하는 공장과 같은 일명 ‘3D 업종’의 경우 내국인 고용이 어려워 외국인 근로자를 많이 데려올 수 밖에 없는데, 돈을 벌 수 있는 시간을 제한하면 고용이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배 대표는 “일 안하고 쉬는 게 좋다는 직원은 쉬도록 하고 일을 더해 돈을 더 벌겠다는 사람은 더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상식적인 것 아니냐”며 “외국인 근로자에게 노동 시간은 곧 돈 벌 기회인데 이를 제한해버리면 고용주 입장에서도 난감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역시 이달 말 종료되는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의 연장 여부를 두고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해당 법안과 관련, “이대로 추가연장근로제가 일몰 종료된다면 심각한 인력난을 겪는 뿌리산업·조선산업과 집중 근로가 불가피한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여야가 협치·상생의 정신으로 조속하게 상임위원회 논의를 거쳐 연내 국회에서 통과시켜 주시기를 간곡하게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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