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커피 소비량 1년에 9잔... 수년 내 100잔 돌파 예상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 커피는 전 세계 현대인들의 필수품이라고 해도 좋다. 중국인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1인당 커피 소비량이 1년에 9잔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존재하기는 하나 빠른 속도로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인들이 340잔을 마시는 사실을 상기하면 수년 내에 100잔은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시장 잠재력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향후 3~4년 동안 현재처럼 연 평균 30% 전후의 성장률을 유지할 경우 2025년에 1조 위안(元. 183조 원) 시장이 되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해야 한다.

이 시장은 현재 스타벅스와 코스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아직까지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토종 브랜드들도 용틀임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매너(Manner)커피를 꼽을 수 있다.

분식회계가 논란이 돼 미 나스닥에서 퇴출됐던 루이싱(瑞幸)커피의 대항마로 최근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는 매너커피. 지난 2015년 상하이에서 출범했다.[사진=징지르바오(經濟日報)]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는 매너커피. 지난 2015년 상하이에서 출범했다.[사진=징지르바오(經濟日報)]

지난 2015년 상하이(上海)시 징안(靜安)구 난양루(南陽路)에서 1호점을 개점한 이후 빠른 속도로 체인을 늘려가는 중인 매너커피가 루이싱커피의 아성에 도전 중이라는 사실은 역시 기업 가치에서 잘 알 수 있다.

2022년 말을 기준으로 210억 위안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의 기세를 잘 유지할 경우 2~3년 내에 500억 위안 전후의 가치를 지니는 유니콘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창업 10년도 안 되는 시점에 데카콘의 문턱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말이 된다.

매너커피는 다른 기업들이 대부분 다 그렇듯 처음 출발은 미미했으나 결과는 창대한 케이스에 속한다.

커피 애호가였던 설립자 한위룽(韓玉龍) 부부가 차린 2㎡ 짜리 테이크아웃 전문 커피숍이 입소문을 타면서 짧은 기간 내에 전국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것이다. 현재 매너커피 1호점은 상하이의 '핫플레이스'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매너커피를 성공으로 이끈 요인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선 품질이 예사롭지 않다.

일부 마니아들이 스타벅스의 커피와 다를 바 없다고 극찬할 정도라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이에 대해서는 베이징의 커피 애호가 쉬아이링(徐愛玲) 씨의 설명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 “매너커피는 규모가 작다. 인테리어 역시 단출하다. 때문에 스타벅스에서처럼 노트북을 들고 가서 커피를 즐길 수는 없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라면 매너커피는 아주 이상적인 곳이다. 맛이 아주 확실하다고 단언해도 좋다. 스타벅스가 부담스러워한다는 말이 있다.”

쉬 씨의 말처럼 매너커피는 품질을 위해 원두를 아끼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 일반 브랜드들은 커피 한잔에 보통 원두가루 18~20g을 사용하나 매너커피는 이를 최대 25g까지 늘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커피 맛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인구 유동량이 많은 곳에 매장을 내는 전략 역시 통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매너커피 매장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스타벅스 체인이 존재하는 사실이 무엇보다 잘 말해주지 않나 싶다.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이 늘 수밖에 없다.

스타벅스 커피의 60% 전후에 불과한 저렴한 가격도 거론해야 할 것 같다. 한 잔 가격이 평균 25 위안이니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 것이다.

매너커피의 향후 전망은 나쁘지 않다. 현재 베이징을 비롯한 전국 12개 도시에 운영 중인 매장 500여 개가 조만간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사실만 봐도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세부적인 통계 지표도 매너커피가 승승장구하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 운명에 처할 브랜드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우선 매장 하나의 가치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베이징의 커피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에 의하면 올해 말 기준으로 스타벅스의 시가총액은 1128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 세계에 매장이 1만8000개 정도 되니 매장 하나의 가치가 626만 달러에 이른다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 반면 매너커피는 1428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매너커피의 매장이 두 배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계산은 바로 나온다.

상하이에 소재한 매너커피의 한 매장. 맛있기로 소문이 나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는 매장으로 손꼽힌다.사진=징지르바오]
상하이에 소재한 매너커피의 한 매장. 맛있기로 소문이 나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는 매장으로 손꼽힌다.사진=징지르바오]

이런 상황에서 증시 상장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2021년에도 홍콩에서 상장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만큼 시간이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만약 진짜 상장에 성공할 경우 시가총액 500억 위안 규모의 기업이 되는 것은 꿈이 아닌 분명한 현실이 될 수 있다.

말할 것도 없이 매너커피도 극복해야 할 어려움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진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중국의 커피 시장은 거의 포화상태라고 해도 좋다.

새로운 브랜드들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압도적이라고 해도 좋을 스타벅스가 최근 실적 악화로 고민하는 것이 현실이라면 매너커피 역시 이에서 자유롭기 어렵지 않을까 보인다.

상하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도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전국 매장의 약 70% 전후가 상하이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잘 말해주지 않나 싶다.

공격적 경영으로 인한 적자 누적도 매너커피가 경계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보인다. 업계에서 자칫 잘못 하다가는 루이싱커피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외에 숙련된 바리스타가 부족한 사실 역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매너커피는 처음 출범 때부터 프리미엄 커피를 추구해온 것으로 업계에서는 유명하다.

전자동 커피 추출기에 집착하는 스타벅스나 루이싱커피와는 달리 반자동 커피 추출기를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반자동 추출기로 만든 커피는 전자동 추출기의 커피보다 훨씬 맛이 좋다. 그러나 같은 맛의 커피를 계속해서 뽑아내기 위해서는 숙련된 바리스타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표준화 및 규모화 면에서도 도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매너커피가 최근 바리스타 양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유능한 직원에게 더 많은 급여를 주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헛발질을 하지 않고 지금의 승승장구를 이어갈 경우 매너커피는 베이징과 상하이 같은 1, 2선 도시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로 뻗어나가 글로벌 기업으로 크지 말라는 법도 없다. 업계 관계자들이 매너커피를 중국판 스타벅스로 부르는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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