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에서 더 심해… 농업활동 확장으로 인해 동물의 서식지 줄어
선진국은 레크리에이션 활동과 애완동물 등으로 서식지 침입 받아
지난 50년 동안 5089건 발생… 32%는 치명적

1915년 12월 일본  산케베츠 구 산케이에서 발생한 이른바 산케베츠 불곰 사건(三毛別羆事件)은 일본 역사상 최악의 곰 습격사건으로 꼽힌다. 이 사건으로 인해 7명이 사망했고 3명이 부상을 당했다.
1915년 12월 일본  산케베츠 구 산케이에서 발생한 이른바 산케베츠 불곰 사건(三毛別羆事件)은 일본 역사상 최악의 곰 습격사건으로 꼽힌다. 이 사건으로 인해 7명이 사망했고 3명이 부상을 당했다.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 맹수를 포함해 몸집이 큰 육식동물들이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적어도 그들의 눈에 인간은 먹이감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많은 육식동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들 동물들에 대한 인간의 선입견과 편견이 특히, 종교와 결합되면서 생긴 문화 때문이다.

북미와 시베리아에 그렇게 많던 늑대들이 사라진 이유가 그렇다. ‘늑대 인간’이라는 픽션이 종교와 결합하면서 기독교의 ‘악마의 화신’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없어져야 할 존재였다. 

과거 맹수들도 인간을 공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

다시 말해서 적어도 자신들에 대해 위협을 가하지 않는 한 맹수이든, 또 다른 육식동물들도 인간을 공격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육식동물들의 공격이 빈번해지고 있다. 인간이 그들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 저널 최근호에 실린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인간에 대한 대형 육식동물의 공격 횟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들은 이러한 동물의 공격의 빈도와 맥락은 사회경제적, 환경적 요인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MUSE 과학 박물관(MUSE Science Museum)의 줄리아 봄비에리(Giulia Bombieri) 박사와 스페인 국립 자연 과학 박물관(CSIC)의 빈센조 펜테리아니(Vincenzo Penteriani)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1970~2019년 사이에 12종의 육식 동물에 의한 보고된 공격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

이탈리아 MUSE 과학박물관의 줄리아 봄비에리 연구원

 

1970년부터 50년간 5089건의 공격 발생… 32%는 치명적

과학 논문, 웹, 그리고 뉴스 보고서를 이용해 연구팀은 육식동물의 공격으로 부상을 당한 5089건의 보고들을 확인했다. 그 가운데 32%가 치명적이었다.

눈 여겨 볼 점은 지난 49년 동안, 보고된 육식동물의 공격의 횟수는 특히 저소득 국가에서 증가했다는 점이다.

연구 저자들은 "대형 육식동물들은 오랫동안 인간 사회를 매료시켰고, 생태계에 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보존하려는 노력은 인간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는 이 시대의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를 나타낸다|고 썼다.

그들은 “인간의 레크리에이션을 비롯해 생계 활동인 농업과 산림이 이 대형 육식동물의 활동 범위와 겹치는 곳에서 갈등이 특히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한 동물의 공격의 90%가 사람들이 농사를 짓거나, 낚시를 하거나, 그리고 가축을 방목하는 동안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반면 고소득 국가에서는 하이킹, 캠핑, 또는 반려견 산책과 같은 레크리에이션 활동 중에 가장 흔하게 일어났다. 고소득 국가에서는 육식동물의 공격이 치명적일 가능성도 낮았다.

야생 펠리드(felids, 몸집이 큰 고양이)와 개과 동물(개와 같은 육식동물)은 포식을 위한 공격 횟수가 많은 반면, 곰은 놀라거나 아기 곰을 방어하거나, 먹이와 관련된 상호작용에서 공격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가장 치명적인 공격은 대표적인 맹수인 호랑이와 사자가 있는 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했다.

이 연구 결과는 대형 육식동물의 공격을 줄이기 위한 접근법은 사회경제적 맥락에 맞게 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펜테리아니 박사는 “인간의 레크리에이션, 또는 생계활동이 큰 육식동물의 활동 범위와 겹칠 때, 인간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동물들과 함께 사는 방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펜테리아니 박사는 “인간에 대한 대형 육식동물 공격을 촉발하는 요인은 지역 사회경제적, 생태적 요인의 조합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대형 육식동물 공격을 줄이기 위한 조치가 지역의 다양한 생태학적, 사회적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고소득 국가는 고위험 행동과 위험한 만남을 피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 캠페인을 시행할 수 있다. 반면 저소득 국가에서는 동물들의 보호구역을 확장하고 대형 육식동물 서식지에 인간과 가축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펜테리아니 박사는 충고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예방 조치는 세계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시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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