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광장에 펼쳐진 '1.5℃'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의 지구온도상승 1.5도 이내로 억제를 의미한다.[사진=연합뉴스]
서울시청 광장에 펼쳐진 '1.5℃'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의 지구온도상승 1.5도 이내로 억제를 의미한다.[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윤진 ESG 연구자 겸 운동가 】 연일 폭설과 극강 한파가 미국과 한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21세기 말 전에 제주를 비롯한 부산, 대구, 광주, 울산, 전북, 전남, 경남에서 겨울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기상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지역 기후변화 전망보고서(17개 광역시·도)’의 시나리오별 계절길이 및 계절시작일 전망에 나온 결과에 따른 것이다.

‘지역 기후변화 전망보고서’는 기상청이 지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에 제시된 신규 기후변화 시나리오인 SSP를 기반으로 한국의 미래 기후변화를 전망한 보고서이다.

보고서는 남한상세 시나리오 2종(SSP1-2.6/5-8.5)을 바탕으로 17개 광역시 도에 대한 상세 미래전망 분석 정보를 담았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온실가스, 에어로졸, 토지이용 변화 등의 인위적인 원인으로 발생한 복사강제력 변화를 지구시스템 모델에 적용하여 산출한 미래 기후변화 전망정보(기온, 강수량, 바람, 습도 등)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평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선제적인 정보로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나타나는 미래에서 불확실성을 잘 이해하여 신뢰할 수 있는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IPCC가 수년 주기로 발간하고 있는 평가보고서(AR, Assessment Report)는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채택하고 있는데 제6차 평가보고서는 SSP 시나리오를 채택했다.

SSP(Shared Socio-economic Pathways)시나리오는 공동 사회·경제 경로로 기존의 2100년 기준 복사강제력 정도와 함께 기후변화 적응과 온실가스 감축 여부에 따라 인구, 경제, 토지이용, 에너지 사용 등 미래 사회경제 지표의 정량적인 변화 내용을 포함하여 5개 경로로 구성된다.

SSP시나리오의 5개 그룹은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사회 경제적 노력과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사회 경제적 노력의 정도에 따라 SSP 1. 지속성장 경로(친환경 성장 발전), SSP 2. 중도성장 경로(완화·적응노력의 조화), SSP 3. 불균형성장 경로(기후변화 취약성장), SSP 4. 양극화성장 경로(완화·적응 노력의 불균등), SSP 5. 고속성장 경로(화석연료 의존 발전)으로 나뉜다.

IPCC 제6차 평가보고서는 SSP1-2.6, SSP2-4.5, SSP3-7.0, SSP5-8.5 4종의 시나리오가 사용됐다.

첫 번째 숫자는 기후변화 적응 및 완화를 위한 사회·경제적 노력, 두 번째 숫자는 2100년 기준의 복사강제력을 나타낸다.

SSP1-2.6은 재생에너지 기술 발달로 화석연료 사용이 최소화하여 지속가능한 친환경 성장 발전을 가정하고, SSP2-4.5는 기후변화 완화 및 사회경제 발전 정도를 중간단계를 가정하며, SSP3-7.0은 기후변화 완화 정책에 소극적이며 기술개발이 늦어 기후변화에 취약한 사회구조를 가정한 시나리오이다.

최악의 시나리오이며 현재의 상태와 가장 가까운 고탄소 시나리오인 SSP5-8.5는 산업기술의 빠른 발전에 중심을 두어 화석연료 사용이 높고 도시 위주의 무분별한 개발 확대를 가정한다.

‘지역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시나리오에서 21세기 전반기 한반도 연평균 기온 상승폭이 비슷하지만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에서는 21세기 중반기부터 급격히 상승하여 21세기 후반 연평균기온이 현재(2000-2019년) 대비 최대 6.3℃(SSP1-2.6에서는 2.6℃) 상승할 수 있다. 이는 전지구적 기후변화 전망인 최대치인 5.2℃(최소 1.9℃) 보다 상승폭이 더 크다.

제주도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2040년 전에 겨울이 사라지고, 추가로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21세기말에 부산 등 7개 광역시도에 겨울이 사라진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평균 기온 상승과 함께 여름일수는 점점 늘어 21세기 말에는 제주도 211일, 대구 198일, 부산 196일, 울산 195일, 광주 190일, 서울 188일, 경남 186일, 전남 185일, 대전 182일, 인천 182일, 충남 176일, 전북 174일, 세종 172일, 충북 169일, 강원도 163일로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까지 제주도가 속한 아열대기후구에 편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 극한 고온현상이 모든 지역에서 현재 대비 증가하고 특히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증가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극한 저온현상은 현재 대비 감소하고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감소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기후시나리오가 발표되면 꼭 최악의 시나리오에만 집중할 까닭이 있느냐는 반문이 나온다. 쓸데없이 공포를 과장하는 환경론자의 못된 습관이라는 수식이 따라붙는다.

그런 반박이 못 마땅하지만 내심 그들의 주장이 맞았으면 한다. 한데 지금까지 발표된 기후 시나리오 중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제로 현실에 나타나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사회 경제 발전 보다 기후변화 완화 정책에 집중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해결책은 <성장의 한계>(1972년)에서 기후 시나리오가 처음 발표된 이래로 50년 동안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최악의 시나리오를 실현하는 삶의 방식을 고수한다.

새해 한국인에게는 당장 2년이 더 주어진다. 특히 ‘**O3년생’은 한국 나이로 부르는 십 단위의 숫자가 줄어 10년이 더 생기는 것 같은 체험을 하게 된다.

이윤진 ESG 연구자 겸 운동가
이윤진 ESG 연구자 겸 운동가

선물처럼 주어진 시간에 무엇을 해야 할까. 마침 ‘재벌집 막내아들’이라는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몇 십년이라는 새로운 시간을 복수하느라 보낸 꿈에서 막 깨어난 참이다.

2년 혹은 10년이라는 새로운 시간이 주어지면 좋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과거 수십년처럼 시간을 허비한다면 수십년이 더 주어진다고 좋은 것도 없다.

결국 지금 당장 무엇을 하는지가 제일 중요하다. 새해가 인류에게 또 개개인에게 의미 있는 현재로 점철되기를 기원한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