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사카 반슈오카에서 전 W-1 챔피언 앤디 우와 격돌

프로레슬러 김수빈은 곱상한 외모와 다르게 링에 오르는 순간 저돌적인 공격성으로 링을 지배한다. 김수빈이 오는 12일 일본으로 출격, 강호들과 붙으며 다시 한 번 싸움닭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사진=랜즈엔드 제공]
프로레슬러 김수빈은 곱상한 외모와 다르게 링에 오르는 순간 저돌적인 공격성으로 링을 지배한다. 김수빈이 오는 12일 일본으로 출격, 강호들과 붙으며 다시 한 번 싸움닭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사진=랜즈엔드 제공]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 프로레슬러 김수빈(37, Land’s end)은 언제나 강자와 붙었다. 링에서 맞붙은 상대는 곱상하고 다소 외소한 김수빈을 '몸 풀듯' 대했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링에 오르는 순간 김수빈은 싸움닭으로 돌변했다. 저돌적인 공격으로 '링의 지배자'는 순식간에 김수빈으로 바뀌곤 했다. 어떤 상대와 싸워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싸움닭' 김수빈이 일본으로 출격한다. 오는 12일 오사카 반슈아코 하모니홀에서 열리는 ‘로코소타 레프리 주최 랜즈엔드 반슈아코 대회’에서 오키나와 레슬링 챔피언 앤디 우(Andy WU, 일본)와 맞붙는다.

김수빈은 지난 2015년 국내 프로레슬링 단체 PWF에서 데뷔했다. 데뷔 이후 승승장구하며 3년 만에 LOTC챔피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실력을 인정받은 김수빈은 고 김일 선수가 차지했던 전일본 프로레슬링(AJPW) 아시아 태그 벨트에 도전하는 등 프로레슬링계에 강한 인상을 남기며 활약했다.

일본 무대에서는 강자들과 맞섰다. 세계적인 프로레슬링 단체 WWE 출신의 카즈마 사카모토, 울티모 드래곤이 그의 상대였다. 또 AJPW의 사이료지, 아오야기 등과 주먹을 맞대며 승패를 떠나 강자의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그야말로 '잘 나가던' 김수빈에게 코로나 팬데믹은 링에서 맞았던 그 어떤 펀치 보다 매서웠다. 하지만 2년 간의 공백기를 극복한 그는 더 단단하고 성숙한 프로레슬러로 거듭났다. 

김수빈은 지난해 11월 프로레슬링 단체 A-team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상대의 반칙과 편파 판정에 아쉽게 패했지만, 완성도 있는 기술과 경기력으로 그간의 공백을 무색게 했다.

주먹을 갈고닦으며 몸을 만들어 온 김수빈은 다시 강자들과의 대결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준비를 마쳤다. 일본으로 향하는 그는 여느 때처럼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김수빈의 상대 앤디 우는 데뷔 11년 차 레슬러다. 고(故) 이왕표가 활동했던 AJPW에서 데뷔해 W-1, 노아, TNA, BJW 등 일본의 유명 대회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개인 통산 3번의 UWA 월드 트리오 챔피언과 W-1 크루저웨이트 챔피언을 지냈다. 현재는 JWE 라이트급 벨트와 오키나와 레슬링 챔피언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현재 한국과 일본의 프로레슬링 수준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박치기 왕' 김일 선수 타계 이후 국내 프로레슬링계는 침체기를 걸어온 반면 일본은 매년 도쿄돔, 사이타마 슈퍼아레나 등 대형 경기장에서 레슬링 경기를 펼치는 등 흥행을 이어오고 있다.

선수들의 실력차도 확연하다. 과거 한국을 방문한 일본의 한 선수는 “한국의 프로레슬링은 일본보다 10년 이상 뒤져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수빈은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싸움닭 답다. 그동안 일본의 많은 강자들과 맞붙었던 그는 "일본 챔피언과 싸워도 이길 수 있다"고 말한다. 결코 큰소리가 아님을 안다. 자신감이 충만한 김수빈 다운 모습이다.

김수빈은 “일본으로 여러 차례 원정을 갔다. 항상 강한 상대들이 붙기를 원했다. 난 그들과의 대결을 한 번도 피한 적이 없다. 그만큼 일본에서도 나에 대한 평가가 높다는 뜻이다. 나 역시 일본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수빈이 강자들과 싸움을 피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더 강한 상대들과 싸워 자신을 증명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에게 ’전적 관리‘를 위한 경기는 용납이 안 된다. 역시 김수빈 다운 모습이다.

프로레슬링은 승패보다 경기 내용이 더 중요하다. 강한 선수들과 맞붙어도 대등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가치 있는 일이다. 이는 프로레슬러 김수빈의 철학이다.

일본 원정을 앞두고 훈련 중인 김수빈. 그는 뛰어난 기술력과 자신감으로 '링의 지배자'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랜즈엔드 제공]
일본 원정을 앞두고 훈련 중인 김수빈. 그는 뛰어난 기술력과 자신감으로 '링의 지배자'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랜즈엔드 제공]

김수빈은 이번 일본 원정에서 맞설 앤디 우를 향해 위트 넘치는 트래시 토크(trash talk)를 쏟아냈다.

김수빈은 “앤디 우의 별명이 ’중국 무술 마스터‘라고 하더라. 나도 중국 무술에 관심이 많다. 어릴 적 이소룡을 좋아했다. 무술 무기는 다 캐리어에 챙겨가겠다. 프로레슬링 말고 무술로도 겨뤄보자. 공항 직원분들께 미리 양해를 드린다”고 말했다.

도발에 다름 아닌 발언이다. 그래서 더 경기가 기다려진다. 

한편 김수빈이 소속된 프로레슬링 단체 랜즈엔드는 재일동포3세 사이료지(한국명 최영이)가 운영하는 회사다. 창단 후 매년 한국에서 대회를 개최해 국내 프로레슬링 시장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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