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본질은 재택근무 폐지 아닌 잦은 근무방식 변경”
2021년부터 5차례나 바뀐 대표이사, 근무제도도 변경...“리더십 재정의 필요”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이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태웅 기자]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이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태웅 기자]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최근 카카오(대표 홍은택)의 잦은 근무 시스템 변경이 직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사무실 출근을 원칙으로 하는 ‘퍼스트 오피스’ 근무제 발표에 임직원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카카오 노조는 임직원들의 반발 이유가 단순히 재택근무제를 폐지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 동안 카카오의 근무제도가 4차례 바뀌는 등 원칙없는 변경 방식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는 지적이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카카오 노조가 재택근무 축소에 반대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번 문제의 핵심은 원칙없는 근무제 변경에 따른 불안한 환경이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는 불과 1년 동안 근무 방식을 4번이나 변경했다.

카카오는 지난 2021년 11월 현장(온사이트·Onsite)과 원격(리모트·Remote) 근무 방식을 조직단위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유연근무제 2.0’를 2022년 4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내부에서 유연근무제 2.0에 대한 반대 의견이 나오자 카카오는 2022년 5월 ‘메타버스 근무제’를 시범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메타버스 근무제’는 장소에 관계없이 음성으로 연결하는 원격근무제도로, 2022년 7월부터 6개월간의 테스트 기간을 거쳐 2023년 1월 정식 시행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표이사가 바뀌면서, 카카오는 2022년 7월부터 격주 놀금 제도를 도입한 ‘파일럿 근무제’를 운영했다.

그리고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또다시 새로운 근무 방식 ‘카카오ON 근무제’를 발표했다.

‘카카오ON 근무제’는 기존 격주 놀금을 월 1회로 축소하고 사무실 출근을 원칙으로 하는 근무제도다.

사실상 지난 6개월간 메타버스 근무제 등을 기반으로 한 원격 근무제를 폐기한 셈이다.

서 지회장은 “지난 1년사이 근무 방식이 계속해서 바뀌면서 내부 구성원 조차 근무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잦은 의사결정 변경 방식은 무리하다고 생각된다. 한 계열사의 경우 당장 1월부터 새 근무제도가 시행됐는데 12월 말에 발표하면서 혼란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과 오치문 부지회장이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태웅 기자]
(왼쪽부터)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과 오치문 부지회장이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태웅 기자]

특히 서 지회장은 카카오의 리더십 부재가 이러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발생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카카오의 대표이사가 바뀔 때마다 근무제도를 비롯한 내부 방향성이 함께 바뀌어 왔다는 지적이다.

카카오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021년부터 현재까지 5차례 대표이사를 변경했다.

서 지회장은 “근무환경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게 아니라 임직원들의 동의와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리더십을 재정의하고, 경영진의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해야 한다. 안정적인 리더십을 위해 연내 이사회 규정 등을 통한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는 카카오뿐만 아니라 카카오 전체 계열사에서 떠오르는 문제이기 때문에 공동체 차원에서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이를 협의하기 위해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CAC) 센터장 및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의 대화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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