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으로 국가 경제 회계에도 포함 , 투자시 주요 고려사항

TNFD는 전세계 기업의 ESG경영 공시 표준화 마련에 기여할 전망이다.[사진=TNFD) 
TNFD는 전세계 기업의 ESG경영 공시 표준화 마련에 기여할 전망이다.[사진=TNFD) 

【뉴스퀘스트=이윤진 ESG 연구자 겸 운동가 】 지난 1월 20일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 포럼)에서 미국 존 케리 기후특사는 “앞으로 미국 행정부는 자연자본을 파악해 국내총생산(GDP)등 다른 전통적 지표를 보완하면서 이런 방향으로 국가 경제 회계 시스템 개선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국 상무부는 ‘자연을 국가 대차대조표에 포함하는 국가 전략’을 발표하며 자연자본을 측정해 국가 경제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발표했다.

쉽게 말해서 국가 대차대조표에 토지, 물, 광물, 동식물과 같은 자연 자산의 역할과 가치를 측정하여 지표로 넣겠다는 의미이다.

최근 자연자본의 중요성과 측정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 2020년 세계경제포럼 ‘글로벌 위험 보고서(The Global Risks Report 2020)’는 자연 손실을 중장기 리스크로 선정하고 G7은 2021년 공동성명을 통해 자연 손실에 적극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2021년 ‘자연자본에 관한 우리의 접근법’이란 보고서에서 ‘자연자본(Natural capital)’을 투자의 주요 고려사항으로 넣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자연자본은 지구의 자연자산인 동식물·공기·해양 등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과 그로 인해 인간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생태계 서비스를 의미한다.

오래전부터 국제사회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자연자본과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1992년 리우 지구정상회의에서 전세계 150여개 국이 지속가능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생물다양성협약을 체결했다.

20년 후인 2012년 Rio+20회의에서는 녹색경제 이행 세부과제로 ‘지속가능발전’ 정도 측정을 위해 기존 GDP를 뛰어넘는 생태계 등 자연자본을 포괄하는 새로운 측정 방법 개발을 요청했다.

Rio+20회의는 유엔환경계획금융이니셔티브(UNEP FI)가 제출한 ‘자연자본 선언문(Natural Capital Declaration)’을 승인했다.

‘자연자본 선언문’은 금융 기관이 위험관리, 실사, 대출, 투자, 보험, 보고, 회계 및 의사 결정에 ESG 요소를 포함하겠다는 최고경영자(CEO)의 선언을 공식화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 국제금융공사(IFC) 등 전세계 47개 금융기관 CEO가 선언문에 서명했다.

이후 UNEP FI, 유엔개발계획(UNDP), 세계자연기금(WWF)을 중심으로 TNFD(자연자본 관련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 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를 구축했다.

TNFD는 생물다양성과 자연자본에 관한 재무정보 공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기업이 보유한 자연자본 관련 영향 및 리스크를 공개하여 부정적 환경 영향을 막겠다는 목표 아래 자연 자본 관리의 필요성을 알리고 자연파괴가 일으키는 물리적 리스크와 전환적 리스크를 다룬다.

자연자본 보전 및 개발 활동은 사업 기회와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지만, 반대로 자연 손실은 질병을 초래하고 자본 확보를 위한 국가간 분쟁 등 여러 사회·경제적 문제를 일으켜 경제발전을 저해한다.

생물 다양성이 파괴되면 자연은 더 많은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되고 자연의 붕괴로 이어진다. 기후위기와 마찬가지로 자연이 붕괴돼도 금융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이다. 블랙록을 포함한 전세계 420여개 기업과 기관이 TNFD에 참여한다.

TNFD 프레임워크 및 정보 공개 기준은 UNEP, UNDP, WWF와 영국 비영리단체 글로벌캐노피 등이 공동 개발 중이며 2023년 9월에 공개하기로 했다.

TNFD는 TCFD(기후변화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 Task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 2015)와 더불어 전세계 기업의 ESG경영 공시 표준화 마련에 기여할 전망이다.

자연자본은 식품, 섬유, 물, 건강, 에너지, 기후 안보 등 전세계 모든 사람의 웰빙을 위한 필수품과서비스 분야에 사용되지만 대부분 무료로 취급되기 때문에 우리가 경험하는 경제 시스템 내에서 거의 감지되지 않는다.

세계경제포럼의 ‘자연 위험 증가’ 보고서 따르면 자연자본의 경제적 가치는 2020년 기준 세계 GDP 총계 절반 이상인 44조 달러로 추정된다.

이윤진 ESG 연구자 겸 운동가
이윤진 ESG 연구자 겸 운동가

그러나 현재까지 자연자본의 측정 및 가치 평가에 관해 국제적으로 통일된 합의는 부재하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 정부의 자연자본 포함 회계 시스템 개선 계획은 무척 반갑다.

이런 노력은 인류가 지금까지 보고도 모른 척했던 생태계 ‘손실’을 낱낱이 밝히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한 우리 문명의 분식되지 않은 실제 대차대조표를 마주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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